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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 대통령 지지율 ② ] 대통령 지지율은 왜 필연적으로 하락하는가?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은 “필연적 하락의 법칙”(the law of inevitable decline)을 따르고 있습니다.  왜 필연적으로 하락하는 걸까요? 


◆ 지지율의 의미 

대통령 지지율이란 대통령 업무 수행능력에 대한 국민들의 성과평가를 수치화 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지지율은  대통령 업무 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의 백분율로 표현됩니다. 따라서 지지율 하락이란 긍정적 평가의 백분율이 하락하였다는 뜻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대통령 지지율의 첫 번째 여론 조사는 미국의 심리학자인 George H. Gallup 이 Franklin D. Roosevelt 전 미국 대통령의 재임기간 중인 1937년에 실시한 지지율 조사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대통령의 지지율 조사의 결과는 대통령제를 운영하는 국가에선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제 하에서 대통령은 정책 결정등 국정 운영의 핵심적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의 정책 추진의 동력으로 국민들의 대통령에 대한 신망(prestige)이 꼽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민의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존중은 지지율로 표현됩니다. 

높은 지지율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만족감과 긍정적 기대를 뜻하지만, 낮은 지지율은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부정적 전망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지지율이 높은 대통령은 의회등에 대하여 정치적 힘인 설득력과 협상능력을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대통령은 높은 지지율을 정치적 자산으로 하여, 정치행위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 하고 국정을 주도 할 수 있는 겁니다.  

링컨대통령도 민의가 국정운영의 기초가 됨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는 “국민의 마음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국민의 마음을 얻으면 어떤 것도 실패 할 수 없으며,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는 그 어느 것도 성공할 수 없다”며 여론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정치권 구호로 흔히 사용되고 있는 ‘대중 속으로’ (going public)가 강조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필연적 하락의 법칙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임기가 경과함에 따라 하락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대통령들의 지지율이 임기 초에 높게 나타나지만, 임기 말에  낮아진다는 겁니다.  

학자들은 이러한 대통령 지지율 하락 경향을  “필연적 하락의 법칙”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필연적 하락은 정권재창출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서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법칙’으로 간주 된 것은 지지율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예외 없이 하락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지율이 시간의 함수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지율이 시간에 따라 필연적으로 하락한다는 법칙에 대한 대표적 설명은 ‘통치연합의 해체’이론입니다.  

Mueller는 필연적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통치연합(ruling coalition) 일부세력의 지지철회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  선거기간에 수립 된통치연합 내의 다른 정파나 지지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함으로써 지지를 상실하였다는 겁니다. 

지지의 상실 과정은 Stimson의 기대 환멸이론으로 설명됩니다.  

대통령은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가치 쟁점에 따른 정책을 제시하고, 유권자들은 이러한 기대에 따라 후보를 지지합니다. 그러나 실제 당선 후 대통령은 이러한 기대와 다른 현실을 보여줌에 따라, 기대와 성과 간의 불일치로 인한 실망과 환멸을 안겨줍니다. 이는 지지철회의 배경이 된다는 겁니다. 


◆통치연합의 결성과 해체

뮬러와 스팀슨의 이론은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습니다. 

① 통치연합의 결성
뮬러가 언급한 통치연합이란, 이념의 쟁점에 의해 정치효용감을 느끼는 유권자 그룹과 이념 대신 가치 쟁점으로 투표하는 그룹의 연합을 의미합니다. 

전자는 급진 좌파 또는 급진 우파에 속하는 유권자들로,  후보들의 이념과 자신들의 이념의 가까움에 따라 후보를 지지하는 위치쟁점 유권자들입니다. 

반면 후자는 이념 대신 후보의 경제성장능력, 도덕성등에 따라 후보를 선택하는 가치쟁점 유권자들입니다. 이러한 중도 좌파, 중도 우파들은 자신의 이념과 거리가 있지만 자신이 선호하는 가치쟁점을 내세우는 후보를 지지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러한 유권자들은 조건적 지지층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위치쟁점의 유권자들과 가치쟁점의 유권자들의 통치연합은 정당이 포괄정당일 때 성립됩니다. 

정당들은 선거승리를 위해 계급과 이념에 근거한 대중정당에서 다양한 계층의 이해를 도모하는 포괄정당으로 변신합니다. 즉 위치쟁점대신 유인적 가치(valence, 사람을 끄는 가치, 호감도)를  생산하여, 가치쟁점이 자신들의 이념위치를 가리도록 유도합니다.  

