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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4.15 총선 분석①] 정치 주류의 교체,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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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4.15총선 특징의 하나로 정치 주류의 교체가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는  국정의 주요 의사결정의 표준이 과거 보수우파의 그것에서 진보좌파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일부 언론들은 이에 대한 근거를 더불어 민주당이 최근 전국단위 선거에서 4번 연속 승리(2016년 20대 총선,  2017년 19대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하였다는데서  찾습니다.


특히 주류교체의 요소로 세대효과를 강조합니다. 인구 구성의 변화가 주류교체의 단단한 지반이 되었다는 겁니다.


그럴듯해 보이는 이 주장, 과연 이론으로 수용 가능할까요?



◆ 무엇이 추세변화를 가져오나?


정치주류의 교체는 이념의 추세가 변화되었다는 뜻입니다.


추세는 스스로 변하지 않는다는 지적처럼, 시간이 흐른다고 이념의 경향성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같은 경향성의 변화는 어떻게 일어날까요?


이에 대한 세 가지 가능성이  고려되고 있습니다. (허석재)


우선 구성원이 바뀔 때 추세가 변화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세대효과 또는 출생시기를 공유하는 코호트효과입니다. 과거 청년들은 장년이 되듯이 사회 구성원은 순환과정을 거치는데, 이러한 세대교체로 인해 이념의 추세가 변화될 수 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이념의 추세가 진보로 바뀐 배경으로 ‘세대효과’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진보좌파 진영이 주류에 위치하는데 50대의 진보 성향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과거 보수이념의 50대가 60대로 들어서고, 과거 진보성향의 86세대가 50대에 진입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진보영역은 기존의 3,40대에 50대를 포함하게 되어 인구구성원 대부분이 진보의 옷을 입게 되었다는  겁니다.  


이념 추세 변화의 또 다른 요인이 ‘연령효과’입니다.


“20대에 진보가 아니면 가슴이 없는 것이고, 40대에도 진보라면 두뇌가 없는 것”이라는 프랑스 속담처럼, 나이의 변화와 보수화는 (+)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보수화 확률이 높은 것은 장년으로 접어들수록 가족을 책임지고 아랫사람을 돌보아야 하는 현실 때문이라는 설명이 뒤따릅니다.


마지막으로 이념 추세 형성의 요소로 ‘기간효과’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구성원이 처한 환경이 이념 추세의 변화를 초래하였다는 겁니다. 예컨대 세계금융위기 당시 우리 사회는 진보적 성향이 강하였는데, 이러한 이념지향은 위기를 초래한 금융 자본가들의 탐욕에 대한 대항으로 해석되었습니다.


덧붙여 추세 변화의 주요 분석항목으로 성별, 계층(중간층, 하층, 상층), 교육수준, 결혼여부등도 꼽히고 있습니다.


예컨대 상층에 비해 중간층과 하층 모두가 좀 더 진보적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결혼은 보수 선호를 이끌어 이념 재구성이 이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결혼을  통해 형성된 가족의 존재가 보수성향의 안정 희구를 강화시키기 때문입니다.(허석재)


이처럼 이념 추세의 변화는 세대- 연령-기간-성별-계층-교육수준-결혼여부등을 모두 고려하여 판단되어야 합니다. 


가령, 연령이 5세 오르면 1만큼 보수화되고 세대교체로 1만큼 진보화 되었다고 하면, 이념의 추세 변화는 요소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미미한 효과에 그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에 더해 ‘기간’효과가 발생할 때, 기존의 추세는 변화됩니다. 예컨대  진보성에 대한  압력이 가해지는 환경이 외생적으로 강하게 촉발 할 경우, 이념 추세는  진보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세대 효과, 과연 존재하나?


