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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유가하락,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국제유가가 6월 새 반 토막 나면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우리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두바이유의 경우, 2014년 6월23일 111.2달러/배럴에서 올해 1월2일 53.70달러로 급락하였다. WTI는 2014년 6월20일 107.42달러/배럴에서 올해 1월2일 52.69달러로 떨어졌다. 브랜트유는  6월19일 115.2달러/배럴에서  1월2일 56.42달러로 50%이상 하락하였다.   

국제유가의 급락은 경상수지 흑자 확대, 국민소득 증대, 기업 수익성 증대등으로 인해  국내경기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등 금융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국가들의 디폴트 가능성과 거시경제 악화는 이러한 긍정적 효과의 일부를 상쇄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유가하락 원인 

유가하락은 △중국등 글로벌 수요 둔화 △미국의 셰일 가스혁명 및 OPEC의 감산 실패  △국제 상품시장에서의 투기자금 이탈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유가  하락의 직접배경은 원유수요보다 공급이 초과된 결과이다. 우리경영연구소의 허문종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셰일가스혁명으로 타이트 오일등  셰일층에서 추출되는 원유의  공급으로  공급과잉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미국과 OPEC과의 석유 점유율을 둘러싼 헤게모니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OPCE이  생산량 축소로 가격을 지지하는 전통적인 방법대신, 역으로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하락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셰일 가스의 생산비가 전통오일 보다 높아 원유 가격을 하락시켜 셰일 가스의 도산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달러화의 강세로  원유의 투기성자금이  안전자산을 찾아 대거 이탈한 것도  유가 하락의 원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의 WTI 선물 매입(long)포지션은  하락하고, 선물 매도(short)포지션은 증가하여, 순매수포지션이 감소하고 있다. 숏 포지션은 가격 하락 시에 이익을 얻게 되고, 롱 포지션은 이의 반대이다. 


◆ 유가하락의 거시경제 영향

국회 예산정책처는 <경제동향& 이슈> 12월호에서, 유가하락이 경상수지, 가계실질소득, 기업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 경상수지 = 유가하락으로 경상수지 흑자 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유가하락으로  세계 기업들의  원가부담이 낮아지면서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된다. 이는 경기 회복세에 도움을 주어, 수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세계물가의 하락으로 소비자의 실질구매력이 높아지는 점도 수출증가에 기여한다. 

또한 유가하락으로 원유수입액이 감소하게 된다. 

이에 덧붙여 유가하락으로 인한  달러 강세도 경상수지흑자에 기여한다. 유가하락과 달러강세는 대체로 부(-)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원유가 달러 자산의 헤지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허문종 수석연구원은 달러강세는 기업들의 수출채산성 긍정적이어서, 2015년 경상수지 흑자폭은 1,000억달러 까지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 수익성 = 유가가 떨어지면  기업의 수익성이 완만히 개선될 수 있다. 

우선 기업의 생산비용이 낮아진다.  유가하락은 제품의 제조원가를 하락시켜   기업의 영업이익이 증가하게 된다. 

반면 국내수입물가가 하락하게 되면 국내 생산자물가가 하락하여 기업매출이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업종별로는 수익성 저하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LG연구소는  대표적으로  해양플랜트생산이 차질을 빚게 되고, 정유업도 유가 급락으로  상당한 재고평가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정유업의 정제마진의 변동방향은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석유제품의 가중평균가격과 원유도입가격의 차이인 정제마진은 일반적으로 유가가 하락하면  악화된다. 원유 운송기간과 정제·생산 후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기간이 총 40일이 되는데, 그 기간에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하면 마진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반면 원유가격 하락 속도보다 원유가격이 석유제품에 반영되는 속도가 느려 정제마진은 높아진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유가하락의 긍정적인 효과가 부정적인 효과로 일부 상쇄된다면, 기업의 수익성은 완만히 개선될 전망이다. 그 결과 투자, 생산과 소득도 완만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 가계 실질 소득 = 유가하락으로 가계의 소비가 완만히 증가할 전망이다. 

수입물가하락으로  수입가격대비 수출가격인 상대가격이 상승하여 교역조건이 개선된다. 이는 가계실질소득이 개선되어 가계의 구매력이 증가되어 소비가 증가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수입물가하락과  생산자물가하락으로 소비자물가가 떨어지게 되면, 소비자의 구매력이 증대되어 소비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편 이러한 소비증가는 유효수요를 늘려 투자와 생산을 증가시키게 되어, 소득증가와 소비증가라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도 있다.  


◆ 러시아 위기, 수출 효과 반감 가능성 존재 

유가하락이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러시아등 취약 신흥국의 위기가능성을 감안하면 수출 감소등의 부정적인 측면이 나타날 수 있다고 허 수석연구원은 지적한다. 

러시아는 외환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이를 방어하는 과정에 실물경기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외자유출로, 환율방어에 나서고 있다.  루블화의 급격한 절화를 막기 위해 러시아외환당국은 올해 800억 달러 이상의 외환을 시장에 풀었다. 

여기에  러시아 수출의 75%를 차지하는 유가가 6월 새 반 토막 나면서,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달 15일, 폭락을 저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10.5%에서 17.0%로 650bp를 인상하였다. 

기준금리인상은 주가를 하락시킨다. 기준금리 대폭 인상으로 16일 주가지수는 12.4% 급락하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따라서 LG경영연구소는 이처럼 달러소진이 지속될 경우, 디폴트 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러시아의 금융위기와 실물경기침체로 인해, 우리 수출에 기대했던 긍정적인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허수석연구원은 비중동 산유국들의 금융불안 및 실물경기 부진이 심화되면 수출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대러시아 수출 비중이 충수출의 1.8%에 불과하나, 동유럽으로의 위기 확산 가능성, 유럽의 대러시아 수출감소에 따른 한국의 대 유럽 수출 감소 등의 간접경로까지 고려하면 파장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