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내각총리대신인 아베신조(安倍晋三)수상에겐 원대한 꿈이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국가 정체성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아베수상은 그의 저서 ‘아름다운 나라로(美しい 国へ)’에서 이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일본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나라로 만들고 싶다는 기분을 조금이라도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 싶었다.” 자민당의 2012년 선거 구호에서도 ‘당당하고 상냥하며 자랑스러운 일본’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당당한 일본’은 같은 선거 캠페인의 또 다른 구호인 ‘일본을 되찾자’(日本を 取り戾す)와 연결됩니다. 여기서 ‘되찾을 것’은 일본인의 자존심을 높인 1964년의 도쿄올림픽 시절이나 소니의 워크맨이 출시되고 일본인들이 해외여행을 했던 1970~80년대 번영기의 일본을 뜻하지 않고, 메이지 유신 이래의 제국의 모습을 의미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즉 아시아의 범위를 벗어나 미국 영국 독일과 대등하게 힘의 경쟁을 벌인 당당한 제국이 자민당의 또 다른 구호인 ‘당당하고 상냥하며 자랑스러운 일본’을 뜻한다는 겁니다. ◆아베의 꿈, ‘戰後체제로부터의 脫却’ 미래의 목표 달성은 과거로부터의 탈출을 요구합니다. 때문에 일본의 정치인 (특히 보수 정치인)들은
경제성장을 높이기 위한 전통적인 방법으로 실물자본, R&D투자, 교육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제도주의 학파들은 성장의 진정한 요인으로 제도를 강조합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제도는 생산함수 분석에서 총요소생산성에 해당됩니다. 효율적 제도가 성장을 촉진하는 이유는 경제주체들이 제도에 내재되어 있는 유인체계, 즉 incentive에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황인학) 예컨대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이 대기업에 의해 갈취된다면, 기술 개발의 유인은 사라지게 됩니다. 때문에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어야 기술개발은 촉진될 수 있습니다. ◆ 정치발전은 효율적 제도의 함수 정치의 발전도 효율적 제도의 함수라 할 수 있습니다. 정치활동의 주체들이 효율적 제도가 결정하는 인센티브에 반응한 결과 정치의 질과 수준은 높아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국민의 후생과 직결되는 추가경정예산의 심의가 정치권의 이해관계로 인해 지연되고 있습니다. 향후 이 같은 행태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국민소환제의 도입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제도는 엄밀히 말해 인센티브라기보다 사회적으로 해가 되는 활동에 벌을 주는 제도입니다. 부정적 행동을 억제하지만 긍정적 활동을
폭우가 쏟아지자 반지하는 화장실 변기의 오물이 거꾸로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반면 같은 시간에 저택의 푸른 잔디밭에 설치된 미제 텐트에는 물 한 방울 스며들지 않습니다. 영화 <기생충>은 이 같은 두 공간을 대비시키면서 양극화의 심각성에 카메라의 초점을 맞춥니다. 참담한 대비를 지켜보는 와중에, 그 격차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자연히 떠오릅니다. 이에 대한 답은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정치 제도와 정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집니다. ◆ 양극화 해소와 약자들의 시장에서의 길항력 양극화는 강자가 약자를 압도하는 힘의 불균형을 말합니다. 즉 자본과 노동, 대기업과 중소기업, 부자와 가난한 자 간의 힘의 불균형 상황으로 묘사됩니다. 때문에 힘의 불균형을 균형으로 조정시키는 것이 양극화 해소에 대한 해법이 됩니다. 정치의 목표도 이와 같은 힘의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기여하는, 제대로 된 정치체제의 구축에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 체제에선 정치영역에서 다수의 약자가 소수의 강자와 힘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노동이 자본과,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청년이 장년과,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과 정치의 장에서 동등한 파트너십을 유지
