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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중국,기업부채] 중국 경착륙 이후 저성장 가능성 낮아 ㅡ 단기부양 vs 구조개혁

중국의 기업부채가 심상치 않다. 18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기업부채액은 지난해 6월 기준으로 국내 총생산대비 163%에 달했다.(연합뉴스)

중국의 기업부채가 과도한 수준이라는 것은  단기의 경기침체에 대한 시그널로만 해석되지 않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경제가 저성장으로 빠져 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중국의 경착륙 가능성과 연관되어 있다. 

경착륙은 단기 경기침체를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전년 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의 경우 2개 분기 이상 성장률 5%미만이 경착륙의 판단 기준이 된다. (이철용)

문제는 경착륙 자체가 아니라 경착륙 후에 반등하지 않고 저성장이 지속되는 것이다. 

이는 기업들이 과다 부채로 인해  대량 부도가 발생하였을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다수의 기업 부도로 은행이 자금회수에 나서게 되자 자금시장이 더욱  빠르게 얼어붙게 된다. 이 때 기업부도는 더욱 가속화된다.  

그러므로 중국 기업들의 과다 부채는 중국 경제가 심상치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된다.    


◆ 중국의 기업 부채가 증가하게 된 원인?

중국의 기업 부채가 증가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이는 기업의 투자효율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데 기인한다. 또한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진 결과이다. 즉 자본 투입 대비 생산성이 하락하였고, 인건비등의 비용이 높아져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결과이다. 

중국의 인건비가 높아진 이유는 싼 노동력이 거의 소진 된 것에 기인한다. 농촌의 잉여 노동력이 공장 인력으로 대부분 흡수되어, 더 이상 잉여 인력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이 이른바 루이스 변곡점을 지났거나 곧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효율성과 수익성이 하락하자, 기업들은 당기손실을 기록하게 된다. 계속해서 적자가 누적되자 기업들은 손실을 차입으로 메꾸게 된다. 결국 기업의 레버리지가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기업이 돈을 빌려 사업을 계속하여도, 영업이익으로 빌린 돈의 이자도 갚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돈만 빌려놓고 원금은 커녕 이자도 갚지 못한 기업이 도산하고 있다.  

중국에는 빌린 돈을 이익으로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들이 2012년 이래 급증하고 있는 추세이다. 


◆ 부채디플레이션과 중국공산당의 종식 

이 불똥은 돈 빌려준 은행으로 튄다. 은행은 부실채권 누적으로 이익이 감소하고 있다. 부실가능성이 있는 요주의 여신(1~3개월연체)은 2015년 들어 34% 증가하였다. 이를 포함한 부실가능성이 있는 대출비율은 5.4%로 상승하였다. (이승용)

전문가들은 중국의 기업레버리지가 심화되면 향후 부채디플레이션도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 과정은 이렇다. 

더 이상 참지 못한 은행이 마침내 칼을 빼든다. 기업대출금을 회수하기 시작한다. 

은행이 대출금을 회수하게 되면 멀쩡한 기업들도 파산위험에 놓이게 된다. 왜그럴까? 

은행이 채무상환을 시도하게 되면, 기업들은 벌어 놓은 돈을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수 없고 빌린 돈부터 갚아야 한다. 즉 시중에 돈이 돌지 않게 되고, 돈이 은행으로 환류하게 된다. 

시중에 돈이 없으니 투자할 돈도, 소비할 돈도 부족하게 되어, 총수요는 줄어든다. 총수요 감소로 물가는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즉 디플레이션에 빠진다. 

디플레이션은 돈 빌린 사람에게는 가혹하다. 물가가 하락하지만 빌린 돈은 고정되어 실질 채무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다시 견딜만하던 기업들도 디플레이션으로 맥없이 무너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긴급 유동성을 공급해도 약발이 먹혀들지 않을 수 있다. 덩달아서 자산가격은 하락하고 가계와 기업들은 비관적 전망을 하게 되어, 소비 투자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경제위기는 곧 정치의 위기이다. 디플레이션등의 경기 침체는 중국 공산당의 존립에 타격을 입히게 된다. 공산당의 일당독재가 해체되고 사회주의 시장경제대신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태동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시나리오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공산당이 자신의 생존을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기 때문이다.  


◆망하는 것 보다 몇 년간 욕을 먹는 게 더 유리

그렇다면 기업의 레버리지 리스크에 대한 중국정부의 대책은 무엇인가? 이는 중국정부가 개혁과 성장간의 딜레마에서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이다. 

전문가들은 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하면 성장률이 목표하한선 밑으로 떨어질 수 있고, 반면에 성장을 위해 개혁을 연기하면 현재 구조적 문제를 키울 수 있어 머지않아 더 큰 위기를 초래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인민은행의 2015년 3/4분기 통화정책보고서는 기업의 레버리지증가로 인한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확장적 거시정책보다 구조개혁이 중요하다고 평가하였다. (이승용) 

즉 은행이 한계기업에게 돈을 빌려주지 말고, 부실기업을 신속히 정리하라는 것이다. 은행도 부실해지고 건실한 기업들까지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은 이어 기업이 성장동력을 강화하여 투자수익률을 높일 것을 주문한다. ‘구조개혁이 수반되지 않는 확장적 거시정책은 보다 심각한 과잉설비와 채무누적으로 이어져 디플레이션 압력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중국공산당은 단기성장의 유혹보다 중장기 개혁에 나서게 될 것이다. 영원히 공산당 간판을 내리는 것보다 몇 년간 욕을 먹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나라도 기업부채에서 자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기업부채는 105%를 기록하였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하였다. 우리나라 기업은 가장 위험도가 높은 적색등급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주황색’등급을 받았다. 

어느 정도 운신의 폭이 있을 때 레버리지가 높은 기업들은  수익성 제고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여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이철용(2015),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과 영향’, LGERI 리포트
이승용(2015),‘2016년 중국 경제전망과 주요현안 점검’,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
한재현(2015), ‘뉴노멀 시대 중국경제의 변화방향과 과제’, 한국은행 국제경제리뷰 
고양중(2015),‘중국경제의 리스크 점검 및 평가’, 한국은행국제경제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