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정책은 감세와 고관세의 조합으로 요약됩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2018년에 발효된 일몰법인 TCJA(감세와 일자리 법 :Tax Cuts and Jobs Act)를 연장 또는 영구화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기존의 TCJA에 더하여, 추가 세금 인하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감세로 인해 촉발되는 재정적자는 고율관세로 메울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고율관세는 미국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 줄것으로 예상됩니다.
◆ 거침 없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입법
감세를 정책 노선으로 삼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장애물 없이 원하는 모든 법안을 뚝딱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속해있는 공화당이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 입법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미국 의회에서 법안이 입법화되기 위해선, 동일한 법안이 상원 및 하원에서 각각 통과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하원에서 발의된 법안은 관련 위원회(소위원회의 심사와 청문회, 상임위에서 수정과 표결)를 거쳐 본회의에 회부된 후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됩니다.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은 상원으로 전달됩니다. 상원의 관련 위원회를 거친 후 본회의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된 법안은 최종적으로 대통령에게 전달됩니다.
대통령이 법안을 승인할 경우 이 법안은 정식 법률로 발효되고, 만약 대통령이 거부한다면 이 법안은 다시 의회로 반환됩니다. 상하원이 반환된 법안을 3분의2 이상으로 통과시키면, 대통령의 거부권은 무효화되고 법안은 최종적으로 법률로 발효됩니다.
이번 선거에서 상원에서 다수당을 탈환한 공화당은 하원에서도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공화당이 하원까지 장악할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장애물 없이 모든 의지를 관철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감세안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법인세와 소득세의 감세를 통해 총부가가치를 증가시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①법인세
법인세와 관련하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현행 21%인 연방법인세율을 20%로 낮추고 최종적으로 15%까지 낮출 것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한시법인 현행 21% 단일세율법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2018년에 15~35%의 4단계 누진세율이 개정된 것으로, 2025년 말에 일몰됩니다. 따라서 의회가 법인세법을 재입법하지 않을 경우, 35% 최고세율의 4단계 법인세율이 복원됩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2026년 종료되는 TCJA의 법인세 세율 부분을 연장 또는 영구화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또한 TCJA중 국제세제 부문과 관련하여 공화당이 개정을 제안한 부분은 26년 인상예정인 ‘Global Intangible Low-Taxed Income’(GILTI)과 ‘Foreign Derived Intangible Income’(FDII)의 유효세율들의 인상폭 완화입니다.
현행 CFC(미국인이 지배하는 해외법인)의 해외 현지 소득 가운데 ‘무형자산 발생 부분’(GILTI)의 유효세율이 10.5%인데, 26년엔 13.125%로 인상될 예정입니다.
과거 속지주의가 적용되어 국내로 송금되지 않은 CFC의 소득이 과세유예되었으나, TCJA의 GILTI는 이러한 소득의 일부에 과세하여 과세기반을 확충하는 채찍(stick)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TCJA의 항목들 모두가 감세안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주목할 부분입니다.
그런데 공화당은 인상예정인 GILTI의 13.125%를 12.5%로 줄여 인상폭을 완화한다는 구상입니다.
또한 현재, 국내기업의 수출소득 가운데 ‘무형자산 발생 간주’ 부분(FDII)에 대해 FDII의 37.5%가 공제된 후, 잔여소득에 21%의 법인세율이 적용된 결과, FDII의 실효세율은 13.125%입니다. FDII는 이같은 파격적인 공제율로 인해 미국내 다국적 기업을 위한 당근(carrot)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FDII의 2026년의 실효세율은 공제율이 줄어 16.4%로 인상될 예정입니다. 이렇게 인상 예정인 16.4%의 실효세율을 공화당이 12.5%로 완화하여 인상폭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② 소득세
소득세와 관련하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팁· 사회보장연금· 초과근무수당등에 대한 세금 면제등의 추가 감세안도 제안하고 있습니다.
2018년 TCJA는 트럼프 1기 행정부는 7개의 소득세 등급(bracket) 중 6개 구간의 세율을 낮추었습니다. 최고세율인 39.6%은 37%로 낮아졌고, 33%등급은 32%로, 28%등급은 24%로, 25%등급은 22%로, 15%등급은 22%로, 15%등급은 12%로 낮아졌습니다. 최저등급인 10%등급은 유지되었습니다.