“난 내가 한심해. 이번에도 실패했어.” “난 언제까지 고통에서 시달려야 하지?” 잇달아 실패하거나 남다른 고통에서 시달리게 되면, 마음은 자연히 웅크러집니다. 이 때 어떤 이는 자신을 야멸차게 타박하거나 원인을 외적 요인으로 돌리곤 합니다. 이를 테면, 자신이 쓸모없게 된 건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이 자신을 돌보아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자신에 대한 가치감은 바닥을 드러냅니다. 반대로 또 다른 어떤 이는 그 역경을 수용합니다. 그리고 현실과 기대간의 차이를 극복하는데 도전하며, 좁혀진 격차를 통해 가치를 높여갑니다. 그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으로 불립니다. ◆건전한 자화상 : 자신감・ 가치감・ 소속감 자존감이 높은 이는 건전한 자화상을 지니고 있다고 정신분석가들은 지적합니다. 건전한 자화상은 세 가지 특징, 즉 자신감・ 가치감・ 소속감으로 구성됩니다. 자신감은 “나는 이 일을 해낼 수 있어.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잘 처신해 나갈 수 있어”라는 믿음을 말합니다. 가치감은 “나는 뭔가를 내놓을 만한 것이 있어.”라는 내적 감정입니다. 그런데 자신감과 가치감의 크기는 소속감의 크기에 의해 좌우됩니다. 누군가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아주며 필요를 채워
우리의 공동체가 따뜻한 온기를 늘 품기 위해선,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요? 사회의 냉기는 균열과 갈등으로부터 비롯되고, 이 같은 갈등과 균열의 해소는 포괄과 포용의 정치 시스템의 구현과 맞물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양당제 vs 다당제 한 사회에서 사회적 균열이 존재하면, 이 같은 이슈를 다룰 정치적 대리인, 즉 정당이 요구됩니다. 그런데 사회구조에 적합한 정당이 양당체제인지 다당제인지의 선택은 사회에서 제기되는 이슈의 특징으로 결정됩니다. 만일 사회가 단지 한 차원의 이슈, 사회경제적 차원의 이슈에 집중한다면, 좌파정당과 우파정당의 양당체제가 바람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좌-우 대결로부터, 문화-인종적 이슈・ 도시-농촌이슈・ 도덕-윤리적 이슈등 각론으로 논쟁이 펼쳐지는 경우, 다차원적 성격들을 반영할 정당들의 수가 강조됩니다. 결국 하부구조로서의 다당제의 정착이 사회적 균열들을 조정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 다당제가 정착되기 위한 필요조건, 비례대표제 다당제가 정착되기 위한 필요조건은 이에 조응하는 선거제도의 정립입니다. 달리 말해, 선거제도의 변화가 정당체제의 변화를 불러오게 됩니다. 선거제도의 유형에는 다수대표제(plurality ma
권력기관개혁이 연내 입법화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문재인대통령은 15일 “국정원 개혁법안, 공수처 신설법안과 수사권조정법안, 자치경찰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대승적으로 임해주실 것을 간곡하게 당부드립니다.”라며 권력기관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2017년 12월 출범한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이명박 정부시절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잃은 검찰을 견제하고 국가권력의 불법에 대해 엄정하게 검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공수처가 설치돼야 한다.”라며 대통령을 비롯한 최고위층 권력자들에 대한 특별사정기관의 신설을 권고하였습니다. 하지만 한국당은 “공수처는 옥상옥이 될 것”이라며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의 경찰 이관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자기 이익과 열정, 그리고 편견에 사로잡혀 왜곡된 프레이밍을 선택한 결과라는 지적입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권력기관 개혁입법이 국회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시스템 개혁이 실행되기 위해선 담론 커뮤니티(공동체) 형성 필요 개혁안의 실행은 정부의 개혁의지와 개혁프레임
변화와 발전의 추진력은 무엇일까요? 낡은 것을 극복하고 새로운 것을 등장시키는 힘은 무엇일까요? 과거의 질을 새로운 질로 변화시키는 동력은 무엇일까요? 예컨대 낟알은 옥수수로 발전합니다. 옥수수 낟알이 땅에 떨어져 빛과 물을 흡수하게 되면, 그 낟알은 썩어 싹을 틔우게 합니다. 옥수수는 싹을 거쳐 영글게 됩니다. 낟알을 옥수수로 발전하게 한 것은 빛과 물이라는 매개 덕분입니다. 이와 같이 발전은 매개에 빚지고 있습니다. ◆ 질적 변화는 양적 축적을 통해 가능, 끈기와 용기 필요 질적 변화를 추동시키는 매개로, 양적 축적을 들 수 있습니다. 가열된 물은 100도를 넘어설 즈음에 수증기로 바뀝니다. 물의 온도라는 양이 증대되어, 액체가 기체로 바뀌는 질적 변화가 나타난 겁니다. 이처럼 양의 투입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비약을 이루게 됩니다. 