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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위안화의 SDR 바스켓 편입 ] 위안화는 수출증대 수단대신 통화경쟁수단으로 사용하여야

지난해 11월, 중국 위안화가 IMF SDR(특별인출권)통화 바스켓의 구성통화로 편입되었다. 

이번 중국 위안화의 SDR바스켓 편입은 위안화의 국제적 수요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DR 편입으로 인해 위안화가 결제통화, 준비자산 통화, 그리고 투자통화로서의 위상을 확보 할 수 있어, 위안화 국제화가 가속화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환율을 위안화 국제화 수단으로 사용하기보다  수출증대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는 과거 일본의 엔화 국제화의 실패 경우처럼 좌초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위안화의 SDR편입은 한국 경제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위안화의 국제화는 한국경제의 달러화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한국 거시경제가 중국경제의 변동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문제제기 하에서 지난 15일 은행회관에서 <위안화 SDR편입과 국제통화체제>의 정책심포지엄이 한국국제금융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의 공동 주최로 열렸다.  


◆SDR의 탄생과 특징(왕윤종)

SDR의 탄생은 기축통화가 품고 있는  딜레마로부터 비롯되었다. 

트리핀 예일대 교수는 기축통화가 통화의 신인도와 글로벌 유동성 공급 간의 상충문제를 안고 있다는 ‘트리핀의 딜레마’를 주장하였다. 즉 미국의 경상수지가 적자일 경우 국제유동성은 증가하나 달러의 가치는 하락하게 되는 통화정책 효과의 딜레마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달러의 트리핀의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해, IMF는 1967년 금과 달러의 유동성을 보충하는 IMF특별인출권 SDR을 만들게 된다.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통한 무제한 달러 공급은 글로벌 경제의 성장을 촉진시키지만, 동시에 미국의  달러 신뢰도를 하락시킨다. 이는 달러의 금태환 러시를 초래하여  금 온스당 35달러의 고정가격이 붕괴될 위험을 야기한다. 

이처럼  SDR은 달러의 국제유동성공급의 역할을  맡기 위해 고안되었다. 

SDR의 주요 역할은 회원국에 자금의 대부이다.  

IMF회원국들은 SDR을 자신의 IMF지분비율에 따라 할당받는다. 회원국이 외환 부족에 직면하면 할당된 SDR을 달러등 회원국의 통화로 교환할 수 있다. SDR은 빌린 자금이므로, 채무국은 상환의무를 지니게 된다.

현재 SDR의 가치는 standard basket 방식으로 결정된다. 

단위바스켓에 주요국 통화를 가중치에 따라 넣어둔다. 이후 매일 변화하는 각국 통화의 가치를 당일의 외환시장의 교환비율에 따라 달러로 환산한다. 이처럼 SDR의 가치는 각국의 환산 달러와 가중치에 근거하여 결정된다. 

SDR의 통화바스켓 구성은  5년에 한 번씩 회원국들 간의 회의를 통해 정해진다. 

2016년 10월1일부터  2020년까지 적용되는 새로운 바스켓의 통화와 가중치는  미 달러( 41.73%), 유로(30.93%), 영국 파운드(8.09%), 일본 엔(8.33%), 중국 위안(10.92%)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중국 위안화가 SDR의 통화바스켓에 편입된 결과이다. 


◆위안화 SDR편입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위안화의 SDR편입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와 장기로 구분하여 분석할 수 있다. 

위안화의 SDR 통화 바스켓 편입은 단기적으로 미 달러주도의 국제통화시스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위안화가 위안화 국제화를 통해 달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축통화의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주장과 일본의 기축통화실패의 전철을 밟을 지도 모른다는 견해가 있다. 

