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긍정평가 지지율이 이례적으로 집권 후 1분기 말에 24%(갤럽, 8월2~4일 여론조사)를 기록하였습니다. 부정평가 지지율도 66%로 나타났습니다. 지지율이 이례적으로 낮다는 것은 허니문 효력이 임기 초에 순식간에 사라졌다는 의미입니다. 허니문 기간이 짧은 대통령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언급되는 데, 노전대통령의 긍정평가 지지율도 3분기에 29%를 기록하였습니다. 그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사건이 없는데도, 윤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희한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에 대한 분석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실망감 지지율 하락의 원인에 대한 분석은 종속변수인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들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지지율 하락에 대한 분석틀로 자주 인용되는 이론이 Stimson의 기대·환멸 이론(theory of expectation and disillusion)입니다. 국민들은 대통령에 대해 가지는 기대감과 현실 사이에서 나타나는 결과를 통해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시도하게 됩니다. 국민은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현실간의 괴리를 느끼고, 이러한 괴리로
윤석열후보가 20대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결정적 힘은 무엇일까요? 이는 윤후보의 도덕성이란 가치쟁점이 일부 좌파유권자들에게 소구한 결과, 이러한 가치쟁점을 기대하는 좌파 유권자들이 윤후보를 지지한 결과로 해석됩니다. ◆ 위치쟁점 vs 가치쟁점 선거에 접어들면, 정당들은 포지셔닝을 계층의 대변자 역할을 하는 대중정당에서 다양한 계층의 유권자의 지지를 얻는 포괄정당으로 이전시키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런데 대중정당에서 포괄정당으로의 이동 전략, 즉 좌우 이념에 위치한 유권자들만의 지지 대신 다양한 이념에 속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전략은 후보자의 쟁점공간을 새롭게 배치하는 것입니다. 이는 후보자를 위치쟁점의 공간으로부터 가치쟁점의 공간으로 배열한다는 뜻입니다. 위치쟁점은 후보자와 유권자를 좌우의 이념 공간에 배열하여 이념의 쟁점에 의해 유권자의 효용을 증가시킵니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자신과 정치인의 이념적 입장이 가까울수록 효용 증가를 경험합니다. 반면 가치쟁점은 후보자의 이념 대신 후보의 능력, 도덕성, 경제성장 능력등의 쟁점들을 강조하여, 이를 통해 유권자의 효용을 높입니다. 따라서 후보자가 도덕적이고 능력이 뛰어날수록, 유권자의 효용은 증가합니다. 결
관점과 관점간의 충돌은 갈등을 낳습니다. 그런데 갈등은 변증법적 발전을 창조할 수도 있지만, 파국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고대 아테네의 으뜸가는 비극작가인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는 안티고네의 선과 그녀의 외삼촌인 테베의 왕, 크레온의 선 간의 갈등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크레온은 정-반-합을 통한 이성의 진보 대신 파국을 맞습니다. 오만, 즉 과도한 자기 확신이 그를 파멸로 몰고 간 것입니다. ◆ 「안티고네」 내용 : 인륜의 법 vs 국가통치의 법 「안티고네」에서의 갈등은 안티고네의 오빠인 폴리네이케스의 매장을 둘러싸고 전개됩니다. 크레온은 반역자 폴리네이케스의 매장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립니다. 아테네의 법은 반역자를 아테네 영토 내에 매장하는 것을 금지하였습니다. 그런데 폴리네이케스는 외부세력인 아르고스인을 테베로 끌어들여 전쟁에 이기려 했고, 크레온은 이러한 폴리네이케스를 반역자로 간주하였습니다. 따라서 크레온이 폴리네이케스의 매장을 금지한 것은 법을 지키고자 하는 정당한 행위였습니다. 반면 안티고네는 인륜의 법에 따라 들개에 뜯어 먹힐 상황에 처한 친오빠의 시신에 매장의식을 치릅니다. 아테네의 인륜의 법에 의하면, 매장은 죽은 자에 대한 존
패션 폴리틱스(Fashion Politics)가 정치권과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리더의 넥타이를 두고 언론은 정치적 함의를 찾습니다. 이처럼 정치적 리더에게 패션은 하나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이며,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의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패션 폴리틱스는 개인적 집단적 취향을 드러내는 패션에서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이러한 아비투스가 공적영역으로 넘어온다면 대중과 구별짓기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 오바마의 패션 폴리틱스 패션 폴리틱스를 제대로 활용한 미국의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입니다. 