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주의에 혜성처럼 등장한 <21세기 자본>의 저자 피케티 교수는 마르크스와 비교될 정도로 자본주의에 대한 신선한 충격과 경고를 던지고 있다.
그는 자본주의 발전과 지속성의 걸림돌로 인식되고 있는 소득불평등이 부의 집중으로 부터 비롯되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20일 연세대 강연에서 "거액의 보수를 받는 '슈퍼 경영자'들이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면서 "고액 연봉자들이 부의 편중에 일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경영자들이 기여도에 비해 지나친 소득을 받는다는 소득불평등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해할 수 있으나, 그의 발언의 핵심은 ‘부의 편중’에 초점을 두고 있다.
고액 소득 중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고, 소비 후 잔액은 저축으로 배분된다. 소득 중 대부분이 주식, 채권, 예금으로 투자되게 되고, 이는 결국 자본, 즉 부의 증가로 연결되는 것이다. 결국 피케티의 소득 불평등 이론에 대한 관심은 ‘부의 집중’임을 알 수 있다.
그의 독보적인 업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부의 집중으로 인한 소득불평등이란 어떤 의미일까?
▲ 자본소득과 소득불평등
피케티는 소득 불평등성의 악화가 부의 불평등성(Wealth Inequality)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부의 집중은 자본소득의 증대를 야기하고, 결국 소득불평등을 초래하게 된다. 다시 자본소득의 증대가 부를 늘리게 된다. 이점이 소득을 최상층으로 집중시키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실증분석으로 피케티는 상위 1%로 국한하면 이들 소득의 대부분은 자본소득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OECD의 자료를 보아도 상위10%를 더 세분화하면 상위1%나 최상위0.1%를 대상으로 살펴보면, 이들 소득의 대부분은 자본소득이라는 것이다. 즉 고소득자의 소득원천을 살펴보면 자본이득(capital gain), 자본소득, 사업소득유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여기서 소득과 자본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소득은 1년간의 유량(flow)변수이다. 자본 즉 부는 한 시점에서의 저량 변수(stock)이다.
피케티의 자본은 마르크스가 언급하는 생산 자본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재산, 부라는 개념이다. 주식·토지·부동산·채권·예금·무형자산등 모든 재산을 일컫는다.
소득의 일부는 이러한 자본으로부터 발생하게 된다. 주식으로부터 배당소득, 채권·예금으로부터 이자소득, 부동산으로부터 임대소득 그리고 무형자산으로부터 로얄티소득 혹은 특허권 대여소득등이 발생한다. 반면 노동소득은 근로소득을 말한다.
결국 상위계층으로의 소득집중으로 인한 소득불평등은 이처럼 자본소득이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자본소득의 증가는 부의 집중으로 인한 것이다.
▲ α
그렇다면 자본소득은 어떻게 증가하는 것일까? 부는 어떻게 집중되는 것일까? 즉 어떻게 부의 불평등(,wealth Inequality)이 발생할까?
자본소득을 피케티의 기본법칙으로 이해해 보자. 그의 자본소득의 개념은 자본소득분배율 α로 설명된다.
그가 고안한 자본주의 기본법칙은 두 가지이다.
△ 자본주의 제1기본법칙: α=r×β
(단,α=자본소득/국민소득, r=자본소득/자본스톡=평균자본수익률, β=자본스톡/국민소득= K/Y)
△ 자본주의 제2기본법칙 : β=s/g (s=저축률, g=성장률)
α=자본소득/국민소득에서 자본소득은 rK이다. 그러므로 α=r × K/Y이다.
최상위 소득자의 자본소득 집중도가 높다는 것은 자본소득분배율 α가 높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소득불평도의 기원이 된다. 즉 총소득 = 노동소득 + 자본소득이므로, 소득 불평도는 노동소득의 비율은 줄고 자본소득의 비율이 커져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자본소득분배율 α가 커져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것이 피케티의 연구의 핵심이다.
그의 자본주의 제1법칙을 보자. α=r×β이다. 여기서 α가 커지기위해서는 r가 일정하다는 전제하에 β가 커져야한다.
