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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용성 휴리스틱과 프레임 효과 ] 사회적 낙인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극복되는가

인간은 제한된 합리성 때문에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에 의존합니다. 즉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정보를 꺼내어 사용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판단의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인지 오류를 낳기도 합니다. 특히 특정 집단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frame)이 먼저 형성되면, 가용성 휴리스틱은 그 집단의 정체성에 ‘낙인’을 찍는 강력한 기제로 작동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낙인이 찍힌 집단에게 최우선 과제는 ‘어떻게 이 부정적 낙인을 극복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가용성 휴리스틱(Availability Heuristic) 가용성 휴리스틱이란, 어떤 사안을 판단할 때 머릿속에 가장 쉽게 떠오르는 정보를 기반으로 결론을 내리는 ‘인지적 지름길’을 의미합니다. 이는 종종 심리적 오류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①가용(可用) 가용(可用)'의 사전적 의미는 ‘쓸 수 있음 ’또는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어떤 자원이나 능력을 필요할 때 가져다 쓸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가용 자금’은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돈’을, ‘가용 인력’은 ‘지금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가용성 휴리스틱’에서 가용성(availability)은 심리학적으로 확장되어, ‘기억 속에서 특정 정보나 기억을 얼마나 쉽게 그리고 빨리 꺼내 쓸 수 있는가’ 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그런데 정보의 가용성은 정보 자체의 속성(충격성, 생생함)과 그 정보를 접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선 정보의 특정 속성에 따라 가용성이 높아집니다. △감정적으로 충격적인 정보 (Emotionally Arousing) △구체적이고 생생한 정보 (Vivid & Concrete) △개인적인 경험과 관련된 정보 (Personal)등이 다른 정보보다 더 쉽게, 더 빠르게 꺼내 쓸 수 있는 정보입니다. 예를 들어, 비행기 추락 사고 이미지, 비행기에 의한 건물 자폭 테러, 자신의 동네에서 발생한 사건등이 각각 위의 경우들에 속합니다. 또한 같은 정보라도 가용성이 높아지는 ‘때’가 있습니다. 즉 △최근에 접했을 때 (Recency) △반복적으로 노출될 때 (Repetition) △ 쉽게 상상할 수 있을 때 (Imaginable) 가용성은 높아집니다. 예컨대 정보를 방금 들었을 때, 한 정보가 미디어 매체를 통해 장기간 보도 될 경우, 정보가 구체적으로 그려질 때, 이러한 정보들은 머릿속에 가장 선명하게 남아 가용성이 극도로 높습니다. ②휴리스틱(Heuristic) 휴리스틱(Heuristic)은 제한된 시간과 정보 속에서 빠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 사용하는 경험적 직관이나 어림짐작(Rule of thumb)을 말합니다. 인간은 완벽하게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에 복잡한 분석 대신 휴리스틱을 사용해 신속하게 결정을 내립니다. 하지만 휴리스틱은 정확성보다 신속성을 우선시하므로, 불완전한 추론으로 인해 인지 편향(cognitive bias)을 유발할 수 있다는 한계를 가집니다. ③가용성 휴리스틱의 유용성 가용성 휴리스틱은 인간의 제한된 인지 자원 때문에 유용합니다. 우리의 뇌는 모든 상황에서 객관적인 통계나 확률을 계산할 수 없습니다. 이때 가용성 휴리스틱은 복잡한 분석 과정을 생략하고,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생한 정보를 통해 신속하게 판단을 내리도록 효율적인 해결책을 제공합니다. 즉, 인지적 부담을 줄여주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지적 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빠른 판단이 필요할 때, 우리의 뇌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가용성 휴리스틱을 선택하게 됩니다. ◆프레임 효과와 가용성 휴리스틱: 사회적 낙인이 찍히는 과정 가용성 휴리스틱은 사람들이 판단을 내릴 때, ‘기억의 인출 용이성’에 의존하여 쉽게 떠 오르는 단순화된 단서를 사용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심리적 경향을 말합니다. 이러한 단순화 경향은 특정 의도를 가진 ‘프레임(Frame)’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때 더욱 강화되어, 특정 집단에 대한 부정적 낙인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1단계: 프레임화 (Framing) - 관점의 틀 설정 언론이나 정당 같은 특정 세력이 어떤 사건이나 집단을 의도한 관점의 틀(Frame) 안에 가두어 정의합니다. 이후 이 프레임을 지속적으로 반복하여 대중에게 제시합니다.이러한 프레임 안에서 특정 단어가 반복적으로 사용되면 대중의 인식이 그 관점으로 유도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 힘을 ‘내란 동조 세력’이라는 프레임 안에 위치시키면, 해당 정당의 모든 활동은 이 ‘내란 동조’라는 필터를 통해 해석되기 시작합니다. ②2단계: 생생함 (Vividness) - 감정적 각인 설정된 프레임은 단순히 언어로만 반복되지 않습니다. 대중의 감정을 자극하고 기억에 오래 남도록 구체적인 사례, 상징적 이미지, 강렬한 비유 등을 통해 생생함을 더합니다. 예컨대 ‘내란 동조’ 프레임을 강화하기 위해, 국민의 힘 구성원들이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장면이나 과거 발언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해 보여줍니다. 이는 대중에게 감정적 반응을 유도하고 프레임을 더욱 선명하게 만듭니다. ③3단계: 가용성 (Availability) - 손쉬운 판단 기준 이렇게 ‘프레임화 → 생생성 부각’ 과정을 거치면, 그 프레임 속 이미지가 대중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됩니다. 이로 인해 해당 집단에 대한 판단이 필요할 때, 객관적인 사실이나 복잡한 맥락보다 강렬하고 손쉽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판단의 기준으로 사용됩니다. 