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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접촉] 트럼프 "내가 재미를 느끼는 것은 현재다"

-접점 실패, 그 원인은?
-접촉은 쉼, 위로, 평화를 가져와


요즈음 터치, 접촉은 경계의 대상입니다. 연인이나 배우자도 아닌 사람에게 신체접촉을 행하는 것은 폭력의 일종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존 레논이 Love에서 ‘Love is touch, touch is love’라고 노래하였듯이, 터치는 원래 사랑의 표현이었으며,  위로와 평안을 주는 기능을 하였습니다.

[ 존 레논 'Love' https://www.youtube.com/watch?v=FRyXD9AKeXQ]


예컨대 엄마와 아기(혹은 사랑하는 남녀)사이의 간지럼 태우기 놀이가 그 예입니다. 간지럽힘을 당하는 아기는 불편함을 느끼지만 동시에 웃음을 터트립니다.


간지럼 태우기 놀이는 두 사람 간의 관계를 더욱 친밀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를 따뜻하게 키우는 부모일수록 자기 자녀와 자주 간지럼 태우기 놀이를 하고 이런 아이일수록 평소에 잘 웃는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원숭이들의 터치도 사람들 간의 터치와 다를 바 없이, 유대를 강화하고 상대의 긴장을 해소하는 기능을 합니다.  원숭이들은 서로 그루밍(grooming)이라는 행동을 합니다. 벼룩잡기 혹은 털 다듬기라 불리는 이 행동은 상대의 털을 손가락으로 쓰다듬는 행위를 말합니다. 그루밍을 통해 와해되기 쉬운 집단의 유대가 높아지고,  연약한 원숭이들의 불안이 해소되기도 합니다.


친밀한 사이가 아닐지라도 터치는 위로, 평화 그리고 보살핌의 정신을 전달합니다.


프리 허그 운동이 그 실례입니다.  미국인 제인슨 헌터는 인종, 민족, 국가 간의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자는 취지로  ‘안아드립니다’ 라는 팻말을 들고 길거리 행인과 포옹을 시작했습니다. 


제이슨이 프리허그운동을 시작한 계기는 어머니의 이웃사람들에 대한 포옹이었습니다. 제이슨 어머니의 따뜻한 포옹으로 위로와 치유를 받은 이웃들이 제이슨에게 그 사실을 전했고, 제이슨은 어머니의 포옹을 몸소 실천하게 됩니다. 프리허그는 이처럼 세상의 반목을 치유하고 평화를 전달하고자 한 것입니다.


결국 접촉은 먹고 먹히는 정글 같은 세상에서 쉼, 치유, 그리고 평화를 안겨주는 한줄기 빛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마음과 몸이 지쳐있을 때 누군가의 어깨에 잠시 기대면, 쉼을 얻습니다. 가슴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낄 때  사랑하는 사람의 품에 안기면, 치유를 얻습니다.  서로 갈등하고 있을 때 접점을 이루게 되면, 평화를 얻습니다.


실제로 접촉은 유대를 통해 쉼을, 돌봄을 통해 치유를, 그리고 믿음을 통해 평화를 안겨줍니다. 



◆접촉(접점) 실패, 과거기대에 연연한 탓


하지만 접촉은 실패에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접촉은 상호 간의 커뮤니케이션의 결과인데,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실패는 주체들이 접촉의 기대를 달리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전통적인 기대는 정태적인 기대 (static expectation)입니다. 사람들이 미래기대도 직전 시기의 실제상태와 별로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여, 직전의 상태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전통적인 기대가 적응적 기대(adaptive expectation)입니다. 과거의 실제 값과 과거 기대한 값의 차이를 비교하여 그 갭의 일부를 미래 기대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기대값 = 직전기대값 + 조정계수(직전실제값 –직전 기댓값)]


적응적 기대도 사실상 정태적 기대와 다를 바 없습니다. 위의 식을 풀어보면, 결국 기대값은 과거 모든 실제값의 가중평균값과 같기 때문입니다.


전통적 기대는 따라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과거에 지나치게 기댄 후향적 (backward looking)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혹은 장래에 변화를 초래하는 변수가 발생하였음에도 이러한 정보를 무시하고 과거 실제값만 맹목적으로 신뢰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적응적 기대는 객관적인 기대를 형성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러한 경직적인 전통적 기대에 대항하여 합리적 기대 (rational expectation)가 등장합니다. 이 방식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처한 사람들이 이용가능한 모든 정보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기대를 세우는 것입니다. 


합리적 기대의 장점은 다른 변수들을 고려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기대를 예상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달리, 여러 변수들 간의 상호 관련 하에서 기대를 형성한다는데 있습니다.


그렇다고 합리적 기대는 완벽할 수 없습니다. 미래의 일을 완전히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평균적으로 그렇게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값과 기대값사이에 오차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결국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든 변수를 종합하여 일반균형으로 기대를 형성하는 것이 편향되지 않는 접근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즉, 과거 정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동시에 변화된 현재를 수용하여, 미래의 기대를 형성하는 종합적인 태도가 실제에 다가설 수 있는 지름길이 됩니다. 


북미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상호간의 접점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과거의 교훈만을 미래기대형성의 수단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과거의 교훈, 현재의 변화된 상황, 미래의 비전등을 모두 결정의 근거로 삼을 때, 합리적 기대가 형성될 것입니다.


이런 관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언급한 지적과 일맥상통합니다.


“나는 과거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현재에 모든 초점을 맞춤으로써 미래를 계획한다. 내가 재미를 느끼는 것은 현재다.”



<참고문헌>

이달희,  "닿는 순간  행복이 된다"

야마구치 하지메, " 애무, 만지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소통의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