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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신사업 장애, 7가지 바이러스] 신사업 성공을 위해, 개방적 기업문화 조성 필요

1968년 영국과 프랑스가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를 공동 개발하였다. 이 사업은 얼마 지나서 사업성이 없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오일쇼크와  음속돌파시의 소음으로 비용증가와 수요 감소를 초래한 것이다.  

하지만 양국은 이 사업에서 즉시 손을 떼지 못했다. 매몰비용에 연연하여 사업을 지속한 것이다. 1972년 까지 콩코드 20기를 제작하고 2003년 까지 운항을 계속하였다. 

이러한 기업의 신사업 실행단계에서에서의 오류를 ‘White elephant’바이러스라 부른다.  이는 신사업 출범 후, 지금까지 공들인 노력이 아깝다고 여겨, 조기에 중단하지 못하고 기업은 발 빼야 할 사업을 지속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몇 년간 우리 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불린 신사업에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철수하게 된 것도 각각의 사업진행단계에서의 기업이 범한 오류와 연관되어있다. 

지난 4~5년간 국내 주요기업들이 MB정부의 신성장동력 정책에 뛰어들었으나, 대부분 실패하였다. 당시 정부가 발표한 신성장동력인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발광다이오드, IT융합, 바이오」등의 사업을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도에  접었다.  

예컨대 삼성그룹의  5대 新樹種사업인 바이오, 의료기기, 이차전지, 태양광, LED중에서 현재 이차전지 사업만 실적개선이 예상되고, 이도 cash cow 역할을 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기업이 이처럼 신사업에 뛰어들면서 사업의 ‘발굴→ 기획→ 실행’ 진행 단계마다 성공에 걸림돌이 되는 의사결정오류를 범하게 된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의 박용삼 수석연구원은 “신사업의 성공확률이 10~20%로 저조한 것은 시작할 때의 의욕과 열정이 지나쳐 중간과정에서의 위험요인들을 간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신사업 추진 시에는 ‘해야 하는 이유’와 더불어 ‘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함께 고민하는 균형 감각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박 수석연구원은  신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이 범하는  편견과 오류를 바이러스라 명명하고, ‘신사업 성공을 막는 7가지 바이러스’를 적시하고 그 시사점을 제시한다. 


◆ 신사업이 빠지기 쉬운 7가지 함정 

▶ 아이템 발굴 단계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 

① 레밍스(Lemmings) 바이러스 :
남들이 뛰어드는 사업 분야에 덩달아 편승하는 오류를 말한다. 레밍스는 북유럽에 서식하는 나그네 쥐로, 개체수가 일정 수를 넘으면 다 같이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죽는다고 한다. 

이 오류의 대표적인 예로 1990년 대 후반 닷컴 버블을 들 수 있다.  기업은 다른 기업들이 미리 사업의 타당성을 분석하고 뛰어들었다고 판단하여, 앞뒤를 가리지 않고 레드오션에 발을 담그게 된다.  


② 집단사고 바이러스 :
비록 사업의 전망에  의구심을 품는  일부가 존재하여도, 기업 구성원들이 조직에 대한 일치감과 응집력을 위하여 어정쩡한  아이템에 반대 없이 의견일치를 이루는 경향을 말한다. 

2012년 파산한 아날로그 필름의 대명사인 코닥이 이의 대표적인 예이다. 조직의 어느 누구도 디지털 카메라등 이질적인 신사업의 전개에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 전략초점의 결여의 문제가 발생해도 이에 대한 문제를 간과하였다. 


▶ 기획 단계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 

③ 자기 確證 바이러스 :
사업관련 정보를 선별적 편향적으로 수용하여, 기획중인 사업의 성공을 정당화하는 오류를 말한다. 그 결과 투자에 따른 이득 부분은 과다 계상하고 손실 부분은 과소계상 하게 된다.  

1990년대 후반 삐삐를 이어 등장한 발신전용 무선전화 시티폰은 수발신 핸드폰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됨에도 사업의 전망을 낙관하였다. 

④ 갬블러 바이러스 :
씨앗을 이곳저곳 뿌려두면, 언젠가는 이 중 하나라도 싹이 나서 성공할 것이라는 오류이다. 마치 ‘오늘은 잃어도 내일은 따겠지’라는 도박사의 흐릿한 판단과 유사하다. 

씨뿌리기보다 인큐베이팅이 훨씬 중요함에도 이를 무시한 것으로, 1960년대 말 제록스사의 PARC연구소가 레이저 프린터, 초고집적 반도체, 유비퀴터서등 각종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였으나 모두 사장되었다. 이삭은 훗날 애플, 인텔, HP가 주어 키우게 된다. 


⑤ Better Mousetrap 바이러스:
제품의 품질만 좋으면 고객들이 자신의 문 앞으로 찾아 올 것이라는 오류이다. 이는 ‘Build a better mousetrap, and the world will beat a path to your door.’라는 150년 전 시인 에머슨의 말로부터 기인한다. 당시 쥐덫 특허 열풍에 휩싸인 시대 상황을 묘사한 말이다. 

이 오류는 정교한 비즈니스 모델과 마케팅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실행 단계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 

⑥ 흰 코끼리 바이러스: 
매몰비용을 정당화하기 위해 현재의 선택이 왜곡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흰 코끼리’는 옛날 태국의 왕들은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에게 하얀 코끼리를 하사한 이야기로부터 유래된다.  이 신하가  수명 70년의 코끼리에게  하루 수백 킬로그램의 먹이를 먹이고, 게다가  왕이 선물한 영물을 죽일 수도 없어 고통을 받았다는 것이다. 


⑦ 돈키호테 바이러스 :
사업진행 중에 시장상황이 사업시작과 달리 바뀌었음에도, ‘하면 된다’를 외치며 고정된 방식을 고수하는 오류를 말한다. 사업의 변수에 상응한 플랜 B등의 준비 없이 최초계획을 강행한다. 

대표적인 예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웅진과 STX등이다. 이 기업은 단기간에 신사업을 밀어붙이면서 지나친 다각화와 감당할 수 있는 능력 밖의 사업 확장으로 결국 몰락하게 된다. 


◆ 시사점 

박수석연구원은 신사업의 성공을 위해 개방적·창의적 아이디어를 끌어내어, 집단주의적 사고를 극복할 것을 주문한다. 실례로 3M등이 실시하고 있는 15%~20%의 Slack time의 도입을 제안한다. 슬랙 타임은 정식 업무시간 중에 개인이 관심 있는 아이디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재량적 시간을 말한다. 

그리고  실패에 대한 해석과 관리를 차별화하여야한다. 

장기로드맵에 생산수율, 잠재고객 접촉 및 확보 건수 등의 중간 마일스톤을 설정해두고, 진도 달성여부를 판단하여 사업의 지속성을 결정해야한다. 이는 조기에 재무적성과를 잣대로 사업의 성패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성실실패‘Honorable failure’를 인정하고 장려함으로서 임직원들의 신사업 몰입을 유도 할 수 있다. ‘성실실패’란 열심히 노력을 했으나 변수의 돌출로 바람직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특히 ‘GO’ ‘라는 저돌성이  불가피한 신사업의 성격을 인정하고, 미리 가능한 모든 위험요소들을 살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외부전문가와 함께 사업의 위험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신사업 최종결정은 무기명 찬반투표 형식을 도입해야한다. 

그리고 토론에서 소수의견을 수용하고,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그룹을 설정하여 건전한 비판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