결과적으로 실제 데이터·맥락보다 쉽게 떠오르는 정보가 의사결정을 지배하게 됩니다. ④4단계: 인식의 고착 (Entrenchment) - 사회적 낙인 형성 반복된 프레임과 생생한 이미지는 대중의 인식을 구조적으로 고착시킵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착각을 넘어, 시간이 지나도 쉽게 변하지 않는 사회적 낙인(Social Stigma)이나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결국 특정 집단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단단하게 굳어져, 장기적으로 대중의 태도와 행동에 깊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 낙인 극복 전략: 새로운 정체성 구축과 실천 프레임과 가용성 휴리스틱에 의해 한번 형성된 사회적 낙인은 대중의 인식 속에 깊고 오래 남습니다. 따라서 이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단기적 대응이 아닌, 인내심을 갖고 추진하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① 새로운 프레임 제시 (Counter-framing) 대중의 인식의 전환을 위해, 부정적 프레임에 대해 일일이 반박하고 해명하는 것은 오히려 그 프레임을 더욱 강화시키는 덫에 빠질 수 있습니다. 핵심은 전혀 다른 관점의 새로운 긍정적 프레임을 제시하여 기존의 프레임을 덮어씌우는 것입니다. 이는 집단의 정체성을 재구축하는 것입니다. 즉 ‘우리는 OOO가 아니다’라고 방어하는 대신, ‘우리는 OOO를 추구하는 집단이다’라는 긍정적 정체성을 새로 구축해야 합니다. 정체성 구축은 핵심 가치를 선정한다는 뜻힙니다. 대중이 보편적으로 동의하는 긍정적 가치를 선점하고, 모든 메시지와 행동을 이 가치와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② 미래 비전 제시 과거의 논란에 매몰되는 것은 부정적 프레임의 수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듭니다. 대중의 관심을 과거가 아닌 미래로 돌리고, ‘유능한 문제 해결 집단’이라는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시말해 과거에 대한 해명을 넘어,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희망적인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③ 일관된 메시지와 실천적 증명 새롭게 설정한 정체성과 비전이 대중의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정보(높은 가용성)’가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일관된 메시지와 실천을 통한 증명이 필수적입니다. 이는 집단의 모든 구성원이 새로운 핵심 가치와 비전에 대해 일관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정보의 가용성을 높여 대중의 인식을 전환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구체적인 정책 성공을 통해 대중이 ‘이 집단은 유능하고 신뢰할 수 있다’는 긍정적 경험을 직접 체감하게 해야 합니다. 말뿐인 비전이 아닌, 실력으로 증명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부정적 낙인을 극복하는 길은 과거의 이미지를 재검토하여 미래지향적인 핵심 가치를 담은 새로운 정체성을 세우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이 정체성을 바탕으로 일관된 비전을 제시하고, 정책적 성공으로 유능함을 증명해 나갈 때, 깊게 박혔던 낙인은 서서히 벗겨질 수 있을 것입니다.


[ 휴리스틱과 앵커링 효과 ] 행동경제학으로 읽는 트럼프-이재명 회담

닭내장탕 하나로 30년을 지켜온 노포(老鋪) ‘로사식당’. 주인장 로사의 손맛은 레시피가 아닌 감각에 있습니다. 그녀는 젓가락 끝으로 전해지는 미세한 촉감만으로 내장의 상태를 간파하고, 질기다 싶으면 불을 줄여 오롯이 감(感)에 의지해 더 오래 삶아냅니다. 간도 손대중으로 소금, 된장, 청양고추를 툭툭 던져 넣어 그날의 최상의 맛을 완성합니다. 반면, 다양한 닭 요리를 선보이는 청년 셰프 지미는 마치 엔지니어 같습니다. 그녀는 치킨 스튜를 만들 때, 모든 재료를 레시피에 명시된 크기와 무게대로 정밀하게 손질합니다. 닭고기는 정확한 시간만큼 구워내고, 채소는 정량을 계량해 순서에 맞춰 볶아냅니다. 스튜는 정해진 시간 동안 끓인 뒤, 그램(g) 단위까지 정확히 맞춘 양념으로 마무리합니다. 덕분에 지미의 스튜는 언제나 오차 없는 완벽한 맛을 자랑합니다. 이처럼 두 사람은 판단의 근거, 요리 과정, 그리고 결과의 지향점에 있어 극명한 차이를 드러냅니다. 로사는 경험과 감각으로 요리합니다. ‘젓가락 끝의 촉감’, ‘손대중’ 등 수십 년간 축적된 ‘감’이 그녀의 판단 기준입니다. 그녀는 정량화된 수치가 아닌, 조리하는 음식의 미세한 감각 차이를 읽어내면서 유연하고 효율적인 요리를 지향합니다. 지미는 데이터와 규칙으로 요리합니다. 명확한 규칙과 절차로 정의된 ‘레시피’가 그녀의 판단 기준입니다. 그녀는 모든 과정을 도구를 이용한 정밀한 계측을 통해 완벽하고 오차 없는 맛을 추구합니다. ◆ 휴리스틱 접근법 vs 알고리즘 접근법 두 셰프의 이야기는 경험적 직관에 의존하는 ‘휴리스틱 주방’과 데이터에 기반한 ‘알고리즘 주방’의 차이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로사의 요리 방식이 휴리스틱(Heuristic) 접근법에 해당합니다. 휴리스틱 방식은 오랜 경험과 직관, 어림짐작 등 ‘감(Gut feeling)’으로 문제에 접근합니다. 이 방식의 목표는 효율성, 신속성, 유연성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을 계산하고 분석하는 대신, 경험을 통해 형성된 자신만의 노하우나 ‘느낌’을 판단의 근거로 삼습니다. 휴리스틱은 인간의 제한된 인지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돕는 도구이며, 특히 시간과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매우 유용합니다. 반면 지미의 요리 방식은 알고리즘(Algorithm) 접근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알고리즘 방식은 ‘수학 문제’를 풀 듯, 증명된 규칙과 데이터, 명확한 논리적 절차를 통해 문제에 접근합니다. 이 방식의 목표는 언제나 일관되고 완벽한 결과를 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과정이 복잡하고 때로는 결론에 이르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알고리즘은 신속함을 일부 희생하는 대신, 정확성, 신뢰성, 그리고 최적의 결과를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휴리스틱과 알고리즘, 시스템 1과 2: 완벽한 비유 문제 해결 방식인 ‘휴리스틱과 알고리즘’의 관계는 인간의 사고 체계인 ‘시스템 1과 시스템 2’의 관계와 유사합니다. 