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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집단지성]평범한 다수가 똑똑한 소수보다 낫다 : 특수 고교등의 연줄 네트워크의 진화, 차단 할 방안 고려해야

-집단지성의 힘의 원천은 소통과 협력
-대중의 집단지성, 전문가들의 판단보다 더 객관적
-학연등 연줄 네트워크의 진화 , 막아야

# 스티브 잡스는 1986년 루카스 필름으로부터 500만 달러에 픽사를 사들였다. 당시 픽사는 실패한 사람들의 집합소였고 뚜렷한 비전조차 없었다. 그런데 잡스는 2006년 75억 달러를 받고 디즈니에 되팔았다. 회사가치를  20년 간 1500배나 성장시킨 비결은 무엇일까?


픽사가 성공에 이른 비결은 천재들의 영감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의 대화와 노력이었다.


예를 들어 픽사는 세계최초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를 만들면서 스토리에 가장 많은 신경을 집중하였다. 감동적인 이야기는 사내 감독들과 스토리 작가들이 모인 ‘브레인 트러스트’를 거쳐 나왔다. 토이스토리 감독과 제작자는 자주 트러스트를 소집해 지금까지 작업한 버전을 보여주고, 트러스트는 토론을 벌였다.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동안  스토리의 미흡한 부분들이해결 되어갔다. (삼성경제)


픽사가 제작한 애니메이션을 보면 절로 감탄이 나온다. 그러면서 탁월한 상상력의 원천이 궁금해진다.  


위의 사례는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픽사 창작력의 핵심은 공동창작인데, 천재적인 개인이 아니라 대중지성에 기반한 집단 지성을 픽사 성공의 요인으로 꼽고 있다.




◆집단지성의 힘의 원천은?


대중의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은  ‘평범한 다수가 똑똑한 소수보다 낫다’라는 말로 설명될 수 있다.  지식과 지성(intelligence)이 생산의 핵심 주체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출한 개인의 능력보다 일반 대중들의 힘을 모은 집단지성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집단지성의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레비(Pierre Levy)는 집단지성을 최초로 개념화하면서, ‘어떠한 사람도 모든 것을 알지 못하지만 모든 지식은 결국 인류 안에 있다.  사람들이 서로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여 중요한 가치를 다양성 안에서 식별하고 실제로 참여로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집단지성이다’라고 강조한다.


개별능력이 합해질 때 개별능력의 산술적 합보다 훨씬 더 큰 힘이 생성되는 것은 개인들의 소통과 협력이 다양성의 환경에서 추가적인 지성을 창출하기 때문으로 레비는 파악한 것이다.



◆대중의 집단지성, 전문가들의 판단보다 더 객관적


 대중의 집단지성은 전문가들의 판단보다 더 정확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최항섭) 대중들의 지혜는 전문가보다 덜 주관적이어서  더 믿을만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자기가 속한 진영의 이해를 수호하려는 경향이 강하여, 객관적 판단 능력을 상실하기 쉽다. 전문가들의 이러한 폐쇄적 성향은  유연한 지혜를 형성하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인들의 판단은 전문가들의 분석력보다 정확하지 못하다는 비판은 설득력이 높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상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  진영 편향적이어서 구성의 오류를 범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진나라의 여불위는 <여씨춘추>를 편찬하면서, 당대의 지식인뿐만 아니라 저자거리의 일반 지식인들에게도 책의 원본을 공개하고 상금을 걸어 책의 내용을 함께 논의하고 가감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이후 최종 탈고를 하였다.(이애경) 일반인의 지성의 객관성을 높이 평가한 예이다.


20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시민 참여단이 내린 인상적인 권고안도 숙의민주주의에 근거한 대중의 집단지성이 전문가의 주관성보다 우월할 수 있다는 예증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특수 고교등의 연줄 네트워크의 진화, 차단 할 방안 고려해야


대중지성의 힘은 네트워크 효과에 있다.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이 정보의 교환으로 이어져, 개인의 능력을 확장시킨다.


그러므로 나와 내가 속한 집단의 주변에 울타리를 치고 울타리 밖 외부와 네트워크를 형성하지 않을 경우, 집단지성의 시너지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특정 집단이 외부와의 네트워크와 협업에 소극적이면 그 집단의 배타적 이익만이 강조될 뿐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자신이 속한 집단 외부와의 교류를 허락하는 교량형 네트워크 형성은 인색하다는 평이다. 이는 한국의 특유한 연줄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네트워크가 학연 지연등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다. 


학연등으로 봉쇄된 폐쇄성은 강력한 응집력을 가져오지만 집단 외부와는 배타성을 강조한다. 


게다가 이러한 연줄은 사회의 공적인 질서와 시스템을 부인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부상하는 대표적인 학연이 특목고등으로 대표되는 특수고교의 학연이다. 이러한 내부 결속형 네트워크는 연줄에 의해 네트워크가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어 배타적이고 폐쇄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집단 간의 상호교류를 막고  사회 전체의 호혜성을 차단할 수 있다. 


따라서 연줄로 이어진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학연과 지연의 진화를 제도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고문헌>
삼성경제연구소(2010), 「가치창출의 새로운 원천, 집단지성」
최항섭(2009), “레비의 집단지성:대중지성을 넘어 전문가 지성의 가능성 모색”,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 통권 제26권 3호 
이애경(2011), 「집단지성의 기업 내 성공적 도입에 관한 연구」, 경기대 석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