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에서 조선 독립군 저격수인 안옥윤은 매력적입니다.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걸치고 장총을 쏘아대는 그의 모습에 관객들은 맺힌 응어리가 풀리는 듯한 청량감을 느낍니다.
옥윤의 무엇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걸까요? 옥윤(전지현)이 예뻐서 일까요?
◆매력 : 외모와 심성
인물의 매력은 크게 외적인 아름다움인 외모 (Outer Beauty)와 내적인 아름다움인 심성(Inner Beauty)으로 구분됩니다. (박상준외)
아름다움의 두 차원은 다시 각각 두 요소를 포함하는데, 외모는 형상과 스타일, 심성은 역동적 성격과 배려로 구분됩니다.
또한 네 가지 매력 차원들은 범주별 형용사들로 묘사될 수 있습니다. △형상: 예쁜, 참한, 멋진, 고운, 아름다운 △스타일: 세련된, 우아한, 귀여운, 단아한, 애교있는 △역동적 성격: 생기 넘치는, 명랑한 △배려: 마음씨가 따뜻한, 친절한
◆옥윤의 매력 :전사의 아름다움, 우아한 비장미, 역동적 생기, 따뜻한 마음씨
앞의 네 가지 매력차원들과 이와 관련된 형용사에 근거해서, 안옥윤의 매력을 설명하는 적절한 형용사들은 무엇일까요?
관객들은 동그란 안경을 끼고 장총의 렌즈로 표적을 조준하는 옥윤의 형상에서 전사의 아름다움을, 하얀 웨딩드레스를 걸친 채 장총을 난사하는 스타일에서 우아한 비장미를, 긴 코트에 몸을 휘감고 지붕 위를 달리는 역동성에서 생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을 위험 속에 던지며 조국의 백성들에게 빼앗긴 자유를 돌려주겠다는 신념과 배려에서 따뜻한 마음씨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옥윤은 이길 가능성이 높지 않은 작전에 나서면서 “둘을 죽인다고 독립이 되냐구? 모르지. 그치만 알려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라며 조국에 대한 사랑과 사람에 대한 끝없는 연민과 온정을 드러냅니다.
◆옥윤이 매력적인 이유
일반적으로 사람의 관심을 끄는 매력적인 사람이란 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는 사람입니다. 뭇사람들이 외모, 부, 재능등이 탁월한 사람에에 특별한 시선을 보이는 것은, 생존의 관점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쁘고 몸매도 좋고, 게다가 돈도 많지만, 외모, 재산, 사회적 지위로 사람을 평가하고 자신의 자원을 불리는데만 여념이 없는 ‘매력남녀’는 사람들을 불쾌하고 짜증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공동체의 화합과 생존을 파괴하는 요인이 됩니다.
때문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요소는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자원의 정도가 아니라, 공동체와 그 성원들에 대한 배려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옥윤이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위험 속에서 조선과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품고 순백의 드레스를 휘감은 채 장총을 난사할 때, 자유에 대한 타는 목마름을 느끼고 있는 이들은 옥윤의 매력에 빨려 들어갑니다.
이는 옥윤의 피에 젖은 드레스와 장총에서 발사되는 서늘한 총알은 곤경에 처해 있는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있다는 따뜻한 상징으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매력적인 사람의 삶의 목표는 ‘나만 행복해지자’가 아닌 ‘서로 행복해지자’입니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공동체의 성원들과 함께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여전히 경직시키는 것이 당연한 권리이며 당면한 투쟁의 목표라는 과거의 인식이 답습되고 있는 한, 지키고자 하는 개인의 이익도 결국 쪼그라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입니다.
덧붙여 또 다른 집단이익에 편승하여 공공성을 무시하고 그릇된 사적 이익을 우선 지켜주고자 하는 권력의 낡은 정체성이 변화되지 없는 한, 그 권력의 안정 또한 담보될 수 없을 것입니다.
「“사과 세 개를 두 명의 어린이가 어떻게 나누어 먹으면 좋을까?” 수학시간에 선생님이 질문하자 한 어린이가 손을 들고 일어나 대답했습니다. “하나씩 나누어 먹고 나머지 한 개는 하나님께 드립니다.” “저런 넌 사과를 하나 반 씩 나누어 먹으면 된다는 간단한 나눗셈도 모르니?” 선생님은 이렇게 그 아이를 바보 취급했습니다.」
<참고문헌>
박상준외 (2008), “인물의 매력에 관련된 아름다움의 차원”,
김수정(2016), "영화 <7번방의 선물>, <변호인>, <국제시장>, <암살>의 캐릭터 매력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