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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중국의 성장패러다임 전환] 시장의 공포, 근본적인 위험의 전조인가? - 중국의 성장전략 전환의 배경은?

금융시장의 공포가 일시적인 투자심리 위축으로 인한 것인가? 아니면 근본적인 위험에 대한 시그널인가? 

20일 항성 중국기업지수(홍콩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기업들로 구성된 주가지수)가 7년 만에 장중 8000아래로 떨어지는 등 이 날 4.33%하락하였다. 직접적인 원인은 홍콩달러 약세에 대한 불안심리가 증폭된 탓이었다. 

이에 덧붙여 25년 만에 중국경제의 7% 미만으로의 성장이 확인된 것도 투자심리 위축을 촉발한 배경이 되었다. 

이러한 금융시장의 요동은 근본적으로 중국경제의 허약한 체력 탓으로, 이는 향후 급격한 침체와 저성장에 대한 전조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반면에 이러한 혼돈은 중국의 성장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산통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중국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은 높지만, 이는 중국의 산업구조 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장통”이라고 말한다. 


◆ 13.5 규획 (KIEP)

지난해 10월 중국은 5중 전회를 통해 13차 5개년 규획을 발표했다. 2016~2020년의 경제 방향은 △중고속 성장 △서비스 주도 △소비주도 △혁신추동 △외자이용과 해외투자의 균형발전으로, 중국경제의 본격적인 질적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13.5규획은 중국경제의 성장속도, 성장의 동력, 성장의 방법을 과거와 달리 새롭게 정립하자는 것이다. 

즉 경제성장률의 속도는 중고속 성장, 혹은 중속 성장을 목표로 한다. 성장의 전략은 제조업 주도에서 서비스업 주도로 전환하며, 수요 구성에서  투자와 수출보다 소비 비중을 높인다. 또한 성장의 방법은 과학기술 육성을 통한 혁신이다. 

이처럼 13.5규획은 과거 GDP의 높은 수치 달성보다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뉴노멀 (新常態)시대에 걸 맞는 성장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 중국의 성장패러다임 전환 배경은?

중국이 이러한 제조업 중심에서 3차 산업 중심으로의 변화와 소비중심의 성장전략을 꾀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①요소투입중심의 성장의 한계

요소투입중심의 성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중국은 과거 저임 노동력과 자본의 집약적 이용을 통해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는데, 이러한 과거의 방식이 최근 나타나고 있는 구조적인 요인들로 인해 더 이상 경제성장에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중국의 지난 30년간의 고성장의 주요 요소는 저렴한 대규모의 신규 노동력이었다. 하지만 생산가능인구(15~64세 이상)비중은 2010년 75%에서 2055년 58%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중국경제가 인구 보너스(demographic bonus)에서 인구 오너스(demographic onus)를 겪는 다는 것이다. 인구 보너스는 생산가능인구 비중 증가로 노동력과 소비가 늘면서 경제성장이 촉진되지만, 인구 오너스란 인구비중이 하락하면서 부양비 상승과 노동력 부족등으로 경제성장이 지체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저렴한 노동력의 감소도 과거의 고도성장을 불가능하게 한다. 이는  중국경제가 조만간 루이스전환점(Lewisian Turning Point)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재현) 

루이스 전환점이란 임금 상승없이 농촌지역의 잉여노동력이 완전히 흡수되는 시점을 말하는 것으로, 공업화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에서 농촌지역 대규모 과잉 노동력을 모두 도시의 공장에서 흡수할 수 있는 시점이다.  전환점을 통과하게 되면 더 이상 농촌으로부터 값싼 노동력을 공급받을 수 없게 되어 투자가 감소하고 경제성장률이 둔화된다. (남수중)

또한 자본의 한계생산성도 하락하고 있다. 투자 중심의 성장전략이 한계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본의 수익체감의 법칙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으로, 자본이용의 효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산 한 단위를 추가로 늘리기 위해서는 자본은 한 단위만 투입하면 되었으나,  생산 한 단위를 추가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자본은 이제 1.5단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참고 : 자본의 투입 초기에는 자본 한 단위 투입으로 증가하는 생산량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이는 역으로 한 단위 생산할 때마다 자본량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자본산출비율(△자본/△생산)의 감소는 자본을 초기에 투입할 때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자본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면 결국 자본산출 비율이  하락하는 수확체감현상이 나타난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생산 한 단위에 증가하는 자본의 양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즉 한계고정자본계수 (투자/△생산)의 추세선이 상승하게 된다. 
 