둘은 각각 빠르고 직관적인 사고와 느리고 분석적인 사고를 대표합니다. ① 두 가지 사고 체계: 자동 조종사(시스템1)와 신중한 조종사(시스템2)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이 제시한 것처럼, 우리 안에는 두 명의 조종사가 있습니다. 시스템 1 (빠른 사고)은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자동 조종사'입니다. 감정과 직관에 의존해 정신적 에너지를 거의 소모하지 않고 즉각적인 판단을 내립니다. 예를 들어, 빨간불을 보고 바로 브레이크를 밟는 행동, 슈퍼마켓에서 늘 사던 제품을 고민 없이 집는 것, 감정에 휩쓸려 충동적인 결정을 하는 것 등이 모두 시스템 1의 영역입니다. 반면 시스템 2 (느린 사고)는 의식적으로 작동하는 ‘신중한 조종사’입니다.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를 담당하며, 집중과 노력이 필요해 상당한 정신적 에너지를 요구합니다. 가령, 종합소득세의 이자소득 신고 시 분리과세와 종합과세 중 어느 것이 유리할지 따져보는 것, 미래 진로를 결정하는 것,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위험을 분산시키는 것 등이 시스템 2의 역할입니다. ② 휴리스틱과 알고리즘 : 시스템 1과 2 휴리스틱과 알고리즘은 각각 시스템 1과 시스템 2를 움직이는 핵심 도구(Tool)입니다. 시스템 1은 휴리스틱이라는 엔진을 사용합니다. 시스템 1이 빠르고 직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은 복잡한 정보를 단순화하는 ‘정신적 지름길’, 즉 휴리스틱 덕분입니다. 쉽게 떠오르는 사례를 바탕으로 위험을 평가(가용성 휴리스틱)하는 것처럼, 시스템 1은 휴리스틱을 통해 즉각적인 결론으로 나아갑니다. 휴리스틱 없이는 시스템 1의 신속한 작동을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둘은 밀접합니다. 반면 시스템 2는 알고리즘이라는 나침반을 따릅니다. 느리고 신중한 사고는 명확한 규칙과 논리적 절차를 따르는 알고리즘의 방식과 같습니다. 수학 문제를 풀 때 공식에 따라 단계별로 계산하는 것처럼, 시스템 2는 알고리즘을 통해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결론을 도출하여 올바른 방향을 찾아갑니다. ◆ 시스템 1과 휴리스틱의 한계 시스템 1과 휴리스틱은 시간과 정보가 제한된 현실에서 신속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돕는 유용한 의사결정 방식입니다. 대부분의 일상적인 결정을 복잡한 분석 없이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이 덕분입니다. 하지만 이 방식의 치명적인 약점은 효율성을 위해 정확성을 희생한다는 데 있습니다. 진짜 문제는 복잡하고 중요한 결정을 마주했을 때 발생합니다. 시스템 1의 빠르고 감정적인 판단이 주도권을 잡으면, 신중하고 논리적인 시스템 2의 작동이 제압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편향(bias)이 생겨나고, 이는 곧 의사결정의 실패로 이어집니다. 결국 시스템 1의 가장 큰 한계는, 자신의 감성적 직관적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고, 감정에 휩싸여 시스템 2를 작동시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합리적 의사결정에 익숙한 전문가들에게도 흔히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 시스템 1과 휴리스틱의 한계 : 중고차 구입 시스템 1과 휴리스틱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중고차 구입 과정입니다. 딜러가 처음에 ‘2,000만 원은 받아야 합니다’라고 가격을 제시하는 순간, 이 숫자는 구매자의 머릿속에 강력한 기준점(앵커)으로 자리 잡습니다. 구매자는 이제 이 가격을 중심으로 협상을 시작합니다. 설령 1,800만 원에 합의하더라도, 구매자의 시스템 1은 ‘200만 원이나 할인받았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의사결정의 실패가 발생합니다. 성공적인 의사결정은 ‘이 차의 실제 시장 가치는 얼마인가? 사고 이력이나 상태는 어떤가?’처럼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가치를 탐색하는 시스템 2의 영역입니다. 그러나 앵커에 묶인 구매자는 이성적인 분석 대신, 판매자가 제시한 임의의 숫자인 ‘2,000만 원에서 얼마나 깎았는가?’라는 상대적인 할인 폭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구매자는 ‘협상의 승리’라는 심리적 만족감을 얻었을지 모르지만, ‘최적의 가격’으로 구매하는 ‘거래의 승리’에는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판매자가 던진 앵커가 시스템 2의 합리적 분석을 마비시키고, 시스템 1의 감정적 만족감에 기반한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했기 때문입니다. ◆ 이재명 대통령의 트럼프 회담과 앵커링효과 2025년 8월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회담은 표면적으로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행동경제학의 렌즈로 이 만남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이번 회담은 중고차 시장에서 벌어지는 ‘앵커링 효과’의 정치적 버전이자, 심리적 만족감이 객관적 실리를 압도한 ‘만족감 편향’의 전형적인 사례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모든 협상은 보이지 않는 기준점, 즉 앵커(Anchor)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이번 회담도 트럼프 대통령의 앵커링 전략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전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국 정세를 ‘혁명’과 ‘숙청’이라는 단어로 규정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막말이 아니라, 회담 전체의 의제를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성’이라는 프레임에 고정시키려는 강력한 부정적 앵커였습니다. 중고차 딜러가 터무니없는 ‘2,000만 원’을 외쳐 구매자의 판단 범위를 장악하듯, 트럼프의 이 앵커는 한국 측을 방어적 입장으로 몰아넣고 모든 논의를 자신의 의도대로 끌고 가려는 고도의 심리전이었습니다. 이로써 국제 여론의 시선은 복잡한 경제·안보 현안이 아닌, 이 자극적인 앵커에 묶이게 되었습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프레임 전환(Frame Shift)으로 맞섰습니다. ‘사실과 다르다’며 발언의 진위를 문제 삼았고, 결국 트럼프에게서 ‘가짜뉴스’라는 동의를 끌어냈습니다. 이 극적인 화해 장면은 이대통령에게 ‘위기를 리더십으로 돌파했다’는 긍정적 이미지를 제공했습니다. 