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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CSR ②]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핵심은 자선인가?

최근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ty)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기업들은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여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회공헌 지출총액이 2011년 3조 1,240억원에 달했다. 

기업당 사회공헌지출액을 기준으로 보면, 2002~2005년 까지 1개 기업당 평균 50억원대 지출을 했지만, 2008년도에는 100억원을 넘어섰으며 2011년에는 140억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자선행위는 증가하지만, 대기업에 대한 일반시민들의 인식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동아시아연구원의  <RADAR 2013>의 기관신뢰도 평가에서 UN, NGO의 신뢰도는 각각 79%, 76%를 기록한 반면, 대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38%에 그쳤다. 이는 2012년의 44%에 비해 6%포인트 하락한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에 비추어 CSR의 핵심 가치에 대한 자연스러운 의문이 제기된다.  CSR의 이론들을 살펴보고,  최상층에 위치하여야 할 CSR의 본령을 파악해본다. 


◆ CSR의 이론

CSR의 이론은 주주중심주의이론(shareholder theory), 이해관계자이론(stakeholder theory), 그리고 사회적 투자이론으로 요약된다. 

◇ 주주 중심주의이론

주주 이론은 CSR의 부정론이다. CSR은 기업의 비용 증가를 초래하여, 기업의 소유자인 주주의 이익을 감소시키는 불필요한 활동으로 간주된다. 

이 이론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담당하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손’의 전능한 통제를 통해 사회복지라는 공익이 실현된다는 고전학파경제이론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와 일관된 맥락으로 주주이론의 대표적 이론가인 밀튼 프리드먼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윤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라며 주주이익극대화에 기업의 최고의 목표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 이론은  환경, 사회의 보편적 복지에 이익을 주지 않은 채 일부 소수에게 부를 축적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받고 있다. 


◇ 이해관계자이론 

이 이론은 기업의 CSR은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증가시키는 긍정적인 활동으로 이해한다. 

이 이론은 Freeman으로 대표되는 이론으로, 주주가 기업의 이해관계를 가진 유일한 집단이 아니라, 기업의 구성원으로 채권자 ·종업원· 소비자 그리고 사회와 환경을 모두 포함한다. 

따라서 기업의 사회·환경에 대한 지출은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고려한 바람직한 활동으로 이해한다. 이러한 이해 관계자들에 대한  이익 추구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과 맞물려 경영의 의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사회적 투자 이론 

이 이론은 CSR 비용을  사회적 투자로 바라본다. 즉 독점적 경쟁 시장이론에 입각하여, CSR을 통해 차별화된 상품을 생산할 수 있고 이는 결국 기업의 이윤극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이론에 따르면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최적의 CSR이 존재한다. 즉 CSR의 한계비용과 CSR의 한계편익을 일치시키는 지점까지 CSR을 지출하면 기업의 이윤은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주주이론과 이해관계자이론을 상호 보완하는 이론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이윤 극대화에 이르는 CSR의 최적수준을 강조함에 따라,  결국 CSR에 대한  기업의 자발적 선택을 통한 주주이론으로 귀결된다. 


◆ CRS와 재무적 성과와의 관계에 대한 실증분석의 의미 

주주중심이론과 사회적 투자이론에 근거하여 CSR과 ROA· ROE·토빈의 Q등으로 요약되는  재무적 성과와의 관계에 대한 실증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이러한 연구들은 양자 사이의 정(+)의 관계, 부(-)의 관계, 무상관관계, U자 모형, 혹은 역U자 모형 관계등  다양한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이러한 실증분석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우선적으로 기업의 사회와 환경에 대한 의무로 받아들이기보다 일종의 투자전략으로 인식하여, CSR을 궁극적으로 주주의 이윤극대화에 봉사하는 도구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접근과 분석들은 기업이 ‘기업시민’으로서 법적 윤리적 의무를 이행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킨다는 기업의 역할 대신 , 기업의 일차적 목적이 주주의 이익극대화라는 관점에 초점을 두고 있다.


◆ CSR의 본령 

전문가들은 기업은‘좋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업’이 되는데 힘쓰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기업의 목표를  주주이익 극대화대신 종업원, 환경, 사회등 사회 전반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모두의 이익을 높이는 것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이러한 사회적 책임에 충실할 때, 장기적으로 주주의 이익은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거 1990년대 나이키는 축구공 생산과정에서 제3세계 아동의 노동착취사례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기업의 이미지 하락과 영업이익의 37%나 하락하는 위기를 겪었고, 이에 대한 반성으로 현재는 CSR에 충실한 기업으로 변모하였다. 

또한 1984년 유니온 카바이드사의 인도 사업장에서 허술한 안전관리로 인해 대규모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사고의 공식사망자만 1만 5천명이었다. 이 사고로 주가는 대폭락하였고, 이 회사는 다우케미컬에 인수되는 운명을 맞이하였다. 

CSR보고서의 하나인 UN Global Compact도 이러한 원칙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 원칙은 인권· 노동· 환경 세 영역에 걸쳐 아래의 10개 원칙으로 구성되고 있다. 

△국제적인 인권보호 지원 △ 인권침해에 가담하지 않음 △결사의 자유보장, △강제노동배제 △아동노동 폐지 △고용차별 배제 △환경문제에 대한 예방조치 △환경에 대한 책임을 더 적극적으로 수행함 △환경 친화적인 기술개발 및 보급 △ 부패방지

이러한 관점에서 전문가들은 CSR에서  경영활동 과정의 사회적 공정성· 윤리성, 환경에 대한 배려와 아울러, 인권문제· 정보공개· 제품의 품질 및 안전성등을 최상층에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다음으로 환경을 배려한 상품의 개발, 장애인 고령자를 지원하는 상품서비스의 개발에 관심을 두어야한다고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CSR의  단계가 비로소 금전기부를 통한 사회공헌활동이다. 

위의 관점들은 기업의 자선활동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본령으로 강조되고 있는 현실과 사뭇 다른 결과이다.

결국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자선활동이 CSR의 피라미드의 최상층에 위치하는 일반론과 달리, 기업의 공정성· 인권 ·환경등의 윤리적 책임과 사회적 책임이 CSR의 본령임을 알려주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