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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예고

[국회 선진화법 ① ] 국회 선진화법의 오해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 개정 작업에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은 19대 국회를 식물국회로 만든 원인이  의장의 직권상정요건의 강화에 있다고 보고, 국회의장의 심사기간 지정(직권상정) 요건에  ‘재적의원 과반수가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는 경우’를 포함시켰다.   

정의화국회의장도 국회선진화법의 개정에는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달리 안건신속처리제를 손질하자는 입장이다. 정의장은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되기 위한 요건을 현행 재적의원 5분의 3에서 과반수로 변경하여 안건신속처리제가 실효성이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제도-국회선진화법 논쟁의 핵심 

국회선진화법의 도입 배경은 폭력사태까지 이르는 여야간의 극심한 갈등을 완화시켜보자는데 있었다. 법안을 통과시키고자 하는 여당과 이를 저지하고자 하는 야당이 몸싸움을 벌이는 폭력사태를 두고, 외국의 한 언론(Foreign Policy)은 한국 국회를 격투기장으로 비유하기도 했다.(이상우)  이러한 폭력국회를 막기 위한 대안이 바로 국회법 개정인 국회선진화법이었다. 

18대 국회 때,  폭력국회를 초래한 직접적인 바탕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제도 였다. 

일반적으로 법안은 「국회의원 발의 혹은 정부 제출 → 국회의장의 법안의 상임위에 회부→ 상임위원회의 심의 의결 → 법제사법위원회의 자구 체계 심사→ 본회의에서 표결처리→ 대통령의 법안 공표」의 절차를 밟게 된다.  

그런데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은 상임위 혹은 법사위에 계류중인 법안에 대한  심사일정을 정한 후, 이 기간이 지난 후 본회의에 직권 상정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역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이 위원회가 법안을 심사할 수 있는 시간을 1일 이하로 준 사례가 전체의 94%였다.(전진영) 국회의장이 당일, 또는 다음 날까지 심사기간을 지정하고, 위원회가 그때 까지 법안 심사를 마치지 못했을 경우  본회의에 법안을 바로 상정한 것이다. 

덕분에 상임위원회에서 야당의 법안 지연 전술은 더 이상 무용하게 되었고,  야당의 법안 통과 저지를 위한 수단은 물리적 실력 행사였다. 여기서 표결이 진행되고 있는 닫힌 회의실을 열기 위해 해머와 소화기가 동원된 것이다. 이른 바 ‘동물국회’라는 말이 이러한 상황에서  나오게 된 것이다.  

이렇게 18대 국회 때 국회의장이 직권 상정한 안건은 16대 5건, 17대 29건에 비해, 97건으로 역대 최다였다.(김행범) 

따라서 국회선진화법의 핵심은 폭력국회를 조장하는 국회 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엄격히 하는데 있었다.  의장의 안건 심사 기간 지정 사유를 △천재지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교섭단체 합의로 한정한 것이다. 

이번 새누리당의 국회선진화법 개정안은 기존의 국회의장 직권상정 요건들에  ‘재적의원 과반수가 본회의 부의를 요구하는 경우’를 네 번째 요건으로 포함시킨 것이다.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은 과거 18대처럼 의장 직권상정으로 쟁점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게 된다. 여당에서 주장하는 입법지연 혹은 불임이라는 식물국회가  막을 내린다는 것이다. 


◆ 국회 선진화 법에 대한 오해 – 3/5 가중 다수결 원칙 

국회선진화법은 원칙적 입법절차에 예외적 법안이 덧붙여 만들어졌다. 다시 말해 단순과반(simple majority rule)의 원칙이 사라지고  재적의원 5분의 3찬성이라는 가중다수결원칙(qualified majority rule)이 새로운 입법기준이 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선진화법에도 재적의원 과반수가 출석하고 출석의원의 과반수가 찬성하면 법안이 통과되는 것이다. 단지  5분의3등이 찬성하여야 다음의 입법단계로 넘어가도록 하는 사항들이 입법과정에서 예외적으로 존재할 뿐이다. 

이렇게 가중다수결이 선진화법에서 입법기준이 된 양, 오해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아마도 다수당에게 유리한 상임위에서의 신속처리안건지정제도는 상임위3/5의 찬성이 있어야하기 때문일 것이다. 

의안신속처리제는 일정 시한이 지나면 법안이 다음 단계로 자동회부· 부의하도록하는 제도이다. 선진화법에서  의장 직권상정이 사실상 불가능하여, 이에 대한 대안으로 도입된 제도이다. 즉 다수당이 소수당의 방해 없이 쟁점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자동부의 회부 법안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법안이 자동회부 부의되기 위해서는 사전에 ‘신속처리 대상 안건’으로 지정되어야 한다. 소관위 재적의원 과반수의 동의로 위원장에게 ‘신속처리안건지정동의’가 제출되어야 하고, 이 법안이 전체 재적의원 3/5이상 찬성을 얻어야 ‘신속처리 대상안건’으로 지정된다.   