 
(1) 단기 - 영향은 제한적 

위안화가 SDR바스켓에 편입되어 국제통화로서의 위상이 제고 되었지만 단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외국 전문가와 언론등은 위안화의 SDR바스켓 편입을 상징적 의미로만 받아들이고 있다. (홍승제)

버냉키 전 미연준의장은 “위안화가 SDR에 편입된 것은 초등학생이 숙제를 잘 해왔을 때 ‘금색 별’을 붙여주는 것으로, 그동안 힘쓴 노력을 격려하고 앞으로 잘하라는 의미“라고 평가하였다.  . 

영국 경제지인 Finacial Times도 과거 이란의 리알화가 바스켓에 편입되었을 당시 리알화 수요가 거의 없었던 것처럼, 위안화의 SDR바스켓 편입과 위안화 수요간의 양의 상관관계는 약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IMF도 글로벌 투자자금의 중국시장유입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하였다. 이는 장단기 금융상품거래, 상업은행 대출, 부동산 거래, 직접투자 등 중국에서 거의 모든 자본거래에 있어, 비거주자의 자유로운 태환이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자금의 중국 자금유입을 제약하는 요인은 중국경제둔화와 미국금리인상이다.  미 달러화 강세로 양국 간 금리차가 더욱 축소되면,  중국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크지 않을 수 있다. 


(2) 장기 - 낙관적 전망

먼저 중장기적으로 위안화의 SDR바스켓 편입은 위안화수요를 증대시킬 것이라는 낙관적인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홍승제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위안화가 교역규모에 비해 글로벌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6월말 기준으로 1.1%(약 1,000억달러)에 불과해, 앞으로 위안화 자산에 대한 투자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위안화에 대한 투자수요가 향후 10%(약 1조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향후 중국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비중(2.2%)이 매우 낮은 점,  중국 주식 지수들이 향후 MSCI EMI지수에 편입될 가능성등으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대규모 글로벌 투자 자금이 중국으로 유입될 것으로  홍국장은 예상한다.  

이처럼 위안화의 장기적인 수요 증대의 근거는 SDR통화바스켓 선정기준과 연관된다. 

5년마다 SDR 통화바스켓의 구성통화가 선정되는데, 결정요건은 ‘자유롭게 사용될수 있는가(freely usable)’이다. (왕윤종)

이러한 ‘사용편의성’은 △통화가 수출과 관련하여 국제무역거래에서 결제통화로 사용가능하고 △주요 외환시장에서 위안화가 널리 거래되며 △위안화가 태환되는 것 등이다. 여기서 태환성은 회원국들이 IMF로부터 자금을 빌렸을 경우, 상환을 위해  시장에서 적절한 자산을 태환할 수 있는가이다. 

이처럼 위안화가 다음 기간의 바스켓통화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위의 요건을 지속적으로 충족시켜야 한다. 

또한 사용편의성의 세부내용으로는 ‘널리 사용되는가’(widely used)와 ‘널리 거래되는가’(widely traded)의 항목이 있다. 

‘널리 사용되는지’는 통화가 예금계좌와 투자계좌거래 개설을 위해 널리 사용되는가이다. 또한 위안화가 공식외환보유고로 사용되는 것, 외국환 유동자산으로 사용되는 것, 위안화가 국제 은행지불의무(banking liabilities)로 사용되는 것, 또한 국채등 위안화 표시 채무증권으로 사용되는 것 등이 ‘널리 사용되는지’의 판단 기준이 된다. 

‘널리 거래되는가’는 국제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회전율의 정도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위안화가 다음 결정기간의 SDR 통화바스켓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통화바스켓 결정기준을 지속적으로 충족 시켜야 한다.  이는 위안화의 대외결제 비중을 증가시키고, 보유통화· 투자통화로서의 위안화국제화를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는 자본시장의 대폭 개방을 의미할 수도 있다. 

따라서 중국이 이러한 위안화의 SDR통화 바스켓 포함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면, 자연스럽게  위안화 국제화를 밞을 수 있다.    

이러한 중국의 자본시장개방에 대해, 홍승제국장은 “중국금융개방이 단기적으로 자본유출을 키울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중국으로의 자금유입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3)장기 - 불확실성 전망

이러한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불확실성이 높다는 전망도 언급되고 있다. 

