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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 아담 스미스의 감성체계 ] 아담스미스의 동감체계의 한국사회에의 적용

◆ 자본주의 번영의 메커니즘 : 이기심이 동감을 거쳐 공적 이익을 증대시켜

아담스미스에 의하면, 자본주의의 번성의 힘은 이성에 뒷받침된 개인의 감수성에 있습니다. 

우리가 제빵업자의 빵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그의 자비심보다 그의 이익추구 덕택입니다. 자기보존본능·허영심등 개인의 자기애(self-love)가 공적인 부를 증진시키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이기심은 공적인 부를 늘리는데 기여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하지만 이기심이 폭발적인 탐욕으로 전환된다면, 이기심은 사회를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의 장으로 바꾸는 파괴력을 품고 있습니다. 파괴적 이기심을 제어하는 방안이 고려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스미스는 다른 사회구성원들의 이익까지 갉아먹어 자신의 이기심을 충족시키는 파괴적 이기심을 제어하기 위해, 동감의 원리를 제시합니다. 

여기서의 동감(sympathy)은 이타주의를 의미하지 않고, 행위자의 행위가 공평한 관찰자(사회전체의 공감적인 시각과 정서)의 시각으로 볼 때 용인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을 말합니다.  

예컨대 개인의 생활수준증대의 욕구, 허영심등의 이기심이 공평한 관찰자의 시각으로 볼 때 용인될 수 있다면, 이러한 이기심은 승인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스미스에게 있어 동감을 얻을 수 있는 덕은 신중과 정의입니다. 

신중이란 뛰어난 이성과 자기통제를 사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신중하게 추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이성이란 미래의 이익과 손실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 곧 예견력을 말합니다. 자기통제란 절약, 근면, 주의등을 뜻하는 것으로 미래의 이익을 위해 현재의 이익을 억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정의란 대상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과도한 평가 또는 과소 평가는 공정하지 않고 이는 정의롭지 못한 평가가 됩니다. 

더 나아가 스미스는 정의의 의미를 확대합니다. 

피해를 입힌 자들이 응당한 처벌을 받지 못한다면, 이는 정의롭지 못하다고 지적합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면 상응한 대가가 가해질 수 있다는 공포가 인간사회를 유지시켜주는 ‘위대한 파수꾼’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리고 사회라는 건물을 지탱하는 주요 기둥이 되는 정의는 법의 제정을 통해 실현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스미스에 의하면, 국가 발전과 공적 부의 증대는 이기심의 감성체계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기심이라는 개인의 자기애가 동감을 거치는 감성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때, 이기심은 공적인 부의 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개인이 추구하는 사익이 신중과 정의 범위 안에서 통제된다면, 이러한 이기심은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게 됩니다. 

결국 이기심의 발현이 공평한 관찰자의 공감을 얻게 되는 감수성의 체계가 공적인 부를 증대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 내용은 기사: “아담 스미스의 자본주의 번영의 메커니즘”참조)  


◆ 아담스미스의 동감체계의 한국사회에의 적용

자본주의체제가 번성하게 된 것은, 아담스미스에 의하면, 이기심의 발현과 아울러 파괴적인 자기애를 이성과 자기통제, 그리고 정의를 통해 적절히 제어한 덕택입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자유는 방임적 자유를 의미하지 않고 제한된 자유를 의미합니다. 

