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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원고 엔저 , 내년 더욱 심화될 가능성 높아 : 원고엔저의 영향과 대응

 

현재 한국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원고·엔저 현상이  내년에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0일 현재 일본도쿄 외환시장에서의 1달러당 103엔 수준의 엔화가치가  내년 하반기에는 달러당 110엔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의 근거는 일본중앙은행(BOJ)총재 구로다총재가 지난7일 “2%의 물가상승 목표를 위해 필요한 조정을 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힘에 따라,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아직 일본정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함을 드러내었다. 이는 BOJ가 부양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 될 수 있다.

 

현대증권의 이상재 글로벌경제팀 부장은 “엔화 약세는 장기적인추세다. 이는 한국경제의 상수로 봐야한다.”면서 “아베정부가 세운 목표를 달성하려면 환율이 120엔대로 올라가야 한다.”라고 엔화약세 지속을 예상했다. 내년에 추가 양적완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지난 20년간의 장기침체를 극복하기위해 강력한 양적완화를 통해 엔화가치 하락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자국 수출 활성화로 디플레이션 탈출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환율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중국의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의 가오시칭사장은  “이웃국가를 쓰레기장으로 취급하고 환율전쟁을 촉발하는 일은 다른 국가들에게 위험할 뿐만 아니라 결국 자국에 해를 입힐 것이다.”라고 강도높게 경고했다.

 

▣ 과거 원고·엔저가 한국경제에 미친 영향

 

1990년 이후 원/100엔 환율이 10%이상 하락한 시기는 세차례이다.

1차시기 (1995~1996년) : 824원 --> 740원 (10.3%하락)
2차시기 (2004 ~ 2007년) : 1059원 --> 790원 (25.4%하락)
3차 시기 (2012 ~ 2013년) : 1413원 --> 1183원 ( 16.3%하락)

 

1차시기의 엔저 발생 배경은 G7이 공동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엔화 초강세, 달러화 약세를 막기로 합의한 것이다. 2차시기는 일본이 대규모 외환시장에 개입한 결과이며, 3차시기는 일본의 대규모 양적완화가 계기가 되었다.

 

각 시기의 공통점은 국내에 환차익과 금리차익을 노린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었다는 것이다. 외국인 자금 순유입액 (증권투자 + 기타투자)은 1차시기 연평균 408억달러, 2차시기는 438억달러를 기록하였다.

 


▣ 원고·엔저로 인한  한국 거시경제  예측

 

원고 엔저는 외채급증과 외국인자금유입의 증가를 초래하게 된다.

 

원고 엔저는 내국인의 외화차입금 및 외화증권 발행이 증가하여 외채가 증가하게 된다. 이는 원화강세로 원화환산의 대외채무의 감소로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하고, 상환시에  환차익기대 효과를 유발해 내국인의 외화 차입이 확대된다.

 

또한 원고 엔저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급증하여 원화 강세가 더욱 심화되게 된다. 원의 강세로 외국인들은 증권등의 처분시에 환차익을 거둘 수 있어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를 유도하게 된다.

 

엔캐리 자금의 국내유입도 증가하게 된다.  저리의 엔을 빌려 이자율이 높은 국내 시장에 투자하는 ‘와타나베부인’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금리차이의 이익 뿐만 아니라 엔저 확대로 환차익 까지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자금유입이 증가하게 되고, 이는  다시 원의 가치를   더욱 높이게 된다.

 

원고·엔저는 가장 보수적으로 분석할 때 GDP의 마이너스 성장도 예상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원고·엔저의 파장과 대책의 보고서에서 2007년 수준의 원/달러  930원,  엔/달러 118엔이라는 가장 보수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내년 한국의 성장률은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성장률은 3.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4.2%포인트 하락하여 255억달러 감소될 것이며, 물가는 0.9%포인트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수출산업에  영향

 

원고·엔저는 기계, 자동차, 전기전자를 중심으로 수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별 수출의 독립변수는 세계경기, 원/달러 환율, 엔/달러 환율, 수출가격지수등이다. 이들 업종이 엔저의 타격을  크게 입는 까닭은  일본과의 수출 경합도가 높기 때문이다. 엔저로 달러표시 일본제품의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일본의 수출이 개선되고 상대적으로 한국제품의 수출은 감소하게 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원고·엔저가 심화될수록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는 기업 비중도 급증 할 것으로 분석하였다. 원/달러 930원, 엔/달러 118엔의 초원고, 초엔저 상황에서는 적자기업의 비중이 85.9%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무엇보다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환율변동으로 더욱 취약 하게 된다. 이는 중소기업이 헤지등의 환위험 관리 능력이 대기업보다 취약하고, 결제통화 다변화 관리가 약하기 때문이다.


 

▣ 대응

 

과도한 외국인 자금유입으로 원화강세가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부의 외화건전성 강화가 시급하다.

 

이를 위해 외화건전성 부담금 확대, 토빈세등의 거래세 도입등을 고려 할  수 있다. 토빈세는 금융상품의 외환거래에 일정 비율의 거래세를 부과하는 제도이다. 거래세는 환전 할 때 부과된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자금 유입의 급등을 막을 수 있다. 또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될 때 외국자금의 갑작스런 이탈도 막을 수 있다. 그러므로 환율변동이 더욱 심화되면 토빈세 도입도 고려 할 가치가 있게 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 토빈세에 대해 조건부 금융거래세를 제안한다. 외화자금이 과도하게 유입 될 경우에만 한시적으로 부과 하자는 주장이다. 이를테면 외국인의 자금유입이 ‘외국인자금 순유입의 평균 + 1.5 ×표준편차’일 경우에 거래세 부과를 작동시키자는 것이다.

 

또한 외화차입증가를 방지하기위해 선물환 포지션규제를 강화 할 필요가 있다. 조선업체등의 수출업체가 환헤지를 위해 선물환에 매도포지션을 취하게 된다. 은행은 선물에  매수포지션을 취하고, 포지션 헤지를 위해 은행은 현물에 매도포지션을 취해 결국 외화를 차입하게 된다. 그러므로 선물환 포지션 규모를 축소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원고·엔저를 차단하기 어려울 경우, 일본,미국,유럽처럼 우리나라도 통화정책 완화등의 특단의 조치도 고려해야 한다고 이 연구소는 주문한다. 바야흐로 환율전쟁에 뛰어드는 것이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초엔저 상황에서 중소기업등이 키코등 통화파생상품에 가입하는 성급함은 자제해야한다고 이 연구소는 조언하다.  환율 변동을 정확히 예상 할 수 없고, 그 방향을 잘 못 예측하면 큰 손실을 초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어떠한 환경에도 취약하지 않는  튼튼한 기업 체질을 구축해야한다는  원론적 처방이  원고 엔저에 대응하는 정확한 해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