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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대통령 취임사 ] 국민과 공감하는 공감의 리더십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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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윤석열대통령이 발표한 취임사는 구체적 정책방향보다 자신의 이념적, 가치지향점을 국민에게 밝히는 텍스트로 이해되어집니다. 

이 특징은 문재인 전대통령의 취임사의 그것과 명확히 대비됩니다. 

문전대통령의 취임사에는 에토스전략이 적극 사용된 반면, 윤대통령의 취임사에는 파토스와 로고스전략이 자주 등장한 점이 이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 문전대통령의 취임사-에토스 방식

문전대통령의 취임사는 대통령이 어떠한 비전을 설정하고 이에 기초하여 국민의 요구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그리고 그 실현의 의지를 다짐하는 텍스트였습니다. 

이러한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설득수사방식으로 에토스방식이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관련기사: ‘설득 수사학’참조) 

주어로 ‘대통령’이 총34회 등장하고, 문장의 서술어로 주어의 의지를 나타내는 ‘겠습니다’ ‘되겠습니다’가 빈번히 나타난 것입니다. 

이러한 에토스 방식에 의한 문전대통령의 취임사는 거대하고 새로운 담론에 의거하여  시행되는 근본적 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드러낸 것입니다. 


◆윤대통령 취임사 – 로고스 방식



문전대통령의 취임사와 달리, 윤대통령 취임사에는 로고스 방식과 파토스방식이 대부분의 문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에토스 방식은 북한관련 문장에서 잠시 등장합니다.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습니다.”)

윤대통령의 취임사에는 특히 로고스방식이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로고스 방식은 문장이 ‘입니다’로 마무리되는 형식으로,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논거를 도입하여 자신의 주장을 표현하는 수사 전략입니다. 

예컨대 윤대통령의 취임사에는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합리주의와 지성주의입니다.” “그것은 바로 자유입니다.” “몇몇 나라만 참여해서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들에 직면해 있습니다”등에서처럼, ‘입니다’ ‘있습니다’등이 문장의 종결어로 빈번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취임사에 로고스 방식의 강조는 윤석열정부의 정체성, 가치 지향을 명확히 밝히기 위한 의도로 이해됩니다.  

사실 윤석열정부에 관해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새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라는 ‘길’에 대한 관심입니다. 

윤석열대통령은 정치를 막 시작한 정치인으로, 그가 어떠한 가치지향점을 지니고 있는지 국민들은 잘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길을 어떻게 꾸미고 길 주변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채울 것인가 보다, 그 길이 어떤 길인가에 국민들이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새 정부의 이념지향을 나타내는 ‘자유’라는 가치가 취임사에서 35회 반복된 것은 놀랍지가 않습니다. 

따라서 취임사에서의 로고스방식의 빈번한 사용은 대통령의 가치와 이념을 밝히는데 유효한 수사전략으로 파악됩니다. 


◆윤대통령 취임사 – 파토스 방식

윤대통령의 취임사에 파토스 수사전략이 자주 사용된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파토스 방식은 ‘-어야 합니다“로 문장이 종결되는 것으로, 화자의 의지를 강조하기보다 청중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취임사의 도입부에 에토스 방식이 사용되는 것이 상례입니다.  이를테면 두괄식 표현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겠습니다”등 에토스 방식의 등장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윤대통령의 취임사에는 예상과 달리 에둘러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에서 ‘어야 합니다’라는 파토스 설득방식이 사용되었습니다. (텍스트의 결론에는 같은 문장이 반복되면서 에토스 방식인 ‘만들겠습니다’가 나타납니다.) 

고정관념적 방식을 깨뜨리는 이러한 수사방식은 대통령이 청자인 국민의 감정과 정서를 동일시하겠다는 공감의 표현으로 읽힙니다. 

다시 말해, 윤대통령의 취임사에서 ‘-어야 합니다’의 파토스방식이 빈번히 등장하는데, 이는 윤대통령의 통치스타일을 가늠할 수 있는 실마리로 작용합니다. 

리더가 개혁과 관련하여 자신의 의지를 국민에게 밀어내는 방식으로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청중과의 쌍방향 공감을 통해 실현하겠다는 통치전략으로 파악되는 것입니다. 


◆ 국민과 공감하는 공감의 리더십을 기대하며

취임사의 수사표현이 내포하는 의미도 구체적 정책에 대한 약속과 마찬가지로 국민과 한 약속입니다. 윤대통령 취임사에 등장하는 파토스 전략이 단순한 수사전략으로 그치지 않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국민은 아마도 앞으로 아래와 같은 대통령의 표현을 기대할 것입니다. 

‘국민여러분. 얼마나 큰 불안감에 휩싸였겠습니까? 저도 국민의 고통과 아픔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개인으로서 참담하고 가슴 아픈 심정일 뿐입니다. 이제 제가 여러분과 같은 입장에 서서 여러분과 손을 잡도록 허락하십시오.“

이처럼 국민은 슬픔· 분노· 괴로움등 국민의 감정에 이입하여 국민과 일체감을 형성하는 윤석열정부가 되기를 바랄 수 있습니다.   

또한 국민은 윤석열정부가 자유라는 길로 나아가기로 뜻하였다면, 그 자유를 이루기 위해 충분히 공공의 숙고를 통해 그 길과 그 주변을 아름답게 세우고 장식하기를 기대합니다.  

결국 국민의 좋은 삶을 실현하기 위해 시민적 사유를 존중하고 이를 통해 공동선을 모색하고 결정하는 절차를 보장하는 것이 취임사가 정치적 수사로 그치지 않고  그 본질을 구체화하는 참된  길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윤석열대통령 취임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