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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지옥의 도시 타클로반, 신이시여! 타클로반을 구원하소서!

 

나무뿌리를 뽑아낼 정도의 쓰나미급 태풍 ‘하이옌’으로 폐허가 된 필리핀에 드리워졌던 절망과 자포자기의 그림자가 드문드문 걷히고 있지만,  필리핀 산악지역과 타클로반(Tacloban)에는  구호품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이재민들이 여전히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식량,물,의약품등 구호품의 물류흐름이  정체된 것은   건물들의 잔해로 도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설사 도로가 복구되어도 피해지역으로 구호품을 전달할 트럭이 부족하다고 UN은 밝혔다.

 

현재로서 피해지역으로의  유일한  접근 수단인 헬리콥터나 수송기가 신속히 구호품을 이재민들에게 실어 나르거나,  피해 지역의 이재민들을 세부등으로 탈출시키는 등의  구호활동도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 피해지역의 공항들이 탈출을 기다리는 이재민들과 군용 수송기, 적재된 구호품등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규모

필리핀의 국가재해위기관리위원회(Nation Disaster Risk Reduction & Management Council)는  17일 현재 사망자수가 3,681명, 행방불명이 1186명에 이르고, 1만 2544명이 부상했다고 공식집계 하였다. 

 

또한 약  50만가구가 태풍으로  파손되었으며, 이중 절반이 완전 붕괴되어 이재민이 4백만에 달한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태풍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규모도 심각하여, 사회간접자본과 농산물등의 피해로  2억3천만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필리핀의 4분기 예상 GDP가  1분기 성장률 7.8%의 3분의 2정도인 4.1%내지 5.9%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필리핀정부는 피해복구를 위해 2014년 GDP의 3.5%를 사회간접자본에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포와 죽음의 도시, 타클로반

태풍이 관통하여 폭격을 맞은 듯이 초토화된   레이테섬의 洲都인 타클로반에는 여전히 희망의 빛이 스며들지 못하고 있다. 구호품이 타클로반으로 진입하는 통로가 차단되어 있기 때문이다. 배편으로 구호품이 타클로반의 인근 항구인 Matnog항에 집결되어도,  타클로반으로 연결되는 도로가 붕괴되어 있는 상태이다. 블룸버그는 접근도로가 6km정도만 복구되어있는 상태라고 보도하였다.

 

생존자들은 식량,물,의약품 부족으로 극심한 죽음의 공포에 빠져 있으며, 일부 생존자들은 땅을 파 지하수 파이프를 부수고 식수를 구하거나,  심지어 약탈을  자행하고 있다.

 

레이테섬의 상공회의소 소장인 Alfred Lim은 “식품음료회사와 의약품회사의 창고가 약탈당했다”고 말했다. 타클로반의 한 주민은 “나는 아기의 우유를 구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약탈을 했다.”며 “지금까지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클로반의 행정관,  Tecson John Lim은 “타클로반의 220,000주민중 90%가 피해를 입었다.”면서 “식량창고가 텅 비었기 때문에 가정집들이 약탈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약탈은 더 이상 범죄가 아니라 자기보존이다.”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또한 부상환자들의 치료도 의료진의 부족으로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타클로반에는 적어도 56,000명이상이 부상을 당해   의료진들의 도움을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고 UN은 밝혔다.

 

타클로반의 무너진 건물에 임시병동을 설치하고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Victoriano Sambale이라는 군의관은 “진료 첫 날에는 600명이상을 진료했고, 이튿날에는 700명, 셋째날에는 환자수 세기를 포기했다.”며 국제적인 지원이 절실함을 토로했다.

 

무정부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타클로반 이재민들의 한줄기 희망은 그 지역을 탈출하는 것이다. 타클로반에서   105km떨어진 서부해변도시 Ormoc시로 페리선들 타기위해 생존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타클로반 공항에서의 탈출은 더욱 쉽지가 않다.  수송기를 타기 위해 이재민들이 몇 시간을  걸어 공항에 도착해도, 언제 떠날 수 있을지 며칠을 대기하기 일쑤다.   이재민들은  군인가족이나 그 친척들이 c-130 수송기를 타는 우선권을 받는다고 불평한다. 

 

우리나라도 16일 c-130기 두 대를 필리핀에 보내, 타클로반으로의 구호물자수송 및 이재민 후송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 그 지역의 도로가 복구되고  무정부상태가 진압되면, 타클로반에서의 UN과  각국의 NGO들의 구호와 재건활동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그때까지 타클로반은  공포와 죽음의 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