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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한중 FTA 효과] 한중 FTA로 무역효과보다 무역 외적인 효과 기대 높아

지난 10일 정부가 실질적으로 타결되었다고 선언한 한중 FTA협상이  낮은 수준의 개방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 FTA체결의 실질적 기대효과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한국은 한중 FTA타결로 13억 인구에, 7조 달러의 내수시장을 가진 세계 2위의 거대시장을 확보함에 따라,  국내 실질 GDP와 사회후생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서 각각 1위와 3위 품목에 포함되어 있는 반도체, 휴대폰 등은  대부분 정보기술협정(ITA)대상에 해당되어 지금도 무관세로 무역이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LCD를 10년간 철폐로 완전 개방을 미루었다. 

 자동차의 경우도 대부분 중국공장에서 생산되어 중국시장에서 소비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된 완성차는 약 160만대였으며, 한국에서 생산되어 중국시장으로 수출되는 기아·현대차는 약 4만5천대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자동차 부품은 수출 양허대상 목록에 올랐다. 대중 수출2위 품목인 석유화학의 경우도 대부분의 품목이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 석유화학 품목 중 대중 수출비중이 높은 에틸렌의 경우 현재 5%의 관세율이 매년 0.3%씩  감소하여 15년간 완전 철폐된다. 

기계의 경우 고부가가치 수치제어공작기계등도 양허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한국이 비교우위가 있는 대부분의 서비스 항목도 양허품목에서 제외되었다. 회계, 세무, 공학, 도시계획, 의료, 치과, 컴퓨터, 부동산, 교육, 금융, 관광, 레크레이션, 운송등 고부가가치 서비스항목은 모두 제외되었다. 

이에 대해 한국의 경우, 한국의 초민감품목인 중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농축수산물중  약 30%가 양허가 제외 되었다. 농축수산물 중 양허제외 품목은 쌀, 양념 채소류(고추, 마늘, 양파등), 배추, 오이, 우유, 계란, 인삼, 쇠고기, 돼지고기, 과실류(사과, 감귤, 배등), 주요 어류 ( 조기, 갈치, 오징어, 넙치)등이다. 

이러한  낮은 개방은 일반적으로 FTA체결로 기대하는  무역효과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 농산물 양허 범위는?

개방으로 가장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은 농축수산물은 양허제외율이 30%로,  한미 FTA의 경우 양허제외율인 0.9%에 비해 높다. 

우리의 식량이 되는 곡물류 중 양허제외 품목은 쌀, 콩 사료용 콩, 칩용 감자, 종자용 감자, 겉보리, 쌀보리, 맥주맥, 보리 기타, 사료용 옥수수, 옥수수 기타, 감자전분, 옥수수 전분, 밀전분, 고구마, 팥 종자용, 메밀, 율무등이다. 

일부 곡물은 저율관세(TRQ)가 적용된다.   식용콩은 현행관세 487%를 유지하게 되나, 10,000톤까지는 저율관세가 적용된다. 현행 269%의 관세 품목인 맥아는 TRQ 5,000톤, 고구마 전분은 TRQ 5000톤, 팥 기타는 TRQ 3000톤을 적용받는다.  

관세 감축 곡물은 종자용 옥수수로,  현행 관세율인 328%에서 10년 균등감축으로  130%까지 줄어든다. 

과일 과채류의 양허 제외 품목에는 사과, 배, 단감, 수박, 딸기, 포도, 복숭아 감귤류, 오렌지, 키위, 멜론, 기타 딸기, 토마토, 토마토 쥬스, 오이, 호박, 가지등이 있다. 

토마토중 최종관세철폐 품목은 조제저장처리(20년 철폐), 토마토 케첩, 토마토 소스(20년 철폐), 토마토 페이스트(15년 철폐)등이다. 

양념채소와 인삼등은 대부분 양허제외이다. 고추, 마늘, 양파, 생강, 파, 수삼, 홍삼, 참기름, 땅콩등이다. 하지만 인삼차와 인삼음료는 20년 후 관세를 완전 철폐하게 된다. 피넛 버터도 20년 철폐이다. 

TRQ가 적용되는 양념채소에는 참깨(TRQ 24.000톤)이다. 관세가 감축되는 양념채소에는 들깨(5년 균등 10%감축), 조제저장처리 땅콩(5년 균등 10%감축)등이 있다. 

가공식품 중 유예 후 완전철폐품목에는 초코릿류(5년 철폐), 귀리빵(5년), 비스킷(10년), 커피(10년), 라면(5년), 포도주(10년), 소주(20년)등이 있다. 


◆ 한중 FTA타결로 인한 경제효과는?

한중 FTA타결로 우리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어느 정도 일까? 현재 정부가 공산품에 대한 양허품목등을 공개하고 있지 않아 정확한 거시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중국학자 조진룡이 분석한  한중FTA 를 통한 거시경제 효과는 이에 대한 대략의 답을 제공하고 있다.  

