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9 (화)

  • 구름많음동두천 5.0℃
  • 구름많음강릉 10.3℃
  • 구름많음서울 7.0℃
  • 맑음대전 8.5℃
  • 맑음대구 8.9℃
  • 구름많음울산 10.1℃
  • 구름많음광주 7.6℃
  • 구름많음부산 13.0℃
  • 구름많음고창 8.4℃
  • 제주 14.6℃
  • 구름많음강화 4.8℃
  • 맑음보은 8.6℃
  • 맑음금산 8.0℃
  • 구름많음강진군 12.6℃
  • 구름조금경주시 10.5℃
  • 흐림거제 12.5℃
기상청 제공

경제

[위안화 국제화 ① ] 중국 인민은행의 환율유연성 확대 배경은?

중국 금융당국인 인민은행이 지난 11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고시환율기준으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서, 이는 고시환율과 시장환율과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였다.  기준환율방식을 더욱 시장 친화적으로 유도하여 환율의 변동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또한 시장환율의 영향을  강화하기 위해, 기준환율 결정방식도 변경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시장조성자들의 호가에 종가환율을 반영하여 기준환율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에 덧붙여 환율 1일 변동 폭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2.0%에서  2.5~3.0%사이로 높인다는 내용이다. 

중국금융당국의 이러한 환율유연성의 확대는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을까? 


◆통화바스켓 도입 배경 

중국의 환율결정방식은 복수 통화바스켓을 참조한 관리변동환율제도이다. 사실상 환율의 최종결정은 금융당국이 맡는 시스템인 셈이다. 

2005년부터 시행된 복수통화바스켓제도는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도입된 미국달러 페그제에서 시장 친화적으로 진보한 환율방식이다. 

중국이 2005년 통화바스켓 환율제도를 도입한 배경은 미국· 일본· 유럽등 주변국들의 위안화평가절상 압력과 중국의 디플레이션 전가에 대한 비난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미국달러당 8.28위안에 고정된 미 달러화 페그제를 유지하였다. 달러 페그제란 자국 통화 가치를 고정된 달러에 묶어두고 정해진 환율로 교환을 약속한 환율제도를 말한다.

이 고정환율제도는 환율의 변동성을 안정화시키는 이점이 있었으나, 주변국으로부터 위안화 평가절하와 디플레이션을 전가시킨다는 비난을 받았다. 

2002년부터 미국은 계속되는 무역수지적자와 재정적자가 심화되어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달러 약세기조를 유지하였다. 하지만 위안화는 달러에 대해 연동되어 있어, 위안화는  엔· 유로화에 대해 평가 절하된다. 

이는 중국 수출품의 엔· 유로 표시가격을 낮추게 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자, 일본 유럽은 중국의 디플레이션 수출을 비난하게 된다.  

중국은 결국 2005년 7월 미국달러 페그제를 폐지하고 통화바스켓을 참조한 관리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하게 된다. 


◆ 관리변동환율제도란? 

복수 통화바스켓에 기초한 관리변동환율제도는 고정환율제도와 변동환율제도의 중간단계에 위치한  환율제도이다.  기준환율 결정은 통화바스켓 변동과 금융당국 개입등 두가지 변수에 의해 결정된다.  

우선 금융당국은 교역이 많은 여러 나라의 통화를 한 바구니에 넣은 다음, 자국의 물가상승률을 환율에 반영한다.  이후  매일 아침 외환시장 시작 전에 시장조성자들의 호가를 받아 이를 가중평균하여 당일 기준환율을 설정하게 된다. 따라서 이 제도는 페그제에 비해 시장의 영향을 반영하게 되는 구조이다. 

하지만 중국의 관리변동환율제도는 고정환율제도와 유사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비록 지정된 시중은행들이 시장조성자(마켓메이커)로 지정되어 매수호가와 매도호가를 제공하지만, 금융당국이 바스켓의 구성 통화 및 통화의 가중치를 결정하여 기준환율을 결정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환율은 또한 시장환율과의 괴리를 발생시킨다. 고시환율이 발표되어도 시장환율은 기준환율의 ±2%(일일 변동폭)내에서  변동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1일  달러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이 6.2298에 시장환율은 6.3231로 마감되었다. 고시환율보다 시장환율이 더 높은 상황이다. 

이점이 이번 인민은행의 기준환율기준으로 위안화 평가절하의 배경으로 설명되고 있다. 


◆ 환율유연성 확대 배경은? 

고시환율에 종가환율 반영과 환율변동폭 확대등으로 환율의 변동성을 높이고자 한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중국당국은 현재시점이 위안화 절상압력을 적게 받을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지금까지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위안화는 절상되어 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4일  보고서에서 “지난해 이후 실질실효환율 기준 위안화 가치가 약 10% 올랐다”며 “올 들어서도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위안화 가치의 상승이 이어지면서 위안화 가치가 더 이상 저평가됐다고 볼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IMF의 언급처럼 주변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은 약해지고, 오히려 최근 중국의 경기둔화로  위안화가치가 약세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환율유연성은 위안화의 상 방향 압력보다 하방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위안화의 변동성 확대는 위안화 국제화와 자본자유화에 대한 대비의 역할을 하게 된다. 

위안화 국제화 전제의 하나인 자본자유화가 확대되면,  단기투기자본의 금융시장 교란이 심화될 수 있다. 

중국의 관리변동환율제도는 사실상 고정환율제도로, 환율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장점이 있지만, 핫머니등 투기세력에게 투기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위안화 절상이 유지되면서, 중국에 유입된 핫머니가 낮은 위험으로 편익을 누려온 것이다.  

이처럼 위안화가 사실상 달러에 페그되어 있어 환율의 쌍방향 변동성이 약한 상황에서  자본자유화를 확대하게 되면, 단기투기자금은 물밀듯이 밀려들어와 위안화 상승으로 인한 이득만 얻고 다시 신속히 빠져나가게 된다. 이는 금융시장 교란이 심화되는 배경이 된다. 

하지만 시장의 환율 변동성이 적절히 반영된다면, 위안화 변동 폭이 확대되고 위안화 가치의 하방압력도 커지게  되어, 핫머니의 리스크도 확대된다. 이는 투기를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위안화도  절하될 수 있다는 경고를 투기자들에게 전달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환율유연성은 자본자유화를 위한 전제 조건인 셈이다. 

궁극적으로 이번 환율변동성 확대는 당국에 의해 통제되는 기존의 환율제도를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방식인 변동환율로 이행하는 조치로 평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