TCJA는 또한 표준공제를 높였습니다. 2024년 과세연도의 경우, 단독신고자의 경우 표준공제는 $14,600이며 2025년에는 $15,000으로 증가합니다. 자녀 세액공제(child tax credit)의 인상도 2018년 TCJA의 개정된 항목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2기 행정부는 2018년에 한시법으로 입법화되어 내년에 일몰되는 소득세감세패기지를 영구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TCJA의 소득세 감세에 더하여 추가 소득세 감세 법안도 입법화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현행 자녀세액공제는 현행 자녀 한명당 2,000달러인데, 부통령후보인 밴스가 자녀세액공제를 5,000달러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해리스캠프는 1세 미만의 자녀에 대해서 6,000달러의 공제액을, 2~5세 자녀의 경우 3,600달러의 공제액을, 6세이상 17세 이하 자녀에게 3,000달러 공제액을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서비스 및 접객업 종사자의 팁에 대한 비과세를 제안하였고, 초과근무에 대한 비과세 법안도 추가하였습니다.
팁에 대한 세금감면은 광범위한 감면으로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 감세안은 레스토랑 서빙 직원, 바리스타, 택시운전사, 바텐더, 헤어 스타일리스트등을 포함한 약 600만명의 근로자에게 감세혜택이 부여됩니다.
감세액은 미국경제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감세금액의 일부가 저축인 누출로 빠져 나간다 할지라도, 소비를 늘려 총소득금액을 증가시키고 물가상승을 촉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 ‘트럼프 2기에 관세가 정책의 핵심’이 되는 이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세금감면정책의 문제점은 세금감면정책과 무역적자감소 정책이 충돌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법인세 인하로 늘어난 유보금액이 자본과 신기술에 재투자 되면, 생산성이 증가합니다. 생산성 증가로 인해 외국인 직접투자가 증가하게 되고, 이에 따라 달러가치가 상승하게 됩니다. 강달러는 미국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동시에 무역적자를 늘리게 됩니다. 이처럼 미국의 세금감면과 무역적자 축소는 모순되는 상충관계를 보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세금감면정책은 1980년대 레이거노믹스가 초래한 ‘쌍둥이 적자’(Twin Deficit)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세금감면으로 인한 재정적자확대는 채권 공급증가와 채권이자율 상승으로 이어져 금리가 높아집니다. 금리 상승은 외국자본의 유입을 촉발하여, 달러가치가 상승하게 됩니다. 이어 강달러는 무역적자 폭을 크게 합니다. 이처럼 세금감면은 쌍둥이 적자, 즉 재정적자와 무역수지 적자를 야기하는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채권공급 증가로 인한 이자율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기도 애매합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거대한 추가 소득세 패키지는 총수요를 증가시켜 수요견인 인플레이션을 촉발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의 진정을 위해선, 기준금리를 높여통화량공급을 줄이는 방법이 일반적입니다.
이 지점에서 연준은 정책의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연준은 강달러를 약화시켜 무역수지를 개선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어야 하고, 동시에 소득세 추가 감세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물가상승을 진정시키기 위해선 기준금리를 높여야 합니다. 연준은 이같은 모순된 결과를 초래하는 정책들로 인해 통화의사결정의 딜레마에 빠지게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이러한 세수부족을 채권 발행 뿐만 아니라 정부소비지출 축소, 관세인상으로 메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2기에 관세가 정책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감세와 고율 관세 정책이 미국경제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은 불투명
트럼프 2기의 고율 관세가 미국의 순부가가치를 늘릴 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고율관세로 인해 다양한 부가가치 증감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고율관세는 미국 제조업자들의 생산자 잉여를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반면 높은 수입품 가격 인상으로 인해, 원료로 생산하는 제조업자들의 생산자 잉여를 감소시키게 됩니다. 이렇게 감소되는 잉여는 소비자에게 전가됩니다.
또한 고율관세는 물가를 자극하여 수입품을 소비하는 미국소비자들의 소비자 잉여를 감소시키게 됩니다.
게다가 미국의 고율관세는 보복관세의 반작용를 촉발하게 됩니다. 이는 미국 수출품의 경쟁력을 낮추는 요인이 되어, 무역적자 해소를 제한하게 됩니다.
종합하면, 감세정책은 중장기적으로 미국의 부가가치를 늘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감세로 인해 나타난 재정적자부분을 고율관세로 메우는 정책은 미국의 순부가가치를 늘릴지는 불투명합니다.
다시말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감세와 고율 관세 정책의 조합이 미국경제에 긍정적일지는 예단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총부가가치 순증액은 감세로 인한 부가가치 증가액과 고관세로 인한 부가가치 순증액(제조업체의 생산자 잉여 순증가분과 소비자의 잉여 감소분, 그리고 보복관세로 인해 부가가치 감소분)의 총합으로 결정되는데, 이러한 각 부가가치 구성항목들의 증감이 어떻게 결정될지는 지켜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행정부는 FTA 체결국을 제외하고 관세를 부과하는 자제력을 발휘하여, 전방위적 무역분쟁에 뛰어드는 무모함을 범하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