그런데 양의 질적 변화는 쉽게 얻어질 수 없습니다. 양의 투입이 쌓여가는 과정엔 근본적인 변화가 체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양적 축적 과정에서 인풋을 중단하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이유입니다. 결국 질적 비약을 야기하는 임계점을 넘기 위해선, 끈기와 변화를 향한 지속적인 열정을 요구합니다. ◆ 모순은 변화의 동력 질적 변화와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현재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북핵 문제의 해법이 도출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평양에서의 만남이 종전선언 및 체제보장과 핵물질・생산시설에 대한 신고, 검증등을 끌어낼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회담의 핵심이라는 지적입니다. ◆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상대방에 대한 불신 때문 현재 비핵화와 체제보장 및 제재해제의 맞교환을 놓고 벌이는 미국과 북한의 줄다리기는 ‘죄수의 딜레마(Prisoner’ s Dilemma) 게임’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은 두 명의 플레이어들이 상호 협력하면 최대의 보수를 얻을 수 있는데도, 손실을 최소화하여 낮은 보수를 얻는 것으로 마무리 됩니다. 이는 플레이들이 상대의 불신을 전제한 상태에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가 결국 파기된 것도 죄수의 딜레마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당시 합의에 의하면, 미국은 북한에 대해 경수로 중유제공과 관계정상화를, 북한은 미국에게 핵시설 사찰 허용, 핵 활동 전면 동결, 기존 핵시설의 궁극적 해체를 약속하였습니다. 하지만 경수로 건설 지연과 북ㆍ
확증편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확증 편향적인 사람은 어떤 상황을 판단할 때 모든 정보를 수집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확증하는 증거만을 찾습니다. 때문에 자신의 믿음과 모순이 되는 정보는 외면하거나 비판적으로 무시해 버리는 경향을 보입니다. 믿고 싶은 대로 보기 위해 정보의 선택편향을 보이는 것입니다. 심지어 그것이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때 타당한 논리를 무너뜨리고자 합니다. 요즘 확증편향적 태도는 정치권에서 경쟁상대의 입지를 약화시키기 위한 심리 전략으로 곧잘 사용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2분기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교해 단지 5,000명이 증가하고 소득격차가 악화된 것은 최저임금인상 탓이라는 보수진영의 주장도 의도된 확증편향적 전략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또한 최저임금의 영향 분석을 위해 완전경쟁시장뿐만 아니리 불완전경쟁시장에서의 효과도 함께 파악되어야 하는데도, 완전경쟁노동시장의 부정효과만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는 시도도 확증편향적 전략으로 설명됩니다. ◆최저임금제도와 고용간의 음(-)의 관계 최저임금제도는 정부가 임금시장에 개입하는 가격규제의 일종입니다. 경기불황등으로 노동의 과잉공급이 발생하면, 노동시장에서 설정되는 균형가격이
자존감을 높이는 일은 개인의 과제로만 남겨 둘 수 없습니다. 함께 아파하고 고통을 나누는 누군가의 존재가 상처에 새 살이 돋아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선안남) 상처 입고 아파하는 이를 꼭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다친 자존감은 아물어 간다는 겁니다. 이처럼 친구・ 이웃・ 공동체・국가로부터의 사회적 지지는 낮은 가치감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데 기여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롤즈는 권리와 자유, 기회, 소득, 부, 그리고 자존감을 사회적 기본 가치 (primary goods)로 언급하면서, 이들 중 가장 중요한 기본적 가치로 자존감을 지목합니다. (홍성우) 롤즈는 자존감의 자원으로 무엇보다 상호존중을 강조합니다. 자존감은 타인들의 존중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타인을 수단이 아닌 도덕적 인격으로서 존중할 것을 제안합니다. 이러한 인식하에서 롤즈는 자존감의 토대로 세 가지 방식을 말합니다. 첫째, 그것은 극빈자의 기대치를 증진시켜야 한다. 둘째, 공정한 기회균등을 허용하여야 한다. 셋째, 평등한 정치적 자유들의 공정한 가치를 제고하여야 한다. 우선 평등한 정치적 자유는 헌법의 제도적 장치를 통해 보장될 수 있습니다. 우리 헌법을 이에 적용해 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