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전국 15개 선거구에서 11대 4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특히 여당은 전남광주지역에서 18년 만에 지역구의원 탄생을 끌어내어 선거역사상 한 획을 그었으며, 수도권과 충청권에서도 수원 정 한 곳을 제외하고 완승을 거두었다.
세월호 참사와 잇따른 총리·장관의 인사 실패로 여론의 뭇매를 맞아온 여당의 압승 배경에는 ‘정치적 경기순환이론’이 위력을 발휘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 정치적 경기순환이론
"경제를 살리는 새누리당이냐 아니면 정쟁을 일삼는 새정치민주연합이냐 이번 선거에서 분명하게 선택하셔야 합니다." 라는 윤상현 사무총장의 호소에서, 그리고 “예산을 타내지도 못하는 사람 대신 호남 예산을 늘려본 경험이 있는 제가 호남에 예산 폭탄을 퍼부을 자신이 있다”라는 이정현당선자의 언급에서, 여당 승리에 대한 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즉 경제 회생과 지역발전이라는 먹고 사는 문제로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던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선거무대의 승리의 주역은 후보들과 선거를 지휘한 사무총장이지만, 무대 뒤에서 실질적인 전략의 밑그림을 그린 자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최경환 기획재정부장관이다.
최장관의 LTV 70%, DTI 60% 완화와 41조원의 재정보강등의 공격적인 경기부양 추진에, 미니 총선이라 불리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화답한 것이다.
이러한 선거직전의 부동산경기부양과 재정보강을 통한 자금공급은 정치적 경기순환이론과 맞닿아 있다.
정치적 경기 순환이론에서는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이 현재의 경제상황과 향후 경제 전망으로 정치인들을 판단한다고 전제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하에 정치인들은 선거전에 경기확장정책을 통해 경제를 확장기로 진입하도록 유도한다.
이에 대한 실례가 미국의 닉슨대통령의 1972년 재선이다. 닉슨은 재선을 위해 선거 2주 전에 사회보장수혜금(social security benefit)을 인상하였고, 이를 수혜자들에게 편지를 통해 알렸다. 물론 선거 일년 전에 재정지출을 늘려 놓았다.
하지만 정치적 고려에 의한 경제정책은 이후 자연스럽게 경기수축을 야기시킨다. 선거 이후 경기가 확장국면에 들어선 후 재정지출의 확대로 인해 물가가 상승하고 정부부채가 늘어난다. 이와 같은 악화된 재정은 정부지출을 더 이상 늘릴 수 없도록 한다. 따라서 선거 후에는 결국 경기가 악화되어 수축기로 접어든다.
◆ 최경환노믹스
최경환장관의 경기부양정책은 통화량 팽창으로 주식과 부동산 가격을 높여 부의 효과를 바라는 미국의 양적완화정책과 동일한 효과를 초래한다. 주택담보대출 확대로 주택가격, 주택가치가 상승하게 되면 미래 소득이 증가하게 되어, 소비를 늘린다. 미래 소득증가는 생애 전 기간 소득의 향상으로 연결되어, 이러한 생애소득이 소비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장관은 41조원의 돈을 빌려주어 기업의 투자를 촉진시키겠다는 의도이다. 국회의 승인으로 정부가 직접 지출을 하는 추가경정예산과 달리, 기업에 융자를 해주는 재정보강 정책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2차 중소기업 설비투자펀드’ 조성, 산업은행등을 통한 정책금융지원등으로 자금이 실물경제에 흘러들어가겠다는 것이다. 물론 저렴한 융자로 인한 손실부분은 정부가 부족분을 채워주게 된다.
게다가 중앙은행도 이에 가세하여, 상업어음 재할인 규모를 확대하여 통화량을 늘리게 된다. 기업은 자금순환이 순조롭게 되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유인을 가진다는 논리이다.
이러한 가계의 자산가치 상승으로 인한 소비증가, 자금 공급으로 인한 투자 증대를 가져와 단기적인 소득증대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 성숙한 선거 환경 조성
7.30 재보궐선거의 여당의 완승은 최 장관의 경제정책에 유권자들이 적극 호응하여 야당 대신 집권여당의 후보들을 선택한 결과이다. 후보의 능력과 인물의 됨됨이보다, 여당후보라는 이유로 표를 던진 경우이다.
하지만 자산가치 상승은 자칫하면 버블을 발생시킬 수 있고, 통화량증가로 물가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되어, 이후의 재정지출 확대가 힘들어 질 수 있다. 이 모두 정치적 경기순환의 영향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정치적 경기순환은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의 선거직전의 경기부양정책을 지지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역으로 정치적 경기순환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는 유권자들이 경기부양에 별 반응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권자들은 단기경기부양 대신, 충분한 세입확충으로 정부지출을 늘리거나, 단기는 고통스러울지도 장기적 안목으로 기업의 기술개발로 인한 평균원가의 하락으로 생산성을 높여, 이를 고용확충으로의 선순환을 늘리는 재정건전성을 추구하는 정책을 선호한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의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해 몰핀을 투여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경제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정책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정치제도가 발달하게 되면, 정치적 경기순환은 나타날 가능성이 적어진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정치적 경기순환의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는 성숙한 선거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