정당이  모호한 이념과 가치쟁점을 내세우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가공하고, 이러한 이미지 메이킹이 가치쟁점을 선호하는 유권자를 자신의 영역으로 포섭하게 됩니다. 

그 결과 기존 지지자들인 위치쟁점 유권자와 가치쟁점 유권자가 통치연합을 결성하게 됩니다. 

통치연합의 새로운 구성원인 가치쟁점 투표 성향의 유권자들은 이념과 무관하게 정당들이 가공한 중립적 가치쟁점의 기대감에 따라 후보를 지지하게 됩니다.  

결국, 통치연합이  새로운 대통령을 탄생시킵니다.   

② 통치연합의 해체
통치연합이 해체 된 것은 유권자들의 실망으로부터 비롯됩니다. 

즉 신임 대통령은 취임 후 통치연합의 구성원들, 특히 가치쟁점 유권자들에게 기대감 대신 실망과 환멸을 안겨주는 것이 일반적이고, 이것이 통치연합 해체의 원인이 됩니다. 

유권자의 실망은 기대와 현실의 괴리에서 비롯됩니다.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효용을 높이는 가치쟁점이 현실로 나타나길 기대하지만,  집권세력은 기대와 현실간의 불일치를 드러내게 됩니다. 이러한 불일치에 의한 실망과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은 통치연합을 이탈하고 지지를 철회하게 됩니다. 

또한 새 대통령은 다양한 계층의 이해를 반영하는 정책을 생산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따라서 집권세력의 이념성향과 일치하는 유권자들의 이해를 반영하게 됩니다. 정파적 정책이 생산되는 이유입니다. 

결국 이념은 다르지만 가치쟁점에 따라 지지한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기대와 다른 현실에 실망과 환멸을 느끼게 되고, 이점이 지지를 철회하게 되는 배경이 됩니다. 


◆ 통치연합의 해체, 노무현과 문재인

통치연합의 해체는 일시적 허니문 기간과 정권재창출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 실례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입니다.  

①노무현 대통령 (최준영)


노무현 대통령은 허니문 효력이 극히 짧은 대통령이었습니다. 노대통령의 임기 첫해 3분기 만에 29% 지지율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 원인으로 도덕성이란 가치쟁점의 상실과 비우호적인 경제상황이 꼽히고 있습니다.  

1)도덕성과 지지율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킨 통치연합의 구성원들이 지지하는 가치쟁점은 도덕성(probity)이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집권 말기, 친인척 측근들의 부정부패가 논란을 불러일으키자, 제16대 대선의 쟁점은 후보들의 도덕성이었습니다. 노후보는 주요 공약으로 “상식이 통하고 원칙이 지켜지고 법이 공정하게 집행되는 나라”, “반칙, 특혜, 특권이 없는 사회”를 표방하여 선거에 임했습니다. 

선거는 노후보의 승리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에 휘말린 이회창후보가 도덕성이란 가치쟁점에서 노후보에게 밀리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노후보가 보유하고 있는 도덕성이란 가치쟁점은 취임 첫해부터 손상되기 시작되었습니다. 

나라종금의 로비자금의 일부가 노후보의 대선캠프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노전대통령의 순결성에 때를  묻게 하였습니다.  

가치쟁점을 도덕성으로 내세운다는 것은 위험부담이 큰 전략입니다. 단 한 번의 실수가  가치의  손상으로 이어지고 회복불가능을 초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노대통령진영의 도덕성 훼손은 가치쟁점의 유권자에게 배신감을 안겨주고 가치쟁점의 효력을 종식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실망감은 중도우파 성향의 유권자들이 통치연합으로부터 이탈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노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이러한 비통한 심정을 고백합니다. “취임 첫 해부터 도덕성과 정통성에 큰 상처를 입었다. .... 내 운명은 새 시대의 첫차가 아니라 구시대의 막차가 되는 것이었다. 모든 것을 운명으로 알고 받아들였다.”

2) 경제상황과 지지율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을 급격히 하락시킨 요인은 비우호적인 경제환경이었습니다. 