그가 작성한 시나리오는 한국의 쌀, 곡물류, 야채와 과일류, 유채씨등을  관세철폐 예외 부문으로 간주한다. 이는 현재 발표한 농산물 양허품목의 범위와  유사하다. 또한 중국의 경우, 중국의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부문을 협상 예외로 설정하고, 전기 전자· 기계· 기타 제조업 부문에 대해서 관세 50%를 철폐한다고 가정하였다. 자동차 부품은 양허대상에 포함된 점은 차이를 보인다.  

이 시나리오는 한중이 체결한 낮은 수준이라는 개방 면에서  유사점을 가진다. 

조진룡의 분석에 따르면, 한중 FTA 체결 후 한중 양국의 후생 실질 GDP, 수출입 등은 모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양국은 수출보다 수입의 확대로 무역적자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한중FTA의 무역전환효과로  기타 국가들은 후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였다. 

중국의 후생은 1억 2400만달러, GDP는 0.09%, 수출은 3.18%, 수입은 4.53%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중국의 전체 무역적자가 13억 9,400만 달러가 확대 될 것으로 추정하여, 무역조건이 악화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반면 한국의 경우, 한국의 후생은 32억달러, GDP는 0.22%, 수출 수입은 각각 4.62%와 7.63%증가할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국의 무역적자도 7,728만 달러 확대 되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한편 무역전환 효과의 영향으로 기타 모든 국가의 후생은 한중 FTA로 인해 손해를 입는 것으로 분석되며 일본 ASEAN NAFTA EU그리고  기타 국가의 후생은 각각 3.35억 달러 2.93억달러 1.89억달러, 2.02억 달러 그리고 9.84억 달러가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 국가들의 수출입도 어느 정도 감소하고 무역조건도 악화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반면 12일 중국 칭다오(靑島)시에서 개최한 '2014 한중 CEO 포럼'에서 쑹즈융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 소장은  한중FTA의 GDP 기여율은 한국은 2.443%, 중국은 0.39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하였다. 

조진룡이 시나리오에, 그리고 쑹이 실제 협상 결과에 근거한 전망이어도, 이 둘의 GDP예측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 한중 FTA체결의 실익은?
 
전문가들은 한중 FTA가  양국의 무역의 실익보다, 무역외의 경제효과와 외교적 이익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양국이 서로 비교 열위에 있는 품목을 양허제외나 단계적 철폐 품목으로 정하였기 때문이다. 

우선 경쟁국에 대한 견제가 FTA체결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원종현 국회입법조사관은 일단 FTA를 맺게 되면 무엇보다  경쟁국인 일본보다 중국시장을 한발 앞서 선점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중국시장을 겨냥한 미국 유럽 기업의 투자 또한 확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덧붙여 원 조사관은 중국에 직접 투자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의 부가가치세 환급과 관련한 문제도 FTA를 통해 상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중국은 가공무역에서 내수중심으로 경제체질을 변경하고 있다. 기존의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제3국으로의 수출을 할 경우,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수 있었으나, 이제 수출 대신 내수로 전환됨에 따라 부가가치세 환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러한 추가 비용을 FTA로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FTA 타결로  외교적인 이득이 큰 성과로 꼽히고 있다. 중국과 FTA를 체결함에 따라 동북아시아 지역의 정치안정화와 한반도의 안정에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한반도 주변을 중심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의 힘에 의해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안보 리스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이러한 리스크가 낮아지면, 한국의 국제 신용도는 높아지게 된다.  

또한 북한과의 관계 개선도 이점이 될 수 있다. 한중 체결로 한국의 대중국 투자가 활성화되면 중국 동북지역에 대한 한국 자본의 진출이 확대될 것이고, 이는 한국 북한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촉진시킴으로써 북한 경제의 안정에 긍정적 기여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이 한중 FTA로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일까?

우선  중국은 한국을 조만간 기술 면 에서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가 한국과 FTA를 체결하게 되었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완전 관세철폐 유예기간 동안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 현재로서는 한국에 비해 무역이익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나,  제조업의 여러 분야에서 한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또한 한중 FTA를 통한 안정적인 시장경제의 구축도 중국이 기대하는  FTA효과이다.   미국식 글로벌 스탠다드를 받아들이기에는 많은 사회 경제적 비용이 소요되나, 한국과의 FTA를 통해 적은 비용으로 시장경제를 심화시켜 나갈 수 있다. 

특히 중국은 한국과의 FTA로 자국중심의 지역주의 형성을 촉진하려는 전략적 목표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은 한중FTA를 통해 일본의 동아시아 지역협력권보다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일본보다 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에서 뒤쳐져있던 중국은 한중 FTA 로 중국의 동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는 중국이 미일동맹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과의 FTA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 주도의 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에 일본이 가입을 선언하는 등 대중국 포위망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으로서는 FTA를 통해 한국을 견인하여 미일 동맹을 견제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번 한중FTA 실질적 타결은 양국이 무역의 벽을 없애는 FTA의 본래적 이득보다,  무역외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협상으로 분석되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