그는 취임식 때, 미국의 남성복 브랜드 브룩스 브라더스(Brooks Brothers)의 코트와 스카프, 장갑을 착용하여 링컨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자신의 정치적 철학을 패션으로 대중들에게 인식시켰습니다. 브룩스 브라더스의 코트는 링컨 대통령이 취임식 때, 그리고 그가 저격 당 할 당시 입었던 브랜드로, 코트 소매의 안쪽에 미국을 상징하는 독수리 문양과 ‘하나의 국가, 하나의 운명’(One Country, One Destiny)이라는 문구를 새겨 넣은 패션폴릭틱스 품목의 하나였습니다. ◆ 케이트 미들턴의 상업적 효과와 동조성 영국의 왕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중도층의 지지를 흡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일반론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는 정당의 포지셔닝을 양극단에서 중앙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뜻입니다. 정당의 이념 포지셔닝이 중앙에 위치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리바이던이 활개 치지 못하는 사회, 즉 극단적 자유와 평등을 배제하고 자유 및 평등의 가치를 함께 고민하는 사회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 호텔링 법칙 극단적 주장대신 중간적 가치에 호소하는 것이 선거에서 승리 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주장은 ‘호텔링 모형’으로 설명됩니다. 미국 경제학자 해럴드 호텔링(Harold Hotelling)은 최적 입지 조건을 설명한 1929년 논문 “Stability in Competition”에서, 매출 확대를 위한 최적 입지는 소비자 다수를 포함할 수 있는 중간지점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호텔링 법칙은 선형의 해변을 가정합니다. 백 미터 길이의 해변에 두 개의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습니다. A가게는 왼쪽 끝에서 25m 지점에, B가게는 오른쪽 끝에서 25m지점에 위치에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A가게가 가게를 현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50m 더 이동하여 75m지점에 위치하였습니다. 그러자
영국 보수당은 캐머런수상이 제시한 중도우파의 ‘큰 사회론’을 채택하여, 2010년 13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하였습니다. 캐머런의 제3의 길은 한국 보수주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등대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 1997년 이후 13년 동안 영국 보수당의 무기력 영국의 보수당은 1997년 총선에서 블레어(Tony Blair)의 신노동당에 패배한 이래 13년 동안 노동당의 최장기 집권을 허용하였습니다. 보수당의 이 같은 무기력의 배경에는 보수당의 무능한 이미지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1997년 총선 당시 보수당은 뉴 라이트(New Right), 즉 대처주의 우파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경제를 효율적으로 잘 다루지도 못하여 성장의 파이를 늘리지도 못하였습니다. 게다가 대처주의를 지향하다 보니, 빈곤을 비롯한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대응책을 제시하지 못하였습니다. 보수당은 이처럼 국민의 일상과 동떨어진 이도 저도 아닌 정당으로 비춰졌습니다. 이런 강성 이미지가 보수당의 집권을 13년간 방해한 주요 요인이 된 것입니다. (보수당의 패배에는 ‘신노동당’이라는 이미지를 장착한 노동당의 환골탈태도 한 몫 하였습니다. 1994년 노동당 대표
10일 윤석열대통령이 발표한 취임사는 구체적 정책방향보다 자신의 이념적, 가치지향점을 국민에게 밝히는 텍스트로 이해되어집니다. 이 특징은 문재인 전대통령의 취임사의 그것과 명확히 대비됩니다. 문전대통령의 취임사에는 에토스전략이 적극 사용된 반면, 윤대통령의 취임사에는 파토스와 로고스전략이 자주 등장한 점이 이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 문전대통령의 취임사-에토스 방식 문전대통령의 취임사는 대통령이 어떠한 비전을 설정하고 이에 기초하여 국민의 요구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그리고 그 실현의 의지를 다짐하는 텍스트였습니다. 이러한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설득수사방식으로 에토스방식이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관련기사: ‘설득 수사학’참조) 주어로 ‘대통령’이 총34회 등장하고, 문장의 서술어로 주어의 의지를 나타내는 ‘겠습니다’ ‘되겠습니다’가 빈번히 나타난 것입니다. 이러한 에토스 방식에 의한 문전대통령의 취임사는 거대하고 새로운 담론에 의거하여 시행되는 근본적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드러낸 것입니다. ◆윤대통령 취임사 – 로고스 방식 문전대통령의 취임사와 달리, 윤대통령 취임사에는 로고스 방식과 파토스방식이 대부분의 문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에토스 방식은 북한