예컨대 학생들의 인권 보호와 학습권의 자유등이 지나치게 강조되면, 이러한 자유는 또 한편의 주체인 교사의 존엄과 인권을 파괴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게 됩니다. 한 편만의 파괴적 이기심과 자유가 또 다른 구성원의 자유를 부정하는 결과를 낳게 되어, 공동체의 조화는 파괴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학생들의 자유는 제한된 자유가 되어야 하며, 학생의 인권조례는 교사 인권에 대한 존중이 함께 고려 된 후의 결과물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좌파진영에서 주장하는 ‘노란 봉투법’은 파업권의 범위를 확대하고 파업의 자유를 강하게 보장하는 법인데, 이 법안이 공평한 관찰자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과연 공감 받을 수 있을지는 깊이 따져 보아야할 부분입니다. 파업권의 무차별한 자유는 일방의 방임적 자유와 파괴적 이기심으로 전락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 법안이 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명분보다, 노동자의 파괴적 자유를 보장하여 프롤레타리아의 정파적 이기심만을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입니다.(물론 부르조아의 정파적 이기심도 제어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또한 최근 새만금 잼버리 파행 사태도 스미스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새만금 잼버리는 SOC개발을 통해 전라북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로 알려져 왔습니다. 전북도의 새만금 잼버리 개최는 전북도의 생활개선향상이라는 긍정적  자기사랑의 발현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이기심의 발현은 공평한 관찰자의 승인에 의해 국가전체의 공적 증진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과 결과는 사회전체의 공감을 얻을 수 없을 정도로 한마디로 비참하였습니다. 

아담 스미스는 이기심이 공익증진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이성과 자기통제라는 신중이 요구된다고 말하였습니다. 

여기서 이성이란 예측능력, 예견능력을 말합니다. 그런데 잼버리를 준비하는 주최측은 화장실, 의료체계, 식수등의 부족을 예견하지 못했습니다. 잼버리를 준비하는 이들에겐 이성이 작동되지 못했던 겁니다. (예견했는데도 그 상태를 방치하였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자기통제도 엉망이었습니다. 잼버리를 준비하는 공무원들이 잼버리와 무관한 지역으로 외유성 출장을 떠나는 등, 이들은 사회가 공감할 수 없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이렇다보니 행위자들의 이성과 자기통제의 부재, 곧 신중의 부재로 인해, 이기심이 국가전체의 발전으로 연결되기는커녕, 국가 발전의 흐름과 역행하는 모습을 초래하였습니다. 

그럼 도대체 이번 잼버리 파행 사태에서, 이기심을 통제하여 공적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신중이 작동하지 못하고 행위자의 행위가 공감을 얻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스미스는 다음과 같이 지적합니다. “관찰자의 공감을 얻으려면, 자신의 자기사랑의 오만함을 꺾고 이를 다른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내려야 한다.”

이 구절에서의 강조점은 오만함입니다. 

한국은 월드컵, 동계올림픽등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나라라는 평판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잼버리는 과거의 행사 성공을 과신한 나머지, 야영생활등이 주가 되는 잼버리의 준비에 상대적으로 안일하게  접근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과거의 경험에 대한 오만이 신중대신 나태와 방탕함을 야기한 것입니다. 

오만은 기존의 역량을 훼손시키기에 충분한 파괴적 힘입니다. 행위의 실패는 역량의 부족보다 오만에 기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잼버리 파행 사태는 세계로부터 문화강국으로 인정받고 그 역량을 쌓아가고 있는 한국에, 오만함이  절로 스며들었다는 점을 드러낸 ‘뒤늦은 자각’으로 읽혀집니다. 

이번 잼버리 파행 사태가 한국에게 주는 교훈은 값집니다.

우선 한국이 자유의 체계를 제대로 확립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한국이 확립할 자유의 체계는, 방임적 자유에 신중과 정의가 간섭하여, ‘신중과 정의의 범위 내에서 작동하는 자유의 체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제한적 자유로 불릴 수도 있으며, 공동체적 자유로 불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스미스의 지적처럼 피해를 입힌 것에 상응한 대가를 요구하는 법적 체계가 확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위대한 파수꾼이 잠재적 가해자의 행위를 억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행위가 공감을 얻기 위해선 행위자의 오만함이 꺾여야  한다는 점이 이번 잼버리 사태에서 깨닫게 되는 큰 교훈일 것입니다. 

역량을 갖추기 전에 오만함을 내려놓는 것이 공평한 관찰자의 승인을 얻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점이 잼버리 파행에 의한 손실이 주는 값진 대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