정당지지와 관련해, 환멸로 전환하는 유권자들의 순위는 가치쟁점 유권자들, 즉 반대당지지자들 중 신임 대통령의 가치쟁점에 동조하는 자들이 첫째, 다음으로 무당파들이 둘째, 그리고 같은 진영에 속하는 지지자들이 마지막 순위입니다.  

그런데 기존지지자들의 기대조차 무너뜨리는 파괴적 힘은 경제상황의 악화입니다. 경제상황이 악화되면, 지도자에 대한 처벌효과가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2003년 카드대란이라는 심각한 경제위기가 발생하였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김대중 정권은 소비촉진을 위해  무자격자들에게 카드발행을 남발하고 현금서비스 한도 규제를 대폭 풀었습니다.

결국 2002년 말부터 가계신용의 위기로 신용불량자의 수가 급증하였습니다. 이들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핵심지지층으로, 경제적 빈곤층에 속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부여당측에선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다보니, 여론은 노대통령의 무능을 공격하였습니다. 이는 핵심지지층이 노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게 된 계기가 됩니다. 


②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정부는 능력보다 전임 정부와 다른 도덕성이란 가치쟁점에 따라 성립된 정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이 기대하는 도덕성과 유리된 성 비리, 내로남불 사건이 집권세력으로부터 번번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러한 기대와 성과와의 불일치는 환멸로 전환되어 지지를 철회하게 되는 원인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통치연합 구성원들의 기대와 달리 정파적 정책을 추진하여 계급 간의 갈등을 생산한 점도 민주당 지지 철회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임대차법 법제화, 소득주도성장등 정파적 정책을 추진한 결과, 가치쟁점에 따라 문재인후보를 선택한 유권자들의 이익을 배반하는 결과를 낳은 것입니다. 이른바 계급 간 ‘갈라치기’정책이 만들어진 겁니다.  

결국 민주당은, 비록 대통령의 임기말 지지율이 40%대를 유지하는 성적을 거두었지만, 정권을 상실하는 결과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필연적 지지율의 하락, 정권 재창출 실패를 경험한 것입니다. 

[문재인 전대통령이 임기말에 40%의 지지율을 기록하게 된 것은 확실한 정치적 당파성을 띠는 동원형 정책을 추진하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의 동원의제는 지지자들을 당파적으로 동원하는 의제인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검찰개혁, 소득주도성장, 보편적 현금 지급, 부동산 2법 법제화등은 당파성의제에 속합니다. 이러한 당파성 강한 의제는 지지자들의 응집력을 높이는 동력이 됩니다. (한귀영외)]


◆ 지지율 유지는 가치쟁점이 실현될 때 가능

대통령 지지율이 필연적 하락의 법칙을 따르는 것은 통치연합의 해체 때문입니다. 

이념위치의 유권자와 가치쟁점의 유권자가 통치연합을 형성하였으나, 통치연합에 의해 당선된 신임대통령은 유권자들이 기대한 가치쟁점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기대와 현실간의 차이가 실망과 환멸로 연결되고, 실망한 유권자들이 통치연합을 떠나면서 지지율은 하락하게 됩니다.

여기서 가치쟁점은 이념을 모호하게 한 매력적 가치로, 대통령의 경제성장 능력, 도덕성등이 꼽힙니다. 

따라서 지지율의 지속성은 선거기간에 제시한 가치쟁점을 현실화하여 어떻게 제대로 유권자의 기대를 충족시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예컨대 공정과 상식이라는 도덕성을 내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면, 유권자들은 공정과 상식에 대한 기대로 가치연합에 참여한 것입니다. 

만약 임기 중 신임 대통령이 공정과 상식이라는 도덕성의 잣대를 자의적으로 늘렸다 좁혔다하여 유권자의 기대를 저버린 다면, 유권자는 기대와 현실간의 불일치로 통치연합을 떠나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노무현, 문재인 전대통령이 이에 대한 아픈 실례들입니다. 

결국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쟁점을 실제로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가 윤석열 정부의 강한 지속성을 유지하는 힘이 될 것입니다.

예컨대 김건희 여사의 제2부속실 설치를 언론등이  강하게 권하고 있는데, 이러한 조치도 공정과 상식을 지탱하는 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최준영, “노무현 대통령 지지율에 나타난 두가지 퍼즐”
한귀영, 조성대,"대통령 국정운영지지, 필연적 하락과 주체적 대응의 동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