여기에 이 대통령이 제안한 ‘150억 달러 조선 투자’ 제안은 친화적 분위기를 연출하며 ‘성과 만족 편향(Outcome Satisfaction Bias)’을 극대화했습니다. 이는 시스템 1(빠른 사고)이 시스템 2(느린 사고)를 압도하는 전형적인 과정입니다. 눈앞의 갈등(앵커)이 해소되는 경험은 심리적 만족감을 줍니다. 중고차 구매자가 ‘200만 원을 깎았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차의 실제 가치를 잊어버리듯, ‘트럼프와 화해했다’는 상징적 승리가 ‘실제로 무엇을 얻었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덮어버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회담의 객관적인 성과는 무엇인가? 야당의 지적처럼, 회담의 결과물은 추상적 약속에 그쳤습니다. 트럼프대통령의 김정은위원장 만남 약속은 구체성이 없었고, 150억 달러 투자 제안 역시 한미 무역 불균형 해소나 안보 강화 같은 핵심 국익과 직결된 합의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이를 ‘얻은 것 없는 외교 참사’라 규정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말입니다. 앵커링 효과가 설정한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고, ‘친분 쌓기’라는 만족감을 얻는 데 집중한 나머지, 정작 국가의 실익을 챙기는 데는 실패했다는 비판입니다. 이처럼 이번 회담은 심리적 만족감이 실질적인 성과의 부재를 가린 사례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복잡하고 어려운 목표(예: 무역 협상, 안보 합의)를 달성하는 것보다, 눈앞의 갈등을 해결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 것에서 훨씬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 이러한 특징이 이번 트럼프회동에서도 드러났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이 사례는 앵커링 해소 자체가 만족감을 주지만, 실제 전략적 가치는 별개라는 행동경제학적 교훈을 보여줍니다. 이번 회담은 단기적으로는 트럼프의 부정적 발언이라는 ‘앵커’를 제거하고,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을 부각하는 ‘이미지’를 제공하였습니다. 여론 관리와 지지층 결집이라는 측면에서도 성공적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외교 실익 측면에서는 실패한 협상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갈등을 해결하고 만족감을 얻는 것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가의 장기적 이익을 확보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를 해제하는 전술적 성공에 취해, 정작 가장 중요한 전략적 목표인 시스템2의 객관적 분석(예: 합의 문서 검토, 장기 영향 평가)을 잊어버리는 것이야말로 외교 무대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의사결정 실패’라는 지적입니다.

[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상법 개정의 역설, 한국 경제 체제 흔드는 위험한 실험

2025년 상법 개정안은 소수주주의 권리 강화를 명분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프록시 파이트 격화, 단기 이익 추구, 기업 기밀 유출,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 등으로 이어져 저성장 국면의 한국 경제 회복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주요 선진국조차 채택을 꺼리는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 경쟁력과 경제 안정성을 해칠 뿐 아니라, 한국의 시장 체제 자체에 대한 도전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① 집중투표제 집중투표제 (Cumulative Voting)는 이사 선출 시, 주주들은 '1주당 1표'가 아닌 '1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갖습니다. 예를 들어, 이사 3명을 뽑는다면 1주를 가진 주주는 총 3표를 행사할 수 있으며, 이 3표를 한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소액주주들이 힘을 합쳐 자신들이 원하는 인물을 이사로 선임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즉, 대주주의 의사와 다른, 소액주주를 대변하는 이사가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집중투표제는 대주주의 독점적 이사회 구성을 견제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2025년 상법개정안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명시하였습니다. 기존엔 대부분 정관으로 집중투표제를 배제해 실효성이 거의 없었으나, 이번 개정으로 대기업 상장사는 의무적으로 집중투표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행동주의 펀드등 소액주주들이 이사회 구성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기회가 열립니다. ②감사위원 분리선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확대, 합산3%룰 대상이 모든 계열인으로 확대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회사는 기존 1명에서 ‘최소 2명’ 이상의 감사위원(이사)을, 나머지 이사와 분리해 별도의 표결로 선임해야 합니다. 이때, ‘감사위원이 될 이사’의 선임표결에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합산 3%로 제한됩니다. 개정 전에는 이사를 내부이사와 외부이사로 구분하여, 내부 이사(사외이사가 아닌 감사위원)에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합산 3%’룰이 적용된 반면, 외부 이사(사외이사인 감사위원)에는 ‘개별 3%’룰이 적용되어 합산이 불필요했습니다. 개정후에는 사외이사(외부)든 사내이사(내부)든 관계없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 모든 관련자의 지분을 ‘합산’하여 3%까지만 의결권이 인정됩니다. 즉, 최대주주와 그와 관련된 모든 계열인(가족, 특수관계법인 등)이 합쳐도 3%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집중투표 의무화의 부작용 집중투표의무화의 부작용은 일본의 사례에서 발견됩니다. 일본은 1950년 집중투표제(累積投票制)를 도입하였지만, 1974년에 상법을 개정해 의무화를 폐지하고 임의규정으로 전환했습니다. 