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앞으로의 계획을 메모지에 기록을 하거나 달력에 스케줄을 작성한다. 주어진 계획들을 이루기 위해 일종의 목록표를 작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목록표에 표시된 계획들이 시간과 자원의 제약으로 서로 충돌하는 현상이 왕왕 나타난다.
이 지점에서 효율적인 시간 관리의 필요성이 등장하게 된다.
시간 관리의 핵심은 ‘우선순위에 따라 계획하고 실행하라’는 문구이다. 그렇다면 우선순위는 어떻게 결정할 수 있을까?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코비가 제안하는 시간 관리는 ‘이 일이 긴급한 것인가’ 그리고 ‘중요한 것인가’라는 두 축에 기초하고 있다.
긴급한 일은 당장 코앞에 있어 처리해야하는 일로, 압박감을 주고 행동의 강제를 요구한다. 예를 들어 내일 모레 시험이 있어 벼락치기 공부를 해야 한다든지 내일 당장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중요성은 일의 결과와 관련되어 있다. 이는 비전과 연결되어 미래지향적이고 미래 상당한 기회를 가져 올 수 있지만 당장의 이익은 기대하기 힘든 경우를 말한다.
시간관리는 이러한 ‘긴급함’과 ‘중요성’을 기준으로, (긴급함urgent, 긴급하지 않음 not urgent), 그리고 (중요함 important, 중요하지 않음 not important)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를 다시 2*2의 매트릭스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중요함 | ① (긴급함, 중요함) | ② (긴급하지않음, 중요함) |
중요하지 않음 | ③ (긴급함, 중요하지 않음) | ④(긴급하지않음, 중요하지 않음) |
1상한에는 질병치료, 과제물 시험준비, 위기, 마감이 임박한 원고나 회의준비가 있다. 2상한에는 준비, 예방, 가치관 확립, 계획 수립, 인간관계 구축, 진정한 휴식등이 속한다.
3상한에는 의미 없는 모임, 끼어드는 일, 인기 위주의 활동등이 있다. 4상한에는 하찮은 일, 시간낭비, 현실도피성 소일거리, 지나친 TV보기, 불필요한 메일 체크가 있다.
◆ 시간관리 매트릭스의 4가지 상한
이제부터 시간관리 매트릭스의 4가지 상한 각각에 대해 살펴보자.
제1상한은 데드라인이 있거나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는 문제나 위기들이다.
코비는 우리들 일의 상당수가 제1상한에 속한다고 한다. 이 문제로 인해 피로해지고 우리를 비틀거리게 한다. 겨우 다시 휘청거리며 일어서면 다른 더 큰 문제가 나타나 우리를 파괴시킨다고 지적한다.
이렇게 문제에 압도되어 허둥지둥하다가 제대로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고 허송세월만 보낸다. 그 과정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리고 간신히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면 또 다른 문제에 부딪쳐 비틀거린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들의 유일한 탈출구는 중요하지도 않고 긴급하지도 않은 4상한으로 이동하게 된다. 코비는 우리 활동의 10%는 제4상한 활동이라고 지적한다.
그런데 자신은 제4상한에 속하는 일이라고 판단하고 하는 일이 실상 제3상한, 즉 급하기는 하나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투입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중요하지 않는 일에 우선 순위를 두게 된 것은 자신의 가치관과 자기나름의 사명을 망각하고 남이 설정한 화려한 우선 순위를 맹목적으로 추종한 결과라는 것이다.
즉 제 3상한은 인기는 있으나 미래 생산성을 가져오지 못하는 일들이다. 당장 이 일을 처리하면 주변의 칭찬과 찬사가 쏟아져 온다. 하지만 실상 이러한 일은 미래의 기회를 상실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갉아 먹는 일이다.
코비는 이처럼 사람들은 중요하지 않은 제3,4상한의 일에 집중하여 시간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위기의 시간 관리법이라고 지적한다.
◆ 제 2상한은 시간 관리의 심장부
제2상한은 시간 관리의 심장부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는 사람은 제3,4상한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는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게 된다.
제2상한에 속하는 일들은 주로 미래지향적인 일들로, 지금은 당장 나타나지 않지만 미래 엄청난 생산성을 발휘하게 한다.
인간관계 구축, 자기 사명선언서 작성, 장기 계획 수립,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신체적 운동, 예방적 정비, 그리고 사전 준비 등은 당장에는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오지 못하지만, 향후 위기와 문제점에 직면했을 때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처하도록 기여한다.
즉 위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전에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거나 혹은 사전 예방과 준비활동으로 문제 발생 시에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결과를 도출해 낸다.
따라서 제2상한에의 집중은 긴급하고 중요한 제1상한의 부담과 위기를 줄이고 압박과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제2상한의 일들은 중요하므로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긴급성에 밀려 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코비는 지적한다. 미래지향적으로 미래에 큰 기회를 안겨주는 일일지라도 급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들을 실행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목표들의 우선순위 결정에 있어, 이처럼 미래지향적인 안목으로 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에 시선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 메르스와 정치구조
메르스의 위기는 바이러스의 진앙인 대형병원들의 어설픈 대처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단기적이고 근시안적인 정책을 초래하는 정치구조도 메르스 확산에 기여하였다.
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에 신속하고 유연한 대처의 미흡으로 연금개정에 장기간 시간이 소모된 결과, 정부의 에너지를 다른 정책에 투입하지 못한 점, 보건과 복지는 명백히 구분되어야 함에도 작은 정부에만 매몰되어 이러한 전문성 역할 구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점, 행정부가 제왕적으로 국가 전체의 권한을 붙들고 그 권한을 아래로 분산시키지 않은 점등, 근시안적이고 단기적이고 권위적인 정책을 초래하는 정치구조로 인해 예방적 준비와 사전준비를 소홀히 하게 한 것이다.
메르스의 위기는 언젠가 종식될 것이지만, 다시 이러한 교훈은 망각될 것인가? 준비· 예방과 미래 잠재성이라는 근본적인 중요성은 다시 무시되고, 긴급한 일에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다시 반복될 것인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