2012년 이후 중국은 한계고정자본계수가 상승하고 있다.  이는 한 단위 생산에 증가하는 투자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진다는 것으로, 투자효율성이 추세적으로 감소한다는 의미이다. )

이처럼 중국은 과거 저렴한 노동과 자본의 한계생산성의 증가로 고도성장을 구가하였으나, 이제 인건비의 상승과 자본의 수확체감으로 요소 투입으로 인한 성장방식에 한계가 도래한 것이다. 


②투자 수출중심의 문제점

중국의 자본집약적인 투자의 전략은 생산설비 과잉을 초래하였다. 

철강 시멘트 조선등 주요 산업의 가동률이 정상 수준(85%)를 하회하여 55~75%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재현) 과잉투자의 경우 투자를 줄여야 하나 중국 정부는 7%대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렸다. 그 결과  설비가 고철로 녹슬면서 방치되고 있다.  

수출은 대외환경의 급변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구조이다. 따라서 단순가공무역에서 고부가치 중심의 새로운 교역구조를 형성해 나갈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③성장내용의 악화 (한재현)

성장의 내용도 좋지 않았다. 소득불균형이 심화되어 소비부진과 서비스업위축을 가져왔다. 이는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소비 위축을 초래한 것이다.  소비위축은 다시 서비스업 발전에 부진을 가져왔다. 

중국통계국은 지난해 지니계수는 0.462를 기록하였다고 밝혔다. 2000년대 들어 지니계수가  2008년 0.49, 2010년 0.48, 2014년 0.47로 감소하는 추세이나, 0.4는 소득분배가 불평등하다고 판단되고 있는 수치이다. 

소득불균형 심화는 소비부진과 서비스업 위축을 가져온다.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 소비를 위축시키는 등 가계소비율을 저하시키고, 소비위축은 서비스업 발전을 저해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과거의 先富論에 따른 일부 지역 계층 중심의 고속성장보다 성장이 다소 둔화되더라도 성장의 과실이 공평하게 분배되는 질적 성장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제고되었다는 것이다. 



◆신창타이 달성을 위한 전략은?

그렇다면 중국은 산업구조의 변화와 혁신은 어떻게 달성될 것인가? 

①서비스업 성장

먼저 서비스업 성장률이 2013년 이후 제조업을 상회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GDP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48.1%에서 지난해 50.5%로 늘었다고 밝혔다. 산업구조 개혁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 비중은 2%포인트 이상 감소하여 40.5%를 기록하였다. 

서비스업의 GDP대비 비중은 선진국보다 낮아 서비스업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48.1%(2014년 기준)로 선진국(평균 72.5%)보다 낮았다. 전체취업자 대비 서비스업 종사자 비중도 40.6%(2014)로, 영국 80.6% 프랑스 77.5% 한국 70.0%등에 비해 낮은 상황이다. 

특히 3차 산업의 임금수준이 타 산업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경제의 서비스화는 지금보다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익호) 서비스업 종사자의 연평균 임금은 지식기반서비스업을 중심으로 1차 산업보다 약 40%, 2차 산업에 비해서도 5%정도 높은 수준이다

②소비지출 증가

또한 소비지출 증가율은 2011년 이후 투자지출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GDP성장에 소비 기여율은 51.6%이다. 