즉 현재 일본 기업은 정관에 명시하지 않으면 집중투표제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도입배경은 미국식 이사회 제도를 도입하면서 소수주주 이익 보호였습니다. 이는 소수주주가 대주주 중심의 경영에 대항할 수 있도록 한 조치였습니다. 이와같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제기되었습니다. ①기업 경영 저해와 불안정성: 소수주주나 투기자본이 특정 후보에 투표를 집중해 이사회에 진출하기 쉬워지면서, 기업의사결정이 단기이익추구로 기울어지면서 장기 투자(예: R&D)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②경영권 위협 확대: 외국인 투자 제한 완화와 맞물려 해외 투기자본이 소액주주와 연합해 기업을 장악할 위험이 커집니다. 이는 기업의 안정적 운영을 저해하고, 소송 리스크를 높입니다. ③이사회 내 파벌 형성 및 내부 갈등: 미국 사례처럼 이사회가 파벌화되어 의사결정이 지연되거나 비효율화될 수 있습니다. ④법적·실무적 모호성: 제도 적용 시 주주 간 이해충돌이 빈번해지며, 기업 자율성이 침해되어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폐지의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기업 경영 저해 논란: 도입 초기 소수주주 보호 효과는 있었으나, 실제로 경영권 분쟁이 잦아져 기업 운영이 저해되었습니다. 재계에서 ‘경영권 위협’을 주요 이유로 들어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②외국 자본 유입과 경영권 보호 필요: 1970년대 외국인 투자 제한 완화 논의 중, 투기자본이 집중투표제를 악용해 일본 기업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었습니다. 이는 일본 경제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었습니다. ③글로벌 추세 반영: 미국이 1960년대에 의무화를 폐지한 사례를 참고했습니다. OECD 국가 중 의무화 국가가 드물다는 점도 폐지 배경입니다. ④실효성 부족: 제도가 소수주주 보호에 한계가 있으며, 오히려 기업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결국 폐지 후 정관 자치로 전환해 기업이 필요 시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 집중투표제와 프록시파이트 일본의 사례처럼, 집중투표제는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이는 프록시 파이트를 통해 실제 실현가능합니다. ① 집중투표제 하의 프록시 파이트는 경영권 위협가능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규정하는 상법개정안의 주요 부작용은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활동주의 투자자(헤지펀드 등)가 집중투표가 가능한 상황에서 ‘Proxy Fight’(대리인 투표 전쟁)를 벌이면, 이사회 진입이 가능하며 나아가 대리인표를 결집하여 경영권까지 획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프록시 파이트란 기업의 경영진과 행동주의 펀드 등 '주주 그룹'이 기업의 지배권(이사회 선출권 또는 주요 경영정책 결정권)을 놓고 벌이는 공개적인 의결권 대결을 말합니다. 구체적으로, 소수 지분을 가진 행동주의 펀드나 대주주 반대파 등이 경영진에 불만을 갖고, 다른 주주들에게 의결권을 위임받아(proxy: 의결권대리행사) 자신들이 원하는 후보 또는 안건이 통과되도록 투표를 독려합니다. 프록시파이트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대리인을 동원하는 이유는 행동주의 투자자의 단독지분이 낮기 때문입니다. 낮은 지분으로 이사회 진입이 어려운 경우, 이들은 다른 기관투자자의 위임표를 모아 의결권을 늘립니다. ②집중투표의 환경하에서 프록시파이트를 통한 경영권 위협 과정 이러한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행동주의 투자자의 집중투표위한 주주제안 → 주주설득자료 준비 →의결권 자문사 통해지지 유도 →대리인 투표 경쟁(서한, 프레젠테이션등으로 지지호소) → 집중투표 → 행동주의 추천 이사 이사회입성, 감사위원장악 → 내부정보 접근, 경영감시 강화 → 배당확대요구, 자사주 매입, 경영진 교체제안, → 주가상승후 주식 매각 →먹튀’ 여기서 개정상법이 적용되는 곳이 집중투표입니다. 집중투표 의무화로 인해 행동주의 투자자들과 이들에 동조한 대리인들이 의결권을 투표수에 비례하여 특정후보에 몰아주게 됩니다. 이러한 집중투표 의무화는 행동주의 펀드가 지지하는 이사가 이사회에 입성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더 나아가 대주주의 지분율이 50% 미만인 상장회사의 경우, 프록시 파이트를 통해 의결권을 집결할 경우 행동주의 펀드가 경영권을 장악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도 집중투표가 가능한 환경 덕택입니다. ◆ (참고) 프록시 파이트를 통한 경영권 위협 과정 구체적인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준비단계 : 주주 제안 및 청구 준비: 소수주주(의결권 3% 이상,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기준 1% 이상)가 주주총회 7일 전(대형 상장사 6주 전)까지 서면 또는 전자문서로 집중투표제 적용을 청구합니다. 동시에 이사 후보 슬레이트(후보자 명단)를 제안하며, 공시 정보와 내부 정보(실적 부진, 거버넌스 문제)를 활용해 주주 설득 자료를 준비합니다. 활동주의 투자자는 ISS나 Glass Lewis 같은 의결권 자문사를 통해 지지를 유도합니다. ISS나 Glass Lewis 같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는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투표 동원력(표 쏠림 효과)’을 실질적으로 제공하는 주요한 요소입니다. 의결권 자문사(Proxy Advisors)가 특정 행동주의 펀드가 제출한 주주제안이나 경영진 교체, 배당 확대 등 안건에 ‘찬성’ 권고를 내릴 경우, 실제로 많은 연기금·기관투자자들이 자문사의 권고에 따라 자동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권고에 큰 영향을 받아 투표 방향을 결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의결권자문사가 찬성 권고를 내릴 때 필요한 결정적인 정보가 내부정보 비공개정보입니다. 내부정보는(회사가 숨기거나 미공개한 경영 비효율, 미래전략미흡, 투자배당 가능정책) 위임장 대결에서 성공확률을 실질적으로 크게 높입니다. 회사의 비공개자료가 의결권 자문사에 공개될 경우, 이들 기관이 경영진 반대표, 이사교체 찬성등 적극적 권고를 내리게 되고, 기관투자자의 표심 결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칩니다. ②프록시파이트 단계 (대리인 투표 경쟁): 회사 측과 활동주의 측이 각각 프록시 솔리시터(대리인 모집 업체)를 고용해 주주에게 서한, 프레젠테이션, 미팅으로 지지를 호소합니다. 집중투표로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 몰아줍니다. 