여기서 β는 어떻게 변화될까? β의 상승은 제2 기본법칙으로 설명된다. β=s/g이다. 그러므로 s가 일정하다는 가정 하에 g가 감소하여야 β가 커진다. 실증분석에서 성장률은 하락하는 추세라고 한다. 기술진보의 정체성으로 성장률 g가 하락하고 이는 β의 상승을 이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자본소득분배율 α가 증가한다.
β 상승의 또 다른 분석은 피케티가 ‘자본주의의 중심적 모순’이라 부르는 ‘r>g’ 에 근거한다.
제일 법칙은 α=r×β 이다. 여기서 β에 제2법칙 β=s/g를 대입해 보면, α=r×s/g이다. s가 일정하다면, α=s ×r/g 가 된다. 그러므로 r이 g보다 크다면, α가 커지게 된다. 즉 자본수익률이 성장률보다 크게 되면 자본소득 분배율이 커진다는 것이다. 피케티가 r>g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의 축적
자본의 축적과정을 β를 통해서도 이해할 수 있다.
예컨대 어떤 경제의 저축률 s가 12%로 주어졌는데, 성장률 g가 감소하는 경우, 즉 2%에서 1.5%로 하락한다면, β(s/g)는 12/2=6에서 12/1.5=8로 증가하여 자본은 8년치 국민소득에 해당하는 자본스톡을 축적 할 수 있다. 즉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총자본스톡의 소득배율인 β, 즉 K/Y는 증가하여 자본축적이 확대된다.
이러한 자본의 증가는 일정한 r에 의해 자본소득은 더욱 증가하게 되고 (자본 × r = 자본소득), 다시 이 자본소득은 축적되어 자본의 증가를 초래하게 된다.돈이 돈을 번다는 논리가 여기에 성립된다.
즉 자본소득의 축적은 자본의 증가, 부의 증가를 가져온다. 결국 자본소유자인 최상위계층으로의 부, 재산의 집중은 더욱 심화된다.
실제로 그는 프랑스의 불평도를 분석한다 1810년 부터 2010년까지 200년간의 프랑스의 가구단위 부의 불평등의 변화를 파악한다. 상위10%및 최상위 1%가 1910년 까지 각각 80%와 45%를 점유하다, 1970년까지 이 비율이 하락하여 1970년대부터 60%와 20%를 유지하고 있다.
▲ r>g의 예
직관적으로 α의 증가를 야기시키는 r>g를 이해해보자. r은 자본의 투자수익률, 혹은 이자율이다. 1기에 김씨가 예금 10,000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은행에 예금해서 400원의 부가 증가하여 1기말에 10,400이 되었다. 그러므로 r은 400/10,000=4%이다. 또한 1기에 이씨는 근로소득 400원을 벌었다. 그러면 총소득은 800원이다.
2기에 다시 김씨가 증가한 10,400을 예금 하면, 10,400원의 4%인 416원의 부의 증가를 가져온다. 2기에 이씨의 경우, 전기 근로소득 400원에서 4%의 임금상승률을 반영한 근로소득은 416원이다. 따라서 총소득은 832다
성장률은 전기 대비 당기소득 증가분이다. 따라서 (832-800)/800=3.75%가 된다. 하지만 투자수익률 r은 여전히 4%가된다.
정리하면 r>g = 4% > 3.75%이다. 이처럼 재산을 투자한 수익률이 총소득 성장률보다 크다는 것이 피케티의 실증분석이다. 그러나 피케티는 r>g인지의 원리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비판받고 있다.
▲ 피케티의 기여도
피케티의 소득불평등에 대한 연구의 기여도는 그가 부의 집중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즉 자본수익률 r과 경제성장율g를 대비하여 경제성장률 g를 초과하는 자본수익율 r이 누적된 결과, 자본소득분배율 α가 증가하고, 이 자본소득이 축적되어 부의 불공평성이 심화되었다. 그리고 다시 자본의 불공평성은 자본소득분배를 증가시켜 소득불평등을 높이게 된다.
결국 자본소득이 증가되면 자본소유가 집중된다. 그리고 이 자본소유 집중은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그리고 부의 불평등은 다시 소득불평등을 초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