이번 총선에선 세대효과, 즉 세대교체로 인한 50대의 진보화가 진보의 주류화에 기여하였다는 주장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식과 달리, 일반적으로 주관적 이념에서 세대 혹은 코호트효과는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IMF외환위기 당시, 국민들은 대선에서 진보를 선택하였습니다. 이후 2000년대 초반에 86세대가 정치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이념적 진보성이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을 통해서 역으로 이념지형은 크게 보수화되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다시  2017년 19대 대선에선 진보성이 보수를 압도하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총선에선 180석이라는 슈퍼진보정당이 탄생하였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선거들이 보이듯이, 유권자들의  신념체계는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습니다. 

달리 말해 이념의 추세가 변동되고 있다는 겁니다. 이념은 사회적 경제적 현실을 해석하고 평가하기 위한 기제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이 같은 판단 기제가 연속적인 선거에서 쉼 없이 변동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결국 어느 세대든 세대로서 더 진보적이거나 보수적인 경우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허석재)


이러한 결론을 뒷받침하는 논거는 무엇일까요?


우선 한 청년이 젊어서 급진적 사상에 노출 되었어도,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보유하게 된 위치에 의해  재사회화 경로를 밟게 된다는 겁니다.


또한 코호트가 진보성향을 대표하는 것처럼 보일 지라도, 실질적 진보는 코호트 전체규모의 소수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86세대라 할지라도 당시 80년대 학생들의 다수는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졸업 후 안정된 직장을 찾은 부류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처한 환경의 힘에 의해 재사회화 과정을 밟게 됩니다.



◆ 이념 추세 변동성, 무엇으로 설명되나?


세대효과가 이념에서 실질적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이념추세의 변동성은 무엇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요?


이는 기간효과입니다. 과거 진보진영의 선거에서의 승리는 세대의 이념성보다 환경적 특수성에 크게 빚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IMF외환위기, 박근혜정부의 탄핵사건, 코로나19의 팬데믹현상등 예상치 못한 변동(unexpected variation), 즉  surprise가 유권자들의 투표의사결정에 결정적 기여를 하여 진보에게 슈퍼 의석수라는 가치를 안겨 준 것입니다.


(가치 분석은 “ 4.15 총선 분석②, 민주당의 총선 실현값”기사 참조)


결국  정치 주류 재편 이론은 세대효과보다 기간효과, 계층효과, surprise의 분석으로 대체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한국정치의 주류  재편 여부는 좀 더 긴 추세선의 관찰을 통해 판단되어야 할 사안으로 보입니다.


추세 변동의 판단 기준은 장기 평균 추세선에 근거합니다.  surprise는  잔차(abnormal return)들의 합에 의해  결국  최소화되어 균형에 이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경기변동의 단기추세선(Kitchin cycle)들이 결합하여 중기 추세선(Juglar cycle)을, 중기추세선들의 합이 장기 추세선(Kondratieff wave)을 형성한다는 슘페터의 논리에 부합합니다.



◆민주당의 정체성


이념의 추세선의 변동성이 크다는 논리가 타당하다면, 슈퍼정당으로 위치한 민주당의 길은 분명합니다.


만약 자신이 정치의 주류라는 다부진 마음가짐으로 의사결정을 행한다면, 이는  정당의 내재가치의  손상으로 이어 질 수 있습니다. 결국  예상치 못한  event로 인해  정당의 실현가치도  부정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의 의사결정의 절제는 명확한 정체성에 의해 관리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의 정체성은 보편주의에 근거한 사민주의도, 시장만능의 신자유주의도 아닙니다.


때문에 朝三暮四식 정책(한계소비성향이 낮은 상위30%에게 지급되는 현금은 소비가 아닌 저축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은 이 현금을 미래의 조세로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뒷감당을 고려하지 않고 우선 저지르고 본다는 행태(수습은 결국 개세주의, 자산과세, 부가가치세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과거 연말정산 파동에서 보이듯이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요?), 그리고 롤스의 자유주의적 평등론에 부합하지 않는 정책등은 배격되어야 할 것입니다.


결국 이 같은 절제된 판단에 따라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슈퍼여당이 앞으로 4년간 보여주어야 할 모습일 것입니다.



<참고문헌>
허석재, “세대와 생애주기에 따른 이념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