예를 들어, 3명 이사 선임 시 1주당 3표를 부여하면, 이 3표를 한 후보에게 몰아줍니다. ③이사회 진입 및 경영권 위협 단계: 성공 시 활동주의 추천 이사가 이사회에 입성합니다. 헤지펀드가 프록시 파이트를 통해 대주주 지분이 50% 미만인 기업에서 이사회 과반을 노릴 수 있습니다. 즉 활동주의 투자자가 3-10% 지분으로 시작해, 기관 투자자(연기금, 뮤추얼펀드)와 소액주주 위임표를 모아 20-30% 의결권을 확보하면 이사회 과반 장악 가능합니다. 이는 경영권 위협(CEO 교체, 회사 분할)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단기 이익추구’로 이어져 장기 투자 축소나 경영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내부 정보에 접근이 가능해진 이사가 배당 확대 요구, 경영진 교체 제안, 회사 분할/매각 압박등을 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사주매입등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후, 고점에서 주식을 팔고 회사를 정리합니다. 먹튀가 이렇게 발생합니다. ◆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와 합산 3%룰 확대의 문제점 개정안의 목표는 ‘감사위원회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한 대주주 견제입니다. 소액주주의 권익 보호와 경영진의 전횡 방지가 그 취지입니다. 그러나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손실이 더 크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유는 합산 3%룰 도입으로 대주주 실질 영향력이 대폭 줄면서,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나 투기자본이 감사위원회를 사실상 장악할 여지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즉 개정안은 합산 3%룰에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2명으로 늘리는 것인데, 3명(감사위원의 총인원은 대부분 3명) 중 2명은 소액주주 또는 행동주의 펀드가 선임될 확률이 매우 커집니다. 이렇게 행동주의 펀드가 감사위원회를 장악할 경우, 경영권 방어 취약, 파벌화, 정보유출, 단기성과 압박 등의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① 경영권 방어 취약 3% 룰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이 합산 3%로 제한되면, 대주주의 감사위원 선임 영향력이 급격히 약화됩니다. 지분 30%를 보유한 대주주조차 3%만 행사 가능해 소수지분의 외부세력이 감사위원회를 장악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경영권 탈취 위험이 커집니다. 그 과정은 다음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감사위원회가 대주주 우호파가 아닌, 외부세력(행동주의 펀드·외국계 연합) 주도로 장악되면, 펀드측 감사위원은 경영진의 모든 정책(투자,분할, 배당,인사 등) 안건에 반복적으로 반대 또는 비판 의견을 제출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주주총회/언론/기관투자가/의결권 자문사에 연속적으로 ‘경영개혁 필요성, 경영진 불신임’ 의제를 확산시켜 외부 표심·여론을 결집시킵니다. 감사위원이 경영진 부실, 사업구조 개편 필요성을 반복 지적하고 불신임 표결을 촉구하면, 많은 주주들은 프록시 파이트(위임장 대결)가 이뤄질 때 행동주의 세력 쪽으로 동조합니다. 그 결과 실제 표대결에서 경영진 해임, 신사업중단, 분할·매각 등 중대 결정이 뒤집힐 수 있습니다. 결국 기업은 ‘투기자본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② 파벌화 외부 세력이 추천한 감사위원이 선임되면, 대주주 측과 소수주주 측 간 파벌 형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감사위원회 내에서 의견 대립이 빈번해지며, 이는 의사결정 지연과 내부 갈등을 초래합니다. 즉 감사위원이 대주주 결정을 무조건 반대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감사위원 2명 이상 분리선출 시 소수주주 대표가 대주주 전략(예: M&A)을 저지하며 파벌 갈등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일본의 집중투표제(1950~1974년)의 폐지이유가 이러한 이사회 파벌화와 관련이 깊습니다. Toshiba 사례에서도 Elliott 대표 진입 후 내부 대립으로 사업 재편이 지연되었으습니다. 이처럼 한국 상법 개정안은 파벌화를 더 촉진할 수 있습니다. ③ 정보유출 감사위원은 기업의 재무·경영·R&D 정보를 접근할 수 있으므로, 외부 세력 추천 위원이 경쟁사나 펀드에 기밀을 유출할 위험이 있습니다. 3% 룰로 대주주 영향력이 약화되면, 감사위원의 독립성이 과도해져 ‘산업 스파이’ 역할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 유출은 기술 집약 산업에 치명적이어서 즉각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일본 행동주의 펀드 활동(2024~2025년 137건)에서 유출 사례가 증가했으며, 한국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기업이 비슷한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④단기성과 압박 외부 세력 장악으로 배당 확대·자사주 소각 등 단기적 주주 반환 요구가 증가하며, 장기 투자(R&D, 설비)가 위축됩니다. ‘short-termism’이 오히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일본의 사례가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Sony(2013~2019년)의 행동주의 투자자인 Third Point가 지분 7%로 이사회를 압박해 사업 분할을 요구했습니다. 소니는 분할은 거부했지만, 압력에 따라 자기주식 매입과 배당증가를 실시하였습니다. 이는 연구개발비 예산의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개입은 기업의 ‘투자에서 소비로의 전환’을 촉진해 R&D를 20~50%를 감소시켰습니다. 