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어서야 해” A씨는 이렇게 다짐하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자신의 몸을 일으키고자 합니다.
그런데 “난 원래 행복해질 권리가 없지. 행복 같은 걸 누릴 자격이 없어. 난 너무 형편없으니까.” 라며 A씨는 신음합니다. 무언가가 중력처럼 그의 몸을 다시 바닥으로 끌어당깁니다. 과거 겪은 트라우마가 A씨의 자존감을 깎아내리고 있는 겁니다.
#2.
“바보야. 이것도 못해. 넌 이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니까 맨날 안 되는 거야.”
B씨는 자신을 향해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작은 과제 하나를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책망이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B씨는 자신의 능력을 비하하며 자존감에 상처를 입히고 있습니다.
◆ 낮은 자존감 vs 높은 자존감
앞의 사례들처럼, 자존감의 손상은 ‘(자연적)수치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의미 있는 탁월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의식이 침투하여 두 사람은 수치심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낮은 자존감은 현실의 모습과 스스로가 그리는 이상적인 모습간의 격차를 넘지 못할 장벽으로 바라보도록 합니다. 그 차이에 집착하고 이를 비난할 뿐입니다. 때문에 자기가치감이 낮은 사람은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도전에 주저합니다.
반면 높은 자존감은 그 차이를 수용하고 좁히고자 합니다. 자기 효능감이 높은 이는 역경을 탓하지 않고 수용하며, 자신의 부족을 학습을 통해 채우고자 합니다. 이렇게 그는 오뚜기 처럼 다시 일어서는 뛰어난 ‘회복탄력성’을 보입니다. (브랜든)
예컨대 용기라는 탁월성을 삶의 가치로 받아들이는 한 군인이 전쟁터에 나갔습니다. 그런데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화살세례에 겁을 먹고 제대로 싸움을 못합니다. 마음 같아선 당장 도망치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처럼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자존감이 높은 그는 용기와 비겁의 격차를 좁히고자 노력합니다. 계속되는 전투를 통해 용기라는 가치를 연마하고, 강철처럼 단련되어 갑니다.
◆ 나쁜 성과는 훈련의 과정
높은 자존감을 가진 이는 자신이 목표로 하는 의미를 향해 하루하루 가치를 덧 입혀갑니다. 현재 의미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기 보다, 이를 배우고 익히고자 합니다.
이처럼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현재의 탁월성이 아닌 탁월성을 습득하는 ‘과정’에 주목합니다. 현재의 나쁜 성과로 인해 자신을 책망하지 않고, 이를 훈련의 과정으로 이해합니다.
결국 학습과 훈련이 반복 될 수록, 목표로 하는 탁월성의 의미는 체화되어 갑니다.
첼로의 성인으로 불리는 파블로 카잘스의 지인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 카잘스에게 물었습니다. “선생님, 선생님은 왜 아직도 그렇게 연습을 하십니까?” 카잘스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I’m beginning to notice some improvement.” 요즘 실력이 느는 것 같아. (최인철)
<참고문헌>
선안남(2011), 「자존감의 힘」
이무석(2009), 「(나를 사랑하게 하는) 자존감」
최인철(2018), 「굿 라이프」
너새디얼 브랜든, 김세진 옮김 (2017), 「자존감의 여섯 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