소비확충을 위한 방법으로 추진되는 대표적 정책은 도시화율을 높이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 까지 도시화율 목표를 상주인구 60%, 호적인구 기준 45%까지 높일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시화율을 높여 소비를 촉진하고자 하는 정책도 실상 가계의 구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정부는 임금인상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시장에서 자연스러운  임금상승도 이루어지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노동공급보다 노동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③혁신추동

혁신추동시대에 진입하여 2014년 R&D지출은 1조 3,312억 위안(약240조원)이었다. 2014년 R&D지출의 비중은 GDP의 2.09%이다. 그중 기초연구에 투자된 R&D지출은 626억 위안이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총 연구개발비는 63조7000억원이었다.  


◆6.5%대 성장을 위한 정책은?

중국은 산업구조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성장을 위해 안정적 통화정책과 적극적 재정정책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승용) 이중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에 중점을 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금리인상으로 기준금리 인하는 대내외 금리차를 좁히게 되어 자본유출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최소한의 성장률은  6.5%대 후반을 의미하고 있다. 중국은 6.5%~7%전후의 성장이면 2020년 小康사회(의식주문제가 해결되고 생활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단계)를 건설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6%후반의 성장률이면 우리식으로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과거 중국정부가 고속성장을 강조한 것은 중국 공산당의 체제 안정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높은 경제성장률이 고용창출을 통해 체제안정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한재현)

먼저 재정정책 시행을 위해서는 정부가 재정 건전성등을 갖추어야 하는데, 이런 면에서 중국은 경기부양책을 시행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이철용) 
 
중앙정부의 재정적자가 GDP대비 1%내외로 낮은 수준이며, 정부부채도 GDP대비 41%수준이어서 적자재정을 확대하여도 경기둔화에 능히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양중)

통화정책으로 지급준비율의 추가인하 여력이 있다. 이는 자본유출로 인한 유동성 부족에 대비한 것이다. 

 
◆정책에 대한 신뢰

중국정부는 뉴노말시대에 적절한 성장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과거 저임금과 자본집약을 통한 성장이 더 이상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현실론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중국은 산업구조 고도화와 소비중심의 수요증대등으로의 구조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성장의 내용면에서도 소득불평등을 해소하여 질적 성장도 꾀하고 있다. 

또한 최소한의 성장률(6.5%)을 달성하여 2020년 소강사회를 건설하고자 한다.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와 체질개선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중속의 안정된 성장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새롭게 부각된 중국의 과제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어떻게 다독일 것인가이다.  

‘13.5 규획’대로 중국의 구조개혁 로드맵의 달성을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중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불안과 공포를 진정시켜야하는 문제가 거대하게 나타나고 있다. 

마치 과거 대공황시대에 재무구조가 건실한 은행이 고객들의 자기충족적 공황으로  파산하게 된 사례를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안은  중국정부가 스스로 신뢰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다.  정책당국에 직면한 거시경제 정책의 갈등인 규칙과 재량에서, 투자자의 심리를 안정화 시키는 방법은 예측 가능한 규칙에 근거한 정책 집행일 것이다. 

규칙 대신 재량으로 정책을 시행하게 되면, 한번은 먹혀도 이후 당국에 대한 불신으로  정책은 외려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는 것은 거시경제의 여러 사례에서 발견되고 있다.  

근거 없는 공포의 유령이 사람들의 마음에 활개 치지 않도록, 신뢰할 만한 정책 집행과 이에 대한 믿음이 향후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전제가 될 것이다. 


<참고문헌>
한재현(2015), ‘뉴노멀시대 중국경제의 변화방향과 과제’, 한국은행 국제경제리뷰
전익호(2015), ‘중국경제의 서비스와 진전상황에 대한 평가 및 전망’, 한국은행 국제경제리뷰
고양중(2015), ‘중국 소비구조 변화와 시사점’, 한국은행 국제경제리뷰
KIEP(2015), ‘중국 13.5계획의 기본방향’, 한중경제포럼
고양중(2015), 중국경제의 리스크 점검 및 평가, 한국은행 국제경제리뷰
남수중(2015),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과 경제구조 개혁’, 정세와정책
이승용(2015), ‘2016 중국경제 전망과 주요 현안 점검’, 한국은행 해외경제 포커스,
이철용(2015),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과 영향’, LGE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