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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세계일주>리뷰 : 힘내세요! 싱글맘,싱글대디~~



9살 서호와 7살 지호 남매는 안산의 4호선 상록수역에서 이수, 고속버스터미널, 광화문을 거쳐 서대문구의 3호선 홍제역까지 아빠를 찾아 무박이일의 도보여행을  떠난다. 

홍제역으로 가는 길에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또래 깡패가 남매의 여행을 여기저기서 훼방 놓는다. 남매는 심지어 인신 매매범에 끌려가는 위험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의 가족처럼 아이들에게 따뜻한 떡국 한 그릇을 내어놓는 구멍가게 할머니, 아이들의 버팀목인 거리의 악사, 자신의 가족처럼 남매의 행방을 찾아 헤매는 사회복지사, 그리고 아빠의 고충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경찰등은  아이들에게 어떠한 대가없이 도움을 제공하는 든든한 벗이며 가족이다. 

남매는 여러 험한 사건들과 맞닥뜨리면서,  세상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그들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적지 않은 손길이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어느새 우리는 서호와 지호가 된다.  4호선 상록수역에서 3호선 홍제역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서호와 지호이다. 

앞길이 안개에 쌓여있거나, 세상이 악과 부조리로 가득 찬 듯하여,  앞을 향해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는 공포에 가위눌릴 수 있다. 하지만, 세상 한켠에는 따뜻한 손길 또한 적지 않다는 믿음은 우리에게 위로와 힘을 불어 넣어준다.  

그래서  곳곳에  위험과 위협들이 출몰할 지라도, 이를 차단해주는 든든한 손이 있다는 확신으로 우리는 자신감 있게 상록수역에서 홍제역을 향해 한발 한발을 내딛는다. 

세상의  두려움에 휩싸여, 또는 될 법하지 않다는 상식으로 인해, 혹은 여행을 떠날  준비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서,  나아가겠다는 결심조차 보이지 않는 것에 엄중한 경계를 하면서, 홍제역을 향해 신발끈을 동여맨다.  

그리고 우리는 마침내 홍제역에 이르러 세상은 아직 살만 한 곳, 숨 쉴만한 곳이라는 위안을 얻는다. 


◆ 싱글맘, 싱글대디의 고충을 복지의 중심으로 유도해야

이 영화는 또한 지호 아빠, 즉 싱글대디 이야기이다.  사회적인 편견과 경제적 곤궁으로 쉽지 않은 삶을 꾸려가는 한부모 가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부모로 살면서 가장 힘든 점은 자녀 양육문제이다. 싱글맘, 싱글대디는 일을 하다보면 아이를 세심하게 돌볼 수 없다. 아이가 어긋나지 않고 제대로 커 나가는지 걱정스럽다. 서호는 친구의 샤프심을 훔쳤다는 이유로 아빠한테 회초리를 맞는다. 서호는 엄마 아빠 대신 누나 지호의 보살핌을 받는다. 

무엇보다 한부모가정은 경제적인 어려움이 크다.  2012년 기준으로 소득 100만원 미만의 모자가정은  21.7%에 달했다. 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의 모자가정은 61.6%를 차지했다. 영화에서 지호와 서호는 밥이나 떡국 대신 떡라면으로 끼니를 때운다. 지호는 양부모 아이처럼 스키 캠프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싶어 한다. 

한부모의 심리적 고충도 크다. 이혼과 사별로 심리적으로 방황하게 되고 극심한 허탈감과 우울증에 시달린다. 아이를 돌보아야 하나, 좌절감으로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도 못한다. 영화에서 아빠는 아내를 사망하게 한 뺑소니 운전자를 잡기 위해 사고가 난 장소인 홍제동에 매일 나타난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무력함과 슬픔으로 넋이 나간 채 그저 사고 장소로 매일 출근한다.  

또한 사회의 한 부모가정에 대한 편견도 견디기 힘들다. 일부 양부모가정은 자신의 아이들이 한부모 가정의 아이와는 같이 놀지도 못하게 한다.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은 무조건 행동이 바르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다.  

이처럼 이혼, 사별, 미혼, 조손가족등을 포함하는 한부모 가정은 경제적 곤궁 혹은 심리적 고충, 사회적 편견 속에서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기가 쉽지 않다. 
 
이 영화는 한부모 가정의 문제가 공감과 상호성 안에서, 복지의  잔여와 보충의 지위에서 벗어나 본질의 지위를 차지할 것을 말한다. 그 결과 미혼모·부등을 포함하여 한부모 가정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의 장이 만들어 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