과거 엔화 국제화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를  중국위안화국제화 노력에 적용해 볼 수 있다. 이는 역으로 위안화 국제화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러한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엔화 국제화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로 ①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지속 ②금융시장 발전 부진 ③상대적으로 일부 지역에 집중된 무역구조 ④경제적 위상축소 등을 들 수 있다.(홍승제)

통화국제화의 첫번째 요건은 경상수지 적자이다. 이는 위안화 가치를 대폭 절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왕윤종 SK 경영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명실상부한 기축통화가 되려면 최소한 30%이상 평가절상 되어야 한다.”며 “SDR바스켓 통화의 가중치 10%정도의 위상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려면 반드시 강세통화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중국은 최근 위안화 가치를 지속적으로 절하시킨 경험이 있고, 위안화가치가 올해 최대 10%이상 절하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경기 안정화와 위안화 국제화간의 목표상충 딜레마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위안화가 환율경쟁의 수단으로 사용될 것인지, 통화경쟁의 수단으로 사용될 것인지의 정책선택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일본 엔의 국제화 실패의 요인 중 경제적 위상축소 문제는 현재 중국에 직면한 시급한 과제 일 수 있다. 이는 달리 말해  중국국제화의 결정적인 요인은  중국이 실질적으로 G2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통화가치는  한 나라의 경제기초체력을 표시하는 수단이 되는데, 중국의  단기 경착륙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 하락도 언급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의 1인당 GDP는 2014년 기준 8,154달러이다. 이는 미국의 13% 수준이고, 민간소비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불과하다. 

어찌 보면 중국은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할 수 있으나, 역으로 이는 저성장 저물가의 뉴노말 시대에서 성장하지 못하고 ‘중진국함정’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도 된다. 

왕윤종연구위원은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통해 위안화를 기축통화의 반열로 올려 놓을 수 있다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지닐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마셜 플랜에 따라 달러를 찍어내 막대한 달러 자금을 순환시켰듯이 위안화가 달러와 같은 위상을 가지게 될 것인지는 아직도 미지수다.”라고 지적한다.


◆중국은 이러한 딜레마에서 어떠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가? (윤덕룡)

먼저 중국의 거시경제적 신뢰의 회복이다. 이는 정부의 규칙(rule)과 재량(discretion)사이에서 거시경제의 갈등과 관련된다. 

윤덕룡 선임연구위원은 “통화정책의 딜레마인 규칙과 임의성사이에서, 규칙에 근거한 정책을 확대하여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중국 금융시장의 혼란에 비추어 볼 때, 통화정책의 결정 메커니즘의 투명성이 정책 결정을 시장에 맡기는 중요성보다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윤 연구위원은 또한 국제적 통화경쟁에 대한 노출로 통화의 대외적 가치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의 유혹에 빠지기보다 안정적인 위안화 가치를 유지시켜, 위안화가 기축통화의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위안화는 아시아 지역의 역내 공동통화 도입을 위한 기축통화로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위안화의 수요를  증대시키기 위해 중국정부가 활용하고 있는 통화스왑을 늘리고 금융협력을 더 적극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윤연구위원은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된다면, 한국도 달러에 의존하여 발생하는 외환위기 리스크를  감소시키고, 위안화 허브 전략의 추진, 그리고 원화의 국제화등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참고문헌> 
남수종, '위안화 SDR편입과 위안화 국제화', 한국국제금융학회 심포지엄 자료집
왕윤종,'위안화 SDR편입이  국제통화체제 및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한국국제금융학회 심포지엄 자료집
윤덕룡,'위안화 SDR편입과 국제통화체제; 패널토론 자료'
홍승제,'중국 위안화의 SDR편입 의미와 영향',한국국제금융학회 심포지엄 자료집
김회정,''위안화 SDR편입과 국제통화체제; 패널토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