한국의 3% 룰은 감사위원회를 통해 더 직접적인 장악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상법개정 강행은 제도 실험을 넘어 시장 체제에 대한 도전 상법 개정의 입법화는 소수주주의 단기적 이익을 보호하려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국 경제의 장기적 성장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는 소수주주 권리를 강화해 코리안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는 의도이나, 오히려 경영권 불안정, 단기 이익 추구, 기밀 유출을 초래하며 주가 저평가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저성장 국면에 빠진 한국 경제에서 이러한 상법 개정은 기업의 자본 축적과 총요소생산성(TFP) 제고를 저해하는 방아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 아래, 주요 선진국에서 대부분 채택하지 않거나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제도를 강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지 않고 기업 정관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하며, 상장사의 약 20%만 이를 채택해 기업 자율성을 보장합니다. 일본은 회사법에서 집중투표제를 기본 제도로 규정하나, 90% 이상의 상장사가 정관으로 이를 배제해 경영 안정성을 우선시합니다. 유럽 주요국(예: 독일, 프랑스)은 이중이사회제나 투표권 제한 같은 대안으로 소수주주 보호와 경영 안정성을 조화시키며, 집중투표제를 명시적으로 도입하지 않습니다.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는 소수주주 보호라는 표면적 목표와 달리, 다음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첫째, 개정상법하의 프록시 파이트를 통해 경영권이 행동펀드에 넘어가거나 먹튀하는 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습니다.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이사 선임 시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 몰아줄 수 있게 해, 소수주주 연대가 프록시파이트를 통해 이사회 과반을 장악할 가능성을 키웁니다. 또한 소수지분으로 이사 1-2명을 확보한 펀드가 배당 확대, 자산 매각을 압박하며 단기 차익을 실현한 후 빠져나갈 가능성(‘먹튀’)이 큽니다. 실제로, 일본의 Toshiba(2021년) 사례에서 Effissimo 등 활동주의 펀드가 이사회를 통해 회사 분할을 요구, 주가 상승 후 지분 매각으로 이익을 챙겼습니다. 한국에서도 소버린 vs. SK(2003년)에서 소버린이 지분 14.99%로 경영권 분쟁 후 9459억 원 차익을 실현한 바 있습니다. 최근 고려아연(2025년) 임시주총에서 캘리포니아 연기금 등이 집중투표제 도입을 시도, 경영권 위협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는 상법 개정으로 프록시파이트가 늘면 외국 펀드의 단기 이익 추구가 빈번해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둘째, 무엇보다 저성장에 빠져 있는 한국 경제상황에서 기업의 의사결정이 장기투자 대신 단기이익추구로 흐를 경우, 저성장의 늪에 빠질 우려가 커집니다. 한국 경제는 2020년대 들어 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0%대에서 2% 미만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길은 자본축적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연구개발을 강화하여 총요소생산성을 늘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상법 개정으로 활동주의 펀드가 단기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을 압박하면 기업의 R&D 및 장기 투자 여력이 줄어듭니다. 실제로 일본의 LIXIL(2019년) 사례에서 활동주의 주주가 단기 배당을 요구하며 장기 혁신 투자를 축소시킨 결과, 주가 변동성이 증가하고 기업 가치가 하락했습니다. 따라서 한국 기업이 단기 이익에 치중하면 기술 경쟁력(예: 반도체, 배터리) 약화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 저성장의 늪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셋째, 이러한 단기 이익 추구는 주가 단기 상승을 유도하나, 장기적으로 코리안 디스카운트(주가 저평가)를 악화시켜 외국인 투자 유입을 저해합니다. 코리안 디스카운트는 한국 상장사의 낮은 기업 가치(평균 PBR 0.8~1, 일본 1.2 대비)를 지칭하며, 복잡한 지배구조와 낮은 주주 환원율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상법 개정은 소수주주 보호로 주주 환원을 늘리려 하지만, 프록시파이트 증가와 경영 불안정은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떨어뜨립니다. 하지만 단기 이익 추구로 장기 성장 전망이 약화되면, 주가 저평가 심화와 자본 유출로 코리안 디스카운트가 오히려 악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넷째, 행동주의 펀드등이 감사위원회에 진입하면, 민감한 경영정보 •기술• 사업전략등이 경쟁업체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특히 R&D투자 전략이 유출될 경우, 기업의 손실은 회복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한국 기업의 R&D 투자(예: 삼성전자 2024년 R&D 28조 원)는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인데, 정보유출 시 경쟁사(예: TSMC, CATL)에 전략 노출로 회복 불가능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에서조차 부정적 결론이 내려진 제도를 강행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는, 단순한 제도 실험을 넘어 한국의 체제와 경제 근간에 대한 도전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의 성격 ] 물적 분할 문제의 보완 필요 ◆ 물적분할 ① 물적분할의 성격 = 현물출자 물적분할은 기존기업의 자산 부채를 신설기업에게 포괄 이전하고 신설기업은 주식을 발행하여 주식100%를 기존기업에게 이전하는 분할을 말합니다. 물적분할의 성격은 현물출자와 같습니다. 예를 들어 A사는 전자 사업부와 건설 사업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A사는 물적분할하여 건설사업부의 순자산을 신설기업인 B사에 이전하고, B는 A에게 신주100%를 발행하였습니다. 이러한 물적분할로 인해, A기업의 사업구성은 분할이전의 ‘전자사업부 + 건설 사업부’에서 분할 이후의 ‘전자사업부 + B의 주식’으로 변경됩니다. 이를 분할회계처리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배주주 A사: (차) 종속기업 주식 ×× (대) 건설사업부 순자산 ××, 처분익×× 종속회사 B사: (차) 건설 순자산(공정가액) ×× (대) 자본×× 위의 회계처리처럼, A사는 신설기업B에게 건설사업부의 순자산을 이전하고 그 대가로 B주식을 인수하였습니다. B는 A로부터 건설자산을 이전받고 A에게 B주식을 발행하였습니다. 이처럼 물적분할은 현물출자와 다르지 않습니다. ② 물적분할 성격 = 매각거래 물적분할의 경우, 분할회사는 분할을 매각거래로, 신설회사는 분할회사로부터

