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5월 국민대차대조표의 추계치를 발표하였다.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 제도부문별 순자산등에 관한 자료는 정부의 경제정책 의사결정에 기여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대차대조표는 특정시점의 한 국가의 보유자산과 부채, 순자산을 기록한다. 즉 이 대차대조표에서 우리나라의 실물자산과 금융자산·부채의 가액을 파악할 수 있다.
국민대차대조표의 작성절차, 구성들을 알아본다. 또한 국민대차대조표의 기여도를 정리해 본다. 특히 소득불평도의 새로운 기준척도인 피케티의 자본주의 법칙을 이해해 본다.
◆ 기말 대차대조표의 작성
기초대차대조표에 플로우계정인 자본계정과 금융계정, 자산의 기타증감계정금액을 누적하여 합치면 기말대차대조표가 작성된다.
플로우 계정의 자본계정은 회계 기간 중 실물자산의 증감액을, 그리고 금융계정은 회계 기간 중의 금융자산의 증감액을 기록하는 계정이다.
자산의 기타증감계정은 자본계정과 금융계정에 기록되는 거래이외의 다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순자산의 증감을 기록하는 계정이다. 채굴가능한 지하자원의 발견, 원시림의 경제적 출현,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 비금융자산등의 예측하지 못한 진부화등이 이에 해당된다.
◆ 국민 대차대조표의 구성
국민대차대조표는 거주자 부문의 제도부문별 (비금융법인, 금융법인, 정부, 가계, 비영리단체)로 작성된다.
각 제도부문별 자산과 부채는 실물자산과 금융자산부채로 구분된다.
실물자산은 다시 생산자산과 비생산자산으로 구분된다. 생산자산은 생산과정에서 생산된 비금융자산으로써, 고정자산, 재고, 귀중품으로 세분된다. 비생산자산은 자연적으로 생성되었거나 생산과정이외의 방법에 의해 생성된 것이다. 토지, 특허권등이 이에 해당한다.
금융자산부채는 경제주체간의 채권채무 관계로 형성된 것이다. 금, 현금 및 예금, 주식, 수취채권등이 이에 해당한다. 비금융자산은 항상 대응되는 부채를 가지게 되어, 제도부문들을 합계한 국내통합대차대조표를 작성하는 경우 금융자산과 부채는 상계된다.
순자산과 국부는 개념상의 차이가 있다. 순자산은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잔액이다. 국부는 산출물을 창출할 수 있는 자원을 말한다. 이에는 국민대차대조표상의 일부인 유형고정자산, 재고자산, 토지와 입목, 그리고 국외순자산등이 있다.
◆ 국민대차대조표의 추계 결과
한국은행의 국민대차대조표의 잠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은 1경 630.6조원이며, 국민 1인당 순자산은 2억 1,259만원이다. 1경은 0이 16개이다.
국민순자산의 대부분은 실물자산으로, 토지자산(5,604.8조원, 52.7%)과 건설자산(3,852.4조원, 36.2%)이 전체 순자산의 89%를 차지하고 있다. 순금융자산은 부채가 자산보다 많아, (-)101.1조원이다. KB경영연구소의 최진웅연구원은 외국인들의 국내투자가 우리국민들의 대외투자보자 많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제도부문별로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전체 국민순자산의 57%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정부는 25.7%, 비금융법인은 14.3%, 금융법인이 2.9%이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전년도대비 2012년의 국민순자산의 증가는 464.6조원으로, 자산 취득에 의한 증가보다, 자산가격상승과 자연재해등의 거래 외 요인에 의한 순자산의 변동이 더 많았다.
◆ 피케티의 불평등도
국민대차대조표의 개발은 우리나라의 다양한 경제정책 수립에 기여한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자본축적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국부를 계산할 수 있어, 이를 기초로 소득의 불평등정도도 분석가능하다.
우리나라의 고정자산 순스톡은 2012년의 경우 GDP의 3.5배 수준이다. 선진국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고정자산순스톡/GDP) 비율을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의 자본축적은 선진국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富/소득) 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높았다. 2012년 우리나라는 7.5인데 반해 일본은 6.16, 프랑스는 6.05를 기록하였다. 국부를 기준으로 하면 이 비율은 9.5로 더 높아진다.
이는 소득 분배면에서 우리나라의 자본소득분배비율이 선진국의 그것보다 높다는 것이다. 즉 국민 총소득은 노동자와 자본소유자에게 배분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총 소득 중 노동자에 돌아가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고, 자본 소유자에게 속하는 비율이 높은 것이다. 주상용 교수는 이는 ‘땀 흘려 일해 번 것’보다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위의 분석은 토마 피케티가 그의 저서 <21세기의 자본>에서 분석한 불평등정도로 설명된다. 피케티의 자본주의 첫 번째 법칙인 ‘자본소득 분배율’은 ‘자본수익률 ×[부/소득(β)]’ 이다. 그러므로 부/소득이 높으면 자본소득분배율이 커지게 된다.
또한 두 번째 법칙은 균제β =저축률/성장률이다. 이 (저축률/성장률) = (부/소득)이다. 단 이 경우는 균제 상태에서만 성립된다.
우리나라의 실제 β는 9.5이다. 우리나라의 2013년의 순저축률은 18%이다. 성장률을 연평균3%로 잡는다면 균제 β는 18/3=6이 된다.
따라서 실제β가 균제β보다 크다. 이는 우리나라의 실제 자본소득분배율이 균제상태보다 과대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피케티의 법칙1,2에 의거, 주교수는 우리나라는 자본소득 분배율이 과대되어, 자본의 소유자들이 경제성장률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한다. 노동보다 물려받은 자본의 힘이 더 큰 것이다.
주교수는 논의의 핵심은 우리나라의 부/소득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이유를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