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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안화 국제화 ② ] 위안화 국제화 배경은 무엇인가?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 경제 침체의 신호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또 한편으로 환율 유연성과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시도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 통화국제화란? 

통화국제화란 한 국가의 통화가 발행국가 이외의 국가에서 사용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핸드폰을 중국에 수출하고 수출대금으로 위안화를 받게 된다면, 위안화는 국제통화로 사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통화(위안화)의 국제화는 3단계의 절차를 밟게 된다. 

1단계는 통화가 ‘교환의 매개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위안화가 무역결제수단이나 대외채무 상환으로  사용된다. 1단계가 발전되면 2단계로 통화가 ‘금융거래의 표시단위’로 사용된다. 환율 페그시 기준통화로 사용되는 경우등이다. 

3단계는 통화가 ‘가치저장수단’의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다. 이는 예금· 대출· 채권 발행등에 사용되는 투자통화와 각국의 외환보유액을 구성하는 보유통화로 구분된다. 

통화국제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축통화(key currency)로 사용되는 것이다. 

통화 국제화 3단계에 걸쳐 널리 통용되는 통화를 기축통화라 지칭한다. 통화가 세계 여러 국가의 암묵적인 동의 하에 국제 결제, 환율 기준통화, 그리고 투자통화 및 준비통화로 사용되고 있다면, 기축통화의 지위에 올라있다 할 수 있다.  현재는 미국 달러가 이에 속한다. 


◆ 기축통화의 편익 

한 나라의 통화(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면, 어떠한 편익이 있을까? 

기축통화 발행국은 화폐주조이익인 시뇨리지 수익을 얻는다. 화폐를 발행하면 교환가치에서 발행비용을 차감한 차익이 생기는데, 이를 시뇨리지 수익이라 칭한다. 

100달러 지폐를 인쇄하는데 1달러의 원가가 발생한다면, 100달러로 외국의 물품을 수입할 수 있다. 차익 99달러가 화폐주조이익에 해당한다. 기축통화국은 화폐를 찍어내고 대외적자를 화폐주조이익으로 보충하게 된다. 

기축통화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국채를 발행할 수 있는 유동성 할인의 편익을 누릴 수 있다. 

유동성할인은  금리차이를 이용한 차익거래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기축 통화국에서 자금을 저리로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로 자금을 투자하게 되면, 금리차익을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기축통화를 국제무역에서 결제통화로 사용하게 된다면, 환율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다. 자국통화로 결제가 가능해져 환율 불안에 노출될 위험도 줄어들게 된다. 

정치외교측면에서, 기축통화는 발행국의 국제적 지위를 높일 수 있다. 한 국가의 통화가 가치저장수단으로 널리 통용된다면, 이 통화는 다른 통화보다 높은 지위를 가진다. 이는 국제무대에서 영향력과 발언권이 강해짐을 의미한다. 


◆기축통화의 비용

기축통화는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편익 뿐만 아니라 비용도 발생하게 된다. 

우선 기축통화는 ‘트리핀의 딜레마’에 직면한다. 기축통화는 태생적인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축통화 달러는 결제수단과 투자수단으로 널리 사용된다. 따라서  각국의 달러수요는 증가하는 만큼 미국은 달러를 추가 공급해야한다. 

하지만 문제는 달러를 공급하기 위해  경상수지 적자가 심화된다는 것이다. 미국은 수출보다 수입을 늘려 달러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경상수지 적자는 국채를 발행하여 메우게 된다. 이렇게 국가채무가 누적되어 채무한도에 근접하게 된다면 달러의 신뢰도는 하락하게 된다. 달러에 대한 믿음이 약화되면 작은 대내외 충격에 달러를 투매하게 된다. 이는 달러가치의 하락으로 연결된다.  

이처럼 국제통화의 유동성공급과 통화가치 하락등의 기축통화신뢰성 간의 충돌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트리핀의 딜레마’라고 부른다.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지게 된다.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면, 다른 국가들은 위안화를 국제준비자산으로 보유하고자 한다. 중국은 국제수지 적자를 통해 주변국의 위안화 수요를 만족시키게 된다. 이처럼 위안화의 수요가 커지게 되면 중국의 무역적자도 커진다. 위안화 유동성 공급은 장기적인 적자로 위안화 가치하락을 초래하게 된다. 이른바 트리핀 딜레마에 빠지게 될 수 있다.  


◆ 중국 고유의  위안화 국제화 배경

기축통화는 공통적으로 시뇨리지 수익등 다양한 이득을 누릴 수 있는 가운데, 중국 나름의 위안화 국제화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현재 기축통화인 달러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이다. 미국의 경상수지와 재정적자가 누적되면서 달러채무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막대한 채무는 달러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면서,  달러가치 하락을  초래 할 수 있다. 

물론 현재 세계경제의 불안으로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 한 나라의 통화 가치는 그 나라의 경제 기초체력을 반영하는 것으로, 미국 외에 안정된 경제성장을 보이는 국가는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혹자는 경제 불안 심리가 깊어지는 한,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에도 불구하고 달러가치가 오르는 달러의 역설을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론으로 기축통화의 태생적 모순에 기초한다면, 미국달러의 가치 하락이 정상적인 흐름이 된다.  

이점이 위안화 국제화 노력의 배경이 된다.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달러 표시자산의 비중이 큰 중국은 막대한 환차손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중국의 대표적인 달러자산으로 미국의 채권을 들 수 있다. 수출등으로 달러가 유입되면, 위안달러환율이 하락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미 수출흑자로 유입된 달러를 미국채권구입의 형식으로 다시 중국 밖으로 유출시키게 된다.  따라서 달러가치 하락으로  달러표시자산의  막대한 평가손실이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의 배경이  이러한 중국의 달러자산의 평가손실과 관련되어 있다.  

외환보유액의 막대한 관리비용도 중국의 부담으로 남는다. 수출 혹은 자본유입로 증가한 달러는 중앙은행의 본원통화증가를 초래한다. 중앙은행은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거나 지급준비율을 높여 증가한 통화량을 흡수하게 된다.  이 통안증권 이자비용등 외환보유액의 관리비용도 중국경제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게다가 중국금융당국이 외환보유액 증가로 인한 유동성을 모두 흡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증가한 유동성은 부동산투기등에 사용된다. 

결국 위안화 국제화는 중국이 안고 있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