[ 감세와 고율관세정책 간의 모순 ] ‘트럼프 2기에 고율 관세가 정책의 핵심’이 되는 이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정책은 감세와 고관세의 조합으로 요약됩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2018년에 발효된 일몰법인 TCJA(감세와 일자리 법 :Tax Cuts and Jobs Act)를 연장 또는 영구화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기존의 TCJA에 더하여, 추가 세금 인하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감세로 인해 촉발되는 재정적자는 고율관세로 메울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고율관세는 미국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 줄것으로 예상됩니다. ◆ 거침 없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입법 감세를 정책 노선으로 삼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장애물 없이 원하는 모든 법안을 뚝딱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속해있는 공화당이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입법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미국 의회에서 법안이 입법화되기 위해선, 동일한 법안이 상원 및 하원에서 각각 통과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하원에서 발의된 법안은 관련 위원회(소위원회의 심사와 청문회, 상임위에서 수정과 표결)를 거쳐 본회의에 회부된 후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됩니다.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은 상원으로 전달됩니다. 상원의 관련 위원회를 거친 후 본

[ 기업 다각화의 장단점 ] 산업다각화와 국제다각화의 장단점은? 기업다각화는 산업다각화와 국제적 다각화로 구분됩니다. 이러한 다각화는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업다각화 산업다각화는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를 낳습니다. ①긍정효과다각화로 인해 현금흐름 상관성이 낮을 경우, 다각화는 현금흐름의 안정화 효과를 가져 옵니다. 이러한 현금흐름안정은 기업의 위험을 감소시켜 자본조달비용을 낮추고 부채조달능력을 증대시킵니다. 한 기업이 경기변동에 대해 민감하게 변화하는 경우, 그 기업의 수익은 시장전체의 경기변동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입니다. 기업의 수익률 변동이 시장전체의 수익률 변동과 동조되어 나타나는 겁니다. 이처럼 그 기업의 수익률의 변동성과 시장전체기업들의 평균수익률의 변동성이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면, 이는 그 기업의 체계적 위험인 베타가 높다는 의미입니다. 기업의 베타가 높다면, 그 기업의 자기자본비용은 높아집니다. 또한 자기자본비용과 타인자본비용의 가중평균인 가중평균자본비용도 높아지게 됩니다. 결국 높은 자본비용은 기업 가치를 낮추게 됩니다. 기업 가치는 영업현금흐름에서 자본적 지출을 차감한 금액을 위험(재무위험과 영업위험)과 자본조달활동을 반영한 가중평균자본비용으로 할인한 금액인데, 분자인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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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Q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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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적 치유의 적용 > [ 말씀 QT ] 성령의 도움으로 마귀를 마음에서 축출하며 “어릴 때 몸이 약했던 청년은 약한 몸 때문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초등학교시절 친구와 학교 과제물을 만들 때, 친구는 너무 잘하는데 자신은 과제물을 완성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그는 자신 스스로가 바보같고 무능하다는 느낌을 심하게 가졌다. 대학시절에는 마음에 드는 여자친구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다가 거절당하는 일이 있자, 그는 ‘나는 관심을 받지 못하는 무가치한 존재인가보다’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품게 되었다. ” (김홍애) 이러한 사례처럼, 우리는 과거의 부정적인 사건등으로 인해 수 많은 상처들을 받으면서 살아갑니다. 거부당함, 자기 연민, 우울, 죄의식, 공포, 슬픔, 열등감, 무가치함등 상한 마음의 올무에 걸리게 되어 그 상처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러한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상처받은 마음의 틈새에 사탄이 살며시 스며들어와 그 상처를 더욱 부추기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자화상을 가질 경우, 신자일지라도 고장난 턴테이블의 바늘처럼, 무한반복으로 공회전하며 그 자리에 머물게 됩니다. 즉 수치스러운 상처를 방치하며 더 이상 낫기를 원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이때 마귀는 어느새 우리의 내면을 조종하는 운전자가 되어 버립니다.

[ 휴리스틱과 앵커링 효과 ] 행동경제학으로 읽는 트럼프-이재명 회담 닭내장탕 하나로 30년을 지켜온 노포(老鋪) ‘로사식당’. 주인장 로사의 손맛은 레시피가 아닌 감각에 있습니다. 그녀는 젓가락 끝으로 전해지는 미세한 촉감만으로 내장의 상태를 간파하고, 질기다 싶으면 불을 줄여 오롯이 감(感)에 의지해 더 오래 삶아냅니다. 간도 손대중으로 소금, 된장, 청양고추를 툭툭 던져 넣어 그날의 최상의 맛을 완성합니다. 반면, 다양한 닭 요리를 선보이는 청년 셰프 지미는 마치 엔지니어 같습니다. 그녀는 치킨 스튜를 만들 때, 모든 재료를 레시피에 명시된 크기와 무게대로 정밀하게 손질합니다. 닭고기는 정확한 시간만큼 구워내고, 채소는 정량을 계량해 순서에 맞춰 볶아냅니다. 스튜는 정해진 시간 동안 끓인 뒤, 그램(g) 단위까지 정확히 맞춘 양념으로 마무리합니다. 덕분에 지미의 스튜는 언제나 오차 없는 완벽한 맛을 자랑합니다. 이처럼 두 사람은 판단의 근거, 요리 과정, 그리고 결과의 지향점에 있어 극명한 차이를 드러냅니다. 로사는 경험과 감각으로 요리합니다. ‘젓가락 끝의 촉감’, ‘손대중’ 등 수십 년간 축적된 ‘감’이 그녀의 판단 기준입니다. 그녀는 정량화된 수치가 아닌, 조리하는 음식의 미세한 감각 차이를 읽어내면서 유연하고 효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