오는 10일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의 핵심은 취임사입니다. 대통령의 취임사가 중요하게 인식되는 이유는 대통령 취임사가 대통령의 책무행위가 중심이 되는 책무텍스트이기 때문입니다. 이 텍스트를 통해, 국민은 취임하는 대통령이 무엇을 위해서 행위 하는 것(비전)인지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지(정책과제)에 대한 해답을 발견 할 수 있어서입니다. 그런데 대통령 취임사에 나타나는 설득수사방식을 통해서 대통령의 의지와 정책 접근 방식등을 가늠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해는 바람직한 대통령의 설득 방식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 설득 수사학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하는 능력으로서의 수사학이 갖추어야 할 세 가지로 에토스(ethos), 파토스(pathos), 로고스(logos)를 제시합니다. 에토스는 연사의 의지와 인품을, 파토스는 청중의 정서, 로고스는 메시지와 논거를 말합니다. 에토스 전략에는 주어로 대통령이 자주 사용되고, 동사에 결합되는 어미 형태로 ‘겠습니다’ ‘되겠습니다’가 사용됩니다. 이를 테면 “오늘부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문재인 대통령취임사)등이 에토스 방식입니다. 이러한 표현
고대 그리스 신화의 인물인 시시포스(Sisyphus)는 알베르 카뮈의 영향 탓인지 인간적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평가와 달리, 시시포스는 신의 섭리에 순종하지 않는 인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시시포스는 신들을 기만한 죄로 큰 바위를 가파른 언덕의 정상으로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게 됩니다. 온 힘을 다해 바위를 정상에 올려놓는 순간 바위는 아래로 굴러 떨어집니다. 그러자 그는 아래로 내려와 처음부터 다시 바위를 정상으로 올립니다. 그리고 이 노동은 영원히 반복됩니다. 카뮈가 보기엔, 그의 무한 반복의 노동은 형벌이 아닌 인간승리입니다. 이는 변화 불가능해 보이는 인간의 운명에 대한 반항이며, 절망을 뛰어넘고자 하는 인간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카뮈는 외칩니다.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 하지만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지점을 향해 나아가는 무한의 노동은 인간의 영웅적 도전이라기보다 무의미한 저항으로 읽힌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바위를 정상에 안착시키기 위한 힘은 섭리와 순리인데, 인간의 불굴의 의지로 운명과 맞서는 것은 결국 무한의 형벌로 귀결된다는 겁니다. 이처럼 시시포스의 무한 반복의 바위 굴리기가 진보를 향한 숙명이라기
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대의 민주주의(representative democracy)는 대부분의 정치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정치제도입니다. 그런데 대의민주주의가 최선의 정치제도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습니다. 대의민주주의 작동을 둘러싼 문제점들이 심심찮게 정치현장에서 발견되고 있어서입니다. 이처럼 대의민주주의의 위기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대의제와 민주주의가 어떻게 퇴보하고, 이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인지가 정치개혁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 대의 민주주의란? 민주주의는 인간이 고안한 정치제도 중에서 정당성에 대한 수용성이 가장 높은 정치체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민주주의와 조합되는 다양한 정치제도가 정치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컨대 직접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사회민주주의, 정당민주주의, 참여 민주주의등이 정치현장에 실제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민주주의체제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직접민주주의를 제외하고, ‘대의 민주주의’를 토대로 민주주의 정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의 민주주의는 popular sovereignty(인민주권)라는 민주주의 이념에 대의정부라는 운영방식이 합쳐진 정치제도로 요약됩니다. 즉, 주권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