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이 중산층의 기대수준과 실제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중산층을 새롭게 정의하고, 본인 스스로 중산층이라 생각하는 체감중산층을 두텁게 하기 위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연구가 제시되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경제연구본부 이준협 연구위원은 지난 11일, 국민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중산층의 모습과 현실의 모습을 연구한 ‘당신은 중산층입니까?’라는 논문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밝혔다.
이 연구는 성별, 연령별, 소득수준별, 순자산별등으로 중산층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와 국민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중산층 수준을 전국 성인남녀 8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우선 이 연구위원은 통계청이 발표하는 OECD기준 중산층의 비중은 증가한 반면에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체감중산층의 비중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중산층 결정요소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에서는 우리 국민들은 소득·자산 뿐만 아니라 여유로운 삶의 질, 사회적 기여와 시민의식등도 중산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였다.
소득자산면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매달 515만원의 세후소득을 벌고, 6.6억원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또한 3.7억원의 주택가격, 34.9평의 주택을 보유할 경우, 이상적인 소득기준 중산층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삶의 질 측면에서는 월 생활비로 341만원을 쓰고, 회당 외식비용이 12.3만원에 월4회의 외식을 할 경우 중산층으로 보았다.
사회 기여측면에서는 소득의 2.5%의 기부와, 연 3.5회의 무료봉사를 이상적인 중산층의 모습으로 인식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국민들의 기대치와 실제 모습은 적지 않은 편차를 보였다. 우리국민의 평균 월 세후소득은 416만원으로 기대치인 515만원과 거의 100만원의 격차를 보였다.
또한 실제치와 기대치의 비교에서 순자산은 각각 3.8과 6.6, 주택가격은 2.2억과 3.7억, 주택평수는 26.6억과 34.9억원의 대비를 보였다.
삶의 질의 경우, 현실의 모습 대비 이상적인 모습에서, 월 생활비는 각각 252만원에 341만원, 월 외식횟수는 3.2회에 4회, 그리고 회당 회식비용은 6.3만원에 12.3만원의 비교를 보였다.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이준협 연구위원은 중산층을 소득기준 뿐만 아니라 소득외의 결정요인을 고려하여 중산층을 정의 내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국민의 소득 향상과 자산형성을 지원하여 실질과 기대와의 괴리를 좁히는 정책이 제시 되어야 하며, 삶의 질 측면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공교육활성화를 통한 사교육비 절감과 주거비를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중산층의 필수 결정요소인 사회기여 측면에서 사회봉사활동과 기부후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 공식중산층과 체감중산층의 괴리 확대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OECD기준 중산층 비중은 2009년 66.9%에서 2013년 69.7%로 2.8%포인트 상승한 반면, 스스로 중산층이라 생각하는 체감중산층의 비중은 같은 기간 54.9%에서 51.4%로 오히려 3.5%감소하였다.
통계청의 공식 발표로 채택되고 있는 OECD기준 중산층은 가구원수를 고려한 가처분소득이 중위값의 50~150%인 경우이며, 체감중산층이란 본인 스스로가 중산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주관적인 경우이다.
이러한 공식 중산층과 체감 중산층의 괴리가 발생한 것은 중산층에 대한 정의가 각각 상이하기 때문이다. 소득수준만을 중산층 판별기준으로 보는 공식중산층에 비해 체감중산층은 소득뿐만 아니라 자산수준, 여유로운 생활과 삶의 질, 사회적 기여와 시민 의식등 다양한 요소를 중산층 판단기준으로 사용한다.
외국의 경우 중산층 정의를 위한 다양한 결정 요소를 고려하고 있다. 프랑스의 퐁피두정부는 중산층을 정의 내릴 때, 소득 외 기준으로 1개 이상의 외국어 구사능력, 스포츠 활동, 악기연주능력, 약자위한 봉사활동 등을 고려한다. 영국도 페어플레이 정신, 신념소유,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하는 사람등을 중산층 판단 결정요소로 보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도 이러한 소득외 요소를 고려하여 중산층을 정의 내릴 필요가 있겠다. 단지 소득만으로 중산층을 정의내리는 것은 개인과 사회의 성장과 조화에 부합되지 않는 전근대적 퇴행적 인식에 불과하다.
◆ 국민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중산층의 모습과 현실의 모습 비교
“우리나라에서 중산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6.9%는 ‘상당한 수준의 소득과 자산’을, 37.7%는 ‘여유로운 생활과 삶의 질’을 꼽았고, ‘사회적 기여 수준과 시민의식’은 11.9%, ‘사회적 지위와 명예’는 3.6%로 나타났다.
소득·자산을 중산층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은 계층은 연령별로 30대, 성별로 남성, 자산별로 1억원 미만, 소득별로 월 세후소득 400만원대 층이었다.
연령별로 30대를 정점으로 30대, 40대, 50대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소득 자산 비중이 낮아졌다. 또한 소득 400만 원대 계층 까지는 소득 자산요소를 중시하는 반면, 그 수준을 넘게 되면, 여유로운 삶 등에 대한 선호가 커졌다.
중산층에 우선시 되는 요소가 삶의 질이라고 답한 계층은 20대, 자산 10억원이상, 세후소득 6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이었다.
사회적 기여를 강조한 계층은 50대 이상과 기부 및 무료봉사 참여자였다. 즉 소득의 일부를 기부후원(교회헌금제외)하고 있는 국민들은 사회기여를 꼽는 비중이 평균보다 각각 14.6% 대비 11.9%를 보였다.
◆ 체감중산층과 체감하층
스스로를 중산층이라 생각하는 체감중산층의 경우, 이상적인 중산층의 수준과 실제 수준과는 거의 격차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체감하층의 경우는 기대치와 실제치의 편차를 보였다.
소득면에서 체감중산층의 경우 이상적인 중산층 소득으로 482만원이라 답하였고, 실제로 그들의 세후소득은 490만원이었다. 그러나 체감하층의 경우 각각 550만원과 332만원이고 답해 20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주택가격면에서도 체감중산층은 이상적인 중산층의 주택가격 대비 본인의 실제 주택가격은 3.3억원에 2.9억원으로, 0.4억원의 차이를 보였지만, 체감하층의 경우는 각각 4.1억원과 1.5억원으로 2.6억원의 격차를 나타내었다.
◆ 시사점
중산층의 공식중산층과 현실의 모습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우선 중산층의 정의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소득기준으로 중산층을 정의 내리는 공식중산층 개념으로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삶의 질과 사회적 기여등도 고려하여 중산층을 판별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공식통계 외적으로 외국처럼 중산층을 소득외적인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여 정의 내려야 할 것이다. 아무리 소득과 자산이 높다한들, 약자위한 봉사활동이 없고 페어플레이 정신이 결여되어 있다면, 이를 중산층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체감하층 저소득층에서 체감 중산층으로 계층이동이 가능할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테면 공공임대주택 증가를 통한 주거비 완화와 공교육정상화를 통해 사교육비를 대폭 절감시키는 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