법사위에서도 신속처리안건지정제도가 있다.  체계자구 심사를 위해 법사위에 회부된 법률안이 이유 없이 120일 이내 심사를 마치지 못한 경우, 해당법률의 소관 상임위는 3/5의 찬성으로 의장에게 본회의 부의를 요구할 수 있다. 

이처럼 선진화법의 특이한 대표적 제도는 소수당에게 유리한 의장의 직권상정 요건 강화와  다수당에게 유리한 신속처리안건 지정제도이다. 그리고 신속처리안건은 3/5의 찬성이 필요한데, 이러한 가중다수결은 현재 다수당의 의석수로는 실현 불가능한 비율이다.

따라서 신속처리안건 지정제도가 3/5찬성요건으로 인해 다수당에게는 실효성이 없다는 점이 부각된 결과, 마치 선진화법의 입법기준은 3/5이라는 오해가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 국회선진화법은 다수당과 소수당 모두에게 유리와 불리를 동시에 안겨줘 
 
국회선진화법은 다수당 혹은 소수당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은 정확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인영) 이 법은 다수당 소수당 모두에게 유리와 불리를 동시에 안겨준다는 것이다.  

△소수파에 유리한 제도
소수파에 유리한 제도는 국회의장 직권상정요건 강화, 무제한 토론제도, 위원회 안건 조정 제도등이다. 

여기서 위원회 안건조정제도도 소수파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다. 일각에서는 이 제도는 소수파가 다수파의 법안을 지연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상임위원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1이상의 요구로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여야 동수로 총6명의 위원이 90일간의 조정절차를 거치도록하고 있다. 위원회에서 합의 처리된 안건은 상임위전체회의에서 표결이 이루어진다. 부결된 안건은 다시 소위원회로 회부된다. 

무제한 토론은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에 대해 재적 의원의 3분의 1이상 요구하는 경우 발언 시간에 제한을 받지 않고 무제한 토론을 실시한다. 

△다수파에 유리한 제도
반면 다수파에 유리한 제도는 소수파가 다수파가 발의한 법안을 지연시키는 것을 막는 법안이다. 여기에 대표적인 것이 예산안 및 세입예산안 부수결의안의 본회의 자동부의제, 의안신속처리제도등이 있다.  

예산안등의 자동 부의제도는 국회가 11월 30일까지 예산안등의 심사를 마치지 못한 경우, 예산안이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부의 된 것으로 간주된다. 이는 과거 국회가  예산안은 12월2일까지 마쳐야 한다는 헌법규정을 어기고 예산안 처리 시한을 넘긴 관행과 관련 있다. 

이러한 예산안등의 본회의 자동부의제도는 정부여당에 유리한 제도이다. 11월30일까지 예산결산위원회가 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또한 기획재정위원회가 예산안 부수법안 심사를 끝내지 못하여 본회의에 자동부의 될 경우, 예산안과 부수법안은 정부안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이 제도는 국회 예산 심사에서 정부가 주도권을 갖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전진영)


◆국회선진화법의 문제점

국회선진화법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일부 전문가들은 국회선진화법이 토론과 숙의라는 의회정치의 가치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전진영)

예를 들어, 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사위에서 입법지연이 발생할 수 있어,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지연 법안의 본회의 부의 제도가 만들어졌다. 또한 입법지연을 막기 위해 안건 신속처리제가 만들어지고, 예산안이 법정기한을 넘기지 못하도록 12월1일 예산안을 본회의에 자동부의 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자동회부 부의제도들은 국회의 입법권과 예산심의권을 제약하고 숙의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것이다. 

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되지도 못한 법안이 신속처리 대상안건으로 지정되거나, 예산안이나 부수법안을 제대로 심의할 수 없는 상황은 선진화된 국회를 구현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참고문헌>
전진영(2015), ‘국회선진화법은 국회를 선진화시켰는가?’, 현대정치연구 2015 봄호
김인영(2015), ‘국회선진화법 찬반 논의의 이론적 함의와 비판적 고찰’, 한국정치외교사논총 제37집 1호
김행범(2014),‘의사결정 규칙에 관한 공공선택론적 연구: 개정 국회법을 중심으로’, 제도와 경제 제8권 1호
이상신(2015), ‘국회선진화법과 입법교착’, 미래정치연구 2015 제5권 제1호
이상우(2015),‘국회 입법교착의 원인에 대한 탐구’, 대한정치학회보 23집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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