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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공정임금-노력 가설 ] 임금정보 공개 및 임금 차별 시정 → 생산성 제고

동일노동에 같은 생산성을 보이는 노동자들 간에  임금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차별을 인지 못했던 노동자가 임금차별을 인지한다면, 기업 전체의 만족도와 생산성은 어떻게 변할까요? 또한 차별 임금이 시정되었을 경우, 기업에 어떠한 영향이 나타날까요? 

‘공정임금-노력가설’에 의하면, 같은 직무 내 동일 생산성을 보이는 노동자들 간의  임금격차는 불공정성을 경험한 저임금 노동자의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어져, 생산성 하락을 초래합니다. 예컨대 임금 차별을 인지 못했던  노동자가 임금 정보 공시등을 통해 임금 차별에 대한 정보를 접했을 경우, 저임금 노동자는 노력의 수준을 낮추게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기업이 임금차별을 시정하였을 경우, 저임금 노동자의 생산성은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 공정임금-노력 가설(fair wage-effort hypothesis)

공정임금-노력가설은 동일 직무와 동일한 생산성을 가진 노동자에게 낮은 임금이 지급 될 경우, 이러한 불공정 임금은 차별받은 노동자의 노력을 감소시키게  된다는 가설입니다. 

이 가설을 정의한  미국 경제학자 George Akerlof와 Janet Yellen(애컬로프의 아내, 현 미국 재무장관)은 노동자는 자신이 느끼는 공정임금에 대한 표준이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그리고 노동자가 받는 임금이 공정임금보다 낮다면 그는 최적의 노력보다 낮은 노력을 투입하게 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공정임금과 개인이 투입하는 노력 간의 관계를 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e=min(w/w*,1) 

여기서 e는 개인이 투입하는 노력, 1은 개인이 투입해야 하는 정상적인 노력, w*는 개인이 생각하는 공정임금을 나타냅니다. 

이 식의 의미는, 노동자는 임금이 공정임금보다 높을 경우 정상적인 노력을 투입하게 되고, 임금이 공정임금보다 낮다고 생각할 경우 노력을 정상노력보다 덜 투입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는 ‘동기의 구축효과’(Motivation Crowding Out Effect)가 존재한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동일 직무에 동일한 생산성을 가지고 있는 노동자 그룹이 있는데, 그 그룹의 한 노동자만이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을 모르다가 알게 되었을 경우, 불공정 임금 차별을 받은 이 노동자는 노력투입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이처럼 불공정한 임금에 대한 정보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사기 저하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차별적인 임금이 공정한 수준으로 조정될 경우, 차별받은 노동자의 만족도와 생산성은 증가한다는 겁니다.

결국 노동자의 노력투입은 동료노동자들의 임금과 비교하여  결정되므로, 노동자의 만족도와 성과는 임금차별에 의해 달라질 수 있게 됩니다. 


◆ 상대적 임금모형

차별임금(시정)이 노동자의 직무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 임금모형’(Card et al)에 의해  설명될 수 있습니다.

만족도 함수는 다음과 같이 정의 내려집니다. 

S(w,I) = u(w) + v(w-E[m|I]) + e 

여기서 S( )는 만족도를 뜻하는 함수이고, w는 본인 임금, m은 다른 노동자 임금, I는 정보집합, u( )는 본인의 임금으로 인한 효용함수,  v( )는 본인의 임금과 다른 노동자들의 임금에 대한 기댓값의 차이로부터 오는 감정적인 효용함수,  e는 나머지의 개인효과를 말합니다. 

따라서 노동자의 만족도 S( )는 본인임금에 대한 효용과 다른 노동자들의 임금에 대한 정보집합에 의해 결정됩니다. 

따라서 다른 노동자의 임금에 대한 정보가 없을 경우(I=I⁰), 다른 노동자의 임금과 본인의 임금이 같다고 가정하게 됩니다. 즉 w-E[m|I]=0입니다. 따라서 임금비교로부터 오는 효용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S(w,I) = u(w) + v(w-E[m|I]) + e = u(w) + e

반면 노동자가 다른 노동자들의 임금 정보를 모두 가질 경우(I=I¹), 직업만족도의 변화는 v(w-m)에 의해 결정됩니다. 

다른 노동자들의 임금평균보다 해당 노동자의 임금이 높을 경우(w>m) 직업만족도는 증가하게 되고, 해당 노동자의 임금이 낮을 경우(w<m) 직업만족도는 감소하게 됩니다. 

그리고 v( )함수는 오목함수(increasing concave)로 정의됩니다. 따라서 고임금근로자의 효용증가보다 저임금 근로자의 효용손실이 더욱 크게 됩니다. 결국 임금정보가 공개되면, 전체적인 효용은 임금정보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에 비해 감소하게 됩니다. 

그런데 차별임금이 시정될 경우, 기업 전체적으로 볼 때 전체적인 만족도는 증가하게 됩니다. 

저임금그룹의 임금이 시정되면 v(w-m)으로부터 발생했던 효용손실분이 증가하고, 고임금그룹의 경우, v(w-m)으로부터 발생한 효용증가분이 감소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저임금 집단의 만족도는 증가하고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했던 고임금 집단의 만족도는 손실을 경험하게 되는데, v( )함수의 오목형태로 인해, 저임금집단의 증가분이 고임금 집단의 손실분보다 클 것이기 때문입니다. 


◆ 임금정보 공개 및 임금 차별 시정 → 만족도 및 생산성 제고

정리하면,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이 무너진 직종 내 임금 격차는 저임금의 차별을 받은 노동자의 노동 만족도와 생산성을 감소시키게 됩니다. 반면 임금 격차의 시정은 전체노동자의 효용을 증가시키게 됩니다. 

즉 동일한 노동생산성의 동료에 비해 저임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노동자는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하게 되어, 노동만족도의 감소를 느끼고 노력의 투입을 줄이게 됩니다. 

반면 동일 노동에 속하는 고임금 노동자는 본인의 임금이 동료 노동자의 임금보다 높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될 때, 그의 만족도는 증가하지만, 그 증가폭은 저임금 근로자의 만족도 감소폭에 비해 적습니다. 

따라서 전체 노동자의 효용은 감소하게 됩니다. 

그런데 차별임금을 시정하였을 경우, 저임금 노동자의 만족도와 생산성은 큰 폭으로 증가합니다. 그리고 고임금 노동자의 만족도는 소폭 감소하여, 전체 노동자의 효용은 증가하게 됩니다.  
  
결국 임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중장기적으로  차별임금에 대한 시정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전체 노동자의 만족도와 성과는 증가하게 됩니다. 

<참고문헌>
정세은, “임금차별과 차별임금공개에 대한 실험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