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에 사용할 목재를 점검하고 있는 슈바이처 1954”
이 사진이 유진 스미스를 TV가 발명되기 이전 최고의 보도사진전문지 <LIFE>를 떠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작품은 예수를 떠올리게 한다. 우선 슈바이처가 하얀 옷을 입고, 하얀 모자를 쓰고 있다. 슈바이처 머리위로 흑인 한명이 올라타 있는 듯한 모습을하고 있고, 주변에 검은 손들은 도움을 갈구하는 것처럼 슈바이처를 향하고 있다. 또한 목재를 점검하고 있는 이 사진은 예수의 공생에 이전의 직업인 목수 이미지와 겹친다.
<라이프>의 편집진은 이 점에 착안하여, 슈바이처를 성자로 묘사하고 이 사진을 부각시키고자한다. 하지만 유진은 슈바이처를 휴머니즘이 가득한 한 인간으로 그리고 싶어한다. 슈바이처는 saint가 아닌 것이다.
이러한 편집진의 의도에 반발하여 그는 최고의 보도사진잡지 <라이프>를 미련없이 떠난다. 이는 그가 백조처럼 오만하다는 평가보다, 그의 마음이 시류에 타협하지 않는 외곬으로, 곧고 바르다는 의미 일게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굽어진 역사를 제대로 펴 온 자들은 바로 이러한 꼿꼿함으로 삷을 견뎌왔다. 단재 신채호는 일본강점기에 세수를 할 때, 목을 숙이지 않은 채 서서 세수를 했다고 한다. 단재는 세수할 때 일본에 굴복하는니 차라리 옷이 흠뻑 젖겠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작가의 믿음은 작품에 투영된다. 그래서 유진 스미스가 전설의 포토그래퍼가 된 까닭은 그의 신념과 무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