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30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영화

[서부영화] 서부영화의 신화와 폭로 :카우보이와 어벤져스


#1 “Shane.. Shane.. come back.” 소년은 카우보이 셰인이 떠나지 말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무법과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악당을 무너뜨리고 선의 질서를 되찾아주는 영웅은 새로운 사명을 찾아 정처 없이 사라진다. 그리고 석양에 불타는 노을은 미련 없이 떠나는 영웅의 뒷모습과 조응한다. (영화 <쉐인> )

 

#2 ‘the good, the bad, the ugly 모두가 악인이고 사기꾼이다. 이들 세 명의 행동의 지침은 윤리가 아니다. 욕망이 그들을 이끈다. 타인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이용의 대상이다. 서부는 아름다운 석양이 지는 곳이 아닌, 모래바람이 날리는 비정한 황야이다. (영화 <석양의 무법자>)

 

미국 서부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서부영화는 낭만, 도덕, 그리고 개척이라는 미국의 정체성과 신화를 잘 드러내는 영화 장르이다.

 

하지만 수정주의 웨스턴은 미국의 패권주의와 자본주의의 약육강식의 사회를 날 것으로 폭로한다.

 

 

카우보이의의 신화 : 고전 서부영화

 

고전주의 서부 영화는 미국의 건국 신화 창조에 일조한다. 미국의 서부문명화 과정을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의 서사를 통해 서부개척을 미화한다.

 

서부개척의 상징은 카우보이이다. 미국 서부의 목장에서 소를 돌보는 목동인 카우보이는 미국의 개척정신을 대표한다.

 

하지만 실제로 카우보이와 서부개척은 모순이다. 서부개척은 곧 카우보이의 몰락을 뜻한다. 그러니 프론티어 정신을 지닌 카우보이는 미국의 영웅 만들기와 미국 건국신화 창조의 산물이다.

미국 서부의 문명화인 서부 개척은 결국 카우보이의 존립을 불가능하게 한다. 랜드 러시로 변방이 문명화되고 서부의 광활한 지역이 없어지게 되자 서부의 카우보이들도 소들을 관리할 일이 없어지게 된 것이다. 문명화가 그들의 직업을 빼앗은 셈이다.

 

또한 동부에 가족을 두고, 서부에서 고독과 자유를 즐기는 카우보이들은 공동체에 대한 헌신이라는 개척정신의 이데올로기와도 실상 모순되는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가치충돌과 모순의 상황에서 카우보이의 남성다움, 에너지, 거침 등은 개척정신의 요소와 적절히 부합되어, 카우보이가 개척정신의 화신으로 둔갑한다. 한때 북부 시장의 소 가격의 상승으로 텍사스주의 카우보이들이 소 떼를 몰고 미주리주 소시장으로 약 26만 마리의 소 떼를 몰고 가기도 하였다. 카우보이의 에너지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미국개척신화의 영웅으로 창조된 서부영화의 카우보이들은 약자를 약탈자라부터 구원하며 변방을 개척하는 도덕의 수호자라는 스테레오타이프를 지니게 된다.

 

또한 웨스턴의 카우보이는 식민지의 수탈을 정당화하는 기여를 한다. 대부분의 식민역사에서 발견되는 특징의 하나는 수탈자가 계몽자로 미화된다. 인디언들의 땅과 금광을 빼앗은 자들이 외려 개화되지 못한 땅을 개척하고 문명화시키는 은혜자로 탈바꿈한다. 소몰이, 금광채굴, 철도건설등은 영광스러운 문명화된 서부를 상징한다.

 

웨스턴에서 진정 그 땅의 주인인 인디언은 문명을 전파하는 자들을 공격하는 침입자로 변신된다.

 

고전 서부영화는 서부가 자본주의 이름으로 어떻게 식민지화 되었는가에 대한 진실을 은폐, 왜곡하는 작업을 한다. 미국의 식민 이데올로기가 서부영화를 통해 합리화하게 된다.

 

더 나아가, 미개척지를 문명지대로 탈바꿈하는 개척정신, 즉 프론티어 정신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혁신으로 변모되어 미국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게 된다.

 

국가주의와 심리 웨스턴

 

1930년대 말 일시적으로 국가주의 웨스턴이 등장한다. 이는 1차 세계대전에 대해 미국이 취한 고립주의에 대한 결과이다. 이는 개인주의를 희생하고 사람들 사이의 단결을 이루는 것만이 국가의 안녕과 진보를 이루는 길이 된다.

 

따라서 국가주의 웨스턴의 내러티브는 철도회사, 은행등 거대한 기업에 대항한 개인의 투쟁을 그렸다.

 

국가주의도 서부에 대한 신화과정의 일부이다. 이 당시 존 포드는 존 웨인을 영웅으로 등장시킨다.

 

또한 1950년대 전반에 만들어진 서부영화들은 냉전 시대의 정치적 불안을 반영한다. 미국식 정의와 미국 사회를 고발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하이 눈>에서 보안관은 악당들과 싸울 지원자를 모집하나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공동체의 비겁함과 사건에 말려들기를 거부하는 개인적인 이기심을 묘사한 것이다.

 

 

신화의 폭로와 개인의 욕망 : 세르지오 레오네의 수정주의 서부영화

 

서부는 소수의 토지 투기꾼들이 인디언들로부터 약탈한 것이라는 진실은 유럽에서 제작된 세르지오 레오네의 스파게티 웨스턴을 통해 폭로된다.

 

이러한 수정주의 서부영화는 선과 악, 정의와 무법, 영웅과 반영웅이라는 고전 웨스턴이 쌓아올린 미국의 건국 신화를 무너뜨린다. 주제도 국가나 사회가 아닌 개인의 이야기로 전환시킨다. 국가주의대신 자유주의의 폭로이다.

 

세르지오 레오네는 미국 건국신화의 개척정신을 개인의 문제로 대체시킨다. 그는 서부의 문명화 작업이 거창한 대의명분으로 윤색되기를 거부하고, 개척정신에 내포된 개인의 사적 이해와 탐욕, 이로 인한 음모, 배신, 결투 등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고전웨스턴 양식인 리얼리티를 버리고, 패러디와 풍자로 방향을 선회한다.

 

수정주의 서부 영화의 주인공은 선과 악의 경계에 서있다. 이 주인공은 공동체를 위해 더 이상 총을 뽑지 않는다. 악당이나 무고한 사람을 괴롭히지도 않으며, 오로지 자신의 이익과 안전을 위해 싸울 뿐이다.

 

세르지오 레오네의 무법자 3부작 <황야의 무법자>, <속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는 마카로니 웨스턴이란 신조어를 탄생시킨다. 이 영화들을 통해 클린튼 이스트우드는 대스타의 반열에 오른다.

 

이처럼 마카로니 웨스턴은 구축된 신화의 옷을 벗기고, 백인 우월주의, 영웅주의, 식민 패권주의의 나신을 노출시킨다.

 

 

현대의 카우보이

 

현대 헐리우드 영화에서 과거 웨스턴의 카우보이의 대체물은 누구일까? 국가주의를 통해 국민들을 단일화 시키며, 미국의 패권주의의 상징으로 역할을 담당하였던 카우보이의 자리를 슈퍼히어로가 대신한다.

 

다크나이트 배트맨, 아이언맨, 혹은 어벤져스의 슈퍼히어로의 집단등이 악의 구원자, 외계공격의 수호자로 등장한다. 이 히어로들은 미국의 신화를 보유하는 현대판 카우보이의 또 다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