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2 (월)

  • 구름많음동두천 13.3℃
  • 흐림강릉 14.8℃
  • 박무서울 12.9℃
  • 구름조금대전 15.7℃
  • 맑음대구 18.1℃
  • 맑음울산 18.2℃
  • 맑음광주 17.7℃
  • 맑음부산 18.2℃
  • 맑음고창 16.5℃
  • 맑음제주 19.6℃
  • 맑음강화 11.4℃
  • 구름조금보은 14.7℃
  • 구름조금금산 15.2℃
  • 맑음강진군 17.7℃
  • 맑음경주시 18.5℃
  • 맑음거제 17.0℃
기상청 제공

정치

[ 기업 분할의 이해 ] 인적 분할과 물적분할, spin-off, split-off, carve-out

- 자사주의 마법 금지되어야

◆ 기업분할의 목적  

기업분할이란 기존 회사의 일부분(특정 사업부)을 분리한 후 이 사업부의 권리 의무를 신설기업에 포괄 승계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존 기업 또는 기존 주주들은 그 대가로 신설기업의 주식을 받게 됩니다. 

기업분할의 목적은 기존의 여러 사업부문을 전문화하여, 회사의 효율성을 증가시키는데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은 전통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해 왔는데, 회사의 규모가 크고 사업의 종류가 다양해질수록 의사결정이 복잡해지고, 이로 인해 현금의 배분과 투자의사 결정의 비효율이 나타나게 됩니다.  

기업분할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첫째, 사업의 전문화 및 효율을 도모하기 위한 것입니다. 

다수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대기업이 체질이 상이한 부분을 독립시킬 때, 핵심역량이 강화되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자원의 집중화가 가능해져,  경영의 효율화가 달성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논리는 ‘부의 시너지 제거 가설’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기업의 구조와 사업영역이 복잡해질수록 시너지 효과보다 규모의 비경제성이 증가하는데, 이러한 상황에선  회사를 분할하여 규모를 줄이는 것이 자원의 배분 및 의사결정의 효율을 높이고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기존의 분할되는 회사와 새로 신설되는 회사의 사업 성격이 상이할수록 성과가 더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기업분할을 비관련 기업분할과 관련 기업분할로 분류할 때, 분할 공시이후 비관련 기업분할의 장기초과수익률이 관련기업분할의 경우에 비해 47.7%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는  부의 시너지 제거 가설을 입증하는 사례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둘째, 기업회생을 목적으로 부실한 사업 부문을 정리하여 환부를 도려내는 것입니다. 

기업분할은 경영실적 및 재무구조가 열악한 사업부문을 분리하여 별개의 독립된 회사로 운영하거나 매각함으로써, 경영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분할제도도 이러한 취지로 도입되었습니다. IMF구제금융 시기에 기업들의 원활한 구조조정을 돕기 위해 분할제도가 1998년에 법제화되었습니다.  당시 차입금에 기대어 외연확장에 몰두하고 있었던 기업들은 다수 사업부들의 부실에 직면하였고, 이러한 사업부들의 구조조정의 수단으로 분할제도가 이용되었습니다. 

셋째,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기업의 사업 부문과 투자 부문을 분리하고 각 영역에 집중함으로써 기업집단은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 인적분할과 물적 분할

기업 분할은 기업의 자산을 이전한 대가를 누가 받느냐에 따라,  인적분할과 물적분할로 구분됩니다. 인적분할에선 그 대가를 기존주주들이 지분비율에 따라 받는 것이며, 물적분할에선 모기업이 100% 전량을 인수합니다. 

인적분할의 경우, 별도의 신주공모절차없이 기존주주들이 자신들의 지분비율에 따라 신설기업의 주식을 인수하기 때문에, 신설기업의 주주구성이 기존기업의 주주구성과 동일합니다. 물적분할의 경우, 분할되는 기업이 신설기업의 주식 100%를 인수함에 따라, 두기업은 모자회사 관계가 성립됩니다.  

이런 점에서, 물적분할과 인적분할은 각각 수직적 분할, 수평적 분할로 평가됩니다. 즉 물적분할은 모회사가 신설회사를 100% 지배하기 때문에 수직적분할로 이해되어지고, 인적분할은  존속회사의 주주 지분율이 유지된 상태에서 모회사와 분리된 회사가 신설되기 때문에, 수평적 분할형태로 파악됩니다. 


① 인적분할 

인적분할이란 기존 기업의 특정 자산과 부채를 신설 기업에게 이전하고, 그 대가로 기존 주주들은 신설회사의 주식을  인수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인적분할 방식으로 A회사를 분할하여 B회사를 신설하는 경우, A회사를 지배주주와 비지배주주가 3:7의 비율로 보유하고 있었다면 B회사의 지분 역시 지배주주와 비지배주주가 3:7의 비율로 나누어 갖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인적분할은 위의 지분비율이 왜곡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이는 ‘자사주 마법’ 때문입니다. 

회사가 자기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인적분할을 하는 경우, 회사는 주주로 간주되어 신설회사의 신주가 자사주에 배정될 수 있습니다.  그 배정 지분만큼 신설회사에 대한 주요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지배주주, 비지배주주, 자사주의 지분비율이 3:7:5라고 가정할 때, 신설기업의 주식이 자사주에 배정된다면,  지배주주의 영향력은 자사주의 지분비율을 포함하여 증가합니다. 즉 신설기업의  지배주주와 비지배주주의 지분비율은 8:7로 왜곡되는 겁니다.  

이처럼 주요주주는 인적분할을 하면서 추가적인 출연 없이 신설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시키는 불합리를 초래하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주요주주의 지배력 강화의 원인은 회사의 자기주식 보유인데, 자기주식의 취득 비용은 소수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가 지분대로 분담했던 비용입니다. 그럼에도 주요주주가 자기주식을 자신의 지배력을 강화하는데 사용하는 것은  불공정한 행태가 됩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기업이 인적분할을 할 때 ‘자사주 마법’을 금지하는 ‘상장법인 자기주식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여, 관련 법령이 개선과정에 있습니다. 


② 물적분할 

물적분할이란 분할 과정에서 기존 회사가 신설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기업분할 방식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A회사를 분할하여 B회사를 신설했을 때, 물적분할은 B회사가 A회사의 100% 자회사가 됩니다. 
 
물적분할은 기존 회사가 신설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게 되기 때문에 지주회사를 만드는 방법으로 자주 사용됩니다. 


◆ spin-off, split-off, carve-out

기업이 자신의 특정 사업부 또는 자산을 분리하여 신설회사를 설립할 수 있습니다.  이 전략에는 spin-off, split-off, carve-out등이 있습니다. 이 전략들은 주로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① spin-off

spin-off는 기업이 자신의 자산을 분리하여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과정에서 모기업은 자회사주식을 기존 모기업주주들에게 지분비율에 따라 특별배당형식으로 제공하게 됩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인적분할과 유사한 방식입니다. 

모기업주주들은 spin-off에 의해 모기업주식과 자회사주식을 모두 소유하게 됩니다.  신설회사는 기존기업과 완전히 독립됨에 따라, 기존기업과 신설기업은 수평적관계가 성립됩니다. 

spin-off는 핵심사업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분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핵심사업이 모기업에서 이탈됨에 따라 모기업의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모기업의 예상현금흐름이 분할이전보다 낮아짐에 따라 기업가치가 하락하여 기업가치를 주식수로 할인한 주가도 하락하게 됩니다.  

주가가 하락하는 이러한 주가희석(dilution) 문제는 split-off 전략에 의해 일부 상쇄될 수 있습니다. 


② split-off

split-off는 모회사가 모회사주식을 돌려받는 대가로 모회사주주들에게 자회사주식을 제공합니다. 

이때 모회사주주는 두 가지 옵션 중 하나를 선택 할 수 있는데, 모회사주식을 자회사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거나 교환없이 모회사주식을 계속보유할 수 있습니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자회사의 주식은 지분비율에 따라 배정되지  않습니다. 

split-off는 일반적으로 carve-out을 통해 모회사가 자회사 주식 일부를 IPO(initial public offering)에서 매각한 후 행해집니다. 이렇게 시장에서 결정된 자회사주식의 시장가격(market value)이 split-off의 교환비율로 이용되기 때문입니다.

모기업은 주식교환을 유도하기 위해, 모회사주주에게 유리한 교환비율을 제시합니다. 예컨대 모회사 주주는 모회사주식 1주 1달러를 주고 자회사주식 1주 1.1달러가치를 받는 경우입니다.  

이런 점에서  split-off는, 모기업 주주가 주식반환의 대가로 현금대신 자회사주식을 수령하는 점만 제외하고, 자기주식의 취득과 유사합니다. 

split-off의 성격이 자기주식의 취득과 유사하다는 점은 split-off 전략이 앞에서 언급된 spin-off에 의한 희석효과를 상쇄하는데 이용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즉, 희석효과는 자기주식취득으로 상쇄될 수 있습니다. 자기주식취득은 유통주식수를 줄이게 되어, 하락한 주가가 다시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split-off에서 모기업의 주주들이 모기업주식을 반납하고 대가로 자회사 주식을 수령하게 되면, 모기업주식의 유통주식수가 줄어들게 되어 하락한 주가가 다시 상승하게 됩니다. 

이처럼 spin-off에서의 희석효과는 split-off에 의해 일부 만회될 수 있습니다. 


③carve-out
 
carve-out은 기업이 자신의 자산을 분리하여 독립된 회사를 설립하는 것으로, 모회사가 자회사 주식일부(20%이하)를 공모형식으로 시장에서 매각하고 나머지(80%이상)를 보유하게 됩니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물적분할과 유사합니다. 

carve-out은 spin-off와 달리, 모회사가 자회사 주식일부를 시장에서 매각함에 따라, 모기업은 현금유입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을 누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