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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실버

한국 젊은층, 직무역량 OECD평균이하 : 다른 나라에 비해, 학생은 우등생, 사회인은 열등생

중등 및 고등교육, 근본적 개혁 필요

우리나라의 초중등 학생의 학업성취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나 고등학교 졸업 이후 성인의 직무역량은 OECD 평균이하 이어서,  우리나라의 일관되고 미래지향적인  교육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2060년에는 우리나라의 60대 이상 연령층이 총인구의 47%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이는 미래 사회를 짊어지고 갈 인력들의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경쟁국들에 비해  약하다는 의미이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정우택 정무위원장의 주최로 4일 국회에서 열린  ‘올바른 국가정책 어젠다 제시를 위한 공개세미나’에서 한국개발연구원의 김재훈연구위원은 <미래사회에 부응하는 창의적 인적자원 육성>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정권의 성격을 뛰어넘는 국가적 교육협의체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 학생시절에 우등생, 사회에서 열등생 

우리나라 초중등 학생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우등생이다. OECD가 3년 단위로 실시하는 15세 학생 대상의 2012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국가순위에서  수학은  대만에 이어 2위, 읽기는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하였다.  일본 1위, 핀란드 2위 인 과학에서는 9위를 차지하였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이후, 25세 이후 층의 직무역량이 급격히 감소하였다. 

2011년 OECD가 24개 회원국의 16~65세를 대상으로 조사한 국제 성인역량조사(The Program for International Assesment of Adult Competency : PIAAC) 결과, 우리나라 성인은 언어, 수리, 컴퓨터 기반 문제해결능력 모두에서 OECD평균 이하를 기록하였다. 

한국· 일본· 핀란드의 연령별 직무역량 비교에서, 20세 청년들의 직무역량은  3개국 모두 275~300 구간의 상단에  위치하였다.

하지만 25세층은 한국의 경우  20세층의 수준과 유사한 직무역량을 보인 반면, 일본· 핀란드의 경우  300~325구간으로 상승 진입하였다. 

30세에 접어든 한국 젊은이들의 직무역량은 275~300구간 내에서 서서히 하강하였으나, 일본 핀란드의 경우, 오히려  300~325구간에서  상승 추세를 보였다. 

특히 과학 기술의 핵심 연령층인 35세층의 경우, 한국은 직무 역량의 감소가 275~300구간에서 급격해졌으나, 나머지 두 나라는 300~325 구간에서 다소 상승하여 정점을 기록하였다. 

40세층의 역량은   한국의 경우,  275~300 구간 하단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45세에는 역량 구간 자체가 하락하여 250~275구간으로 추락하였다. 반면 일본은 40세층이  35세와 유사한 직무역량을 보였고, 45세에 비로소  300~325구간 하단으로 다소 하락하였다. 

50세층에서  한국과 일본의 직무역량 폭이 최대를 나타내었다. 한국 50세층의 경우,   역량수준이 250~275구간 중반으로  급속히 하락한 반면, 일본은 완만한 하락폭을 보여 50세에 275~300구간의 상단에 위치하였다. 핀란드도 동일 나이에 275~300구간 중반을 기록하였다. 

이처럼 이 역량수준 비교의 특징은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30~40세층의 직무역량이 비교 국가들에 비해 낮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30~40세층의 직무 역량이 275~300구간에서 하락 추세인 반면, 일본과 핀란드는 같은 연령층의 역량이  300~325구간 중반에서 상승 혹은 현상유지를 나타내었다. 



◆ 청년층 창업, 전문· 과학 기술 분야는 드물어

젊은층 직무역량의 국가별 비교에 대한 특징은  실제 청년층의 창업의 산업별 구성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창업하는  청년들이 학원, 도소매업, 음식점업등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은 반면,   미국의 청년들은 창업을 할 경우 전문, 과학 기술 서비스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4년제 대졸자들의  창업의 산업별 구성에서, 이들이 창업을 할 경우  학원등의 교육서비스업이 25.7%로 1위, 도소매업이 24.2%로 2위, 숙박 및 음식점업이 9.7%등을 차지하였다.  그러나 미국 대졸자들의 창업은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이 20.3%로 1위, 건설업이 8.8%로 2위,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이 8.7%로 3위를 차지하여, 전문분야에 집중되었다. 

청년층 대학원졸 창업의 산업별 구성에서도 위와 동일한 양상이 나타난다. 한국의 대학원 졸업생들의  창업의 경우,  교육서비업이 1위로 43.9%, 도소매업이 1위로 16.2%,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이 3위로 15.3%를 기록하였다. 반면, 미국의 경우,  창업 1위가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으로30.1%를 차지하였고, 2위가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으로 26.8%, 3위가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으로  9.2%를 나타내었다. 



◆ 초중고, 대학의 교육 부실이 원인 

이처럼 한국인의 직무역량 수준이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급격히 하락하는 양상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무엇이 세계 최고 수준의  우등생들을 다른 나라에 비해 사회 열등생으로 추락하게 하는  것일까?

김재훈 연구원은 우선 대학교육의 부실을 지적한다.  대학 서열 고착화로 인한 경쟁부족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또한 초중등 교육의 부실도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다. 주입식 수업으로 인하여, 학생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관심과 흥미 부족으로 전공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고 그 결과 전문성이 부족해진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취도는 최상위권이나 흥미도는 하위권이었다.  수학 점수는 500~550점의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으나, 학교에서의 만족도(나는 학교에서 행복하다)는 50~100점의 전체 구간 중 평균이하인 60점을  기록하였다. 반면 미국은 수학점수는 450~500점 구간이나, 학교 만족도는 80점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중국 상하이는 수학 점수는 550~600점으로 최상위권이며, 만족도도 85를 기록하였다.  도시를 포함한 PISA 순위에서도 상하이는 수학, 읽기, 과학 전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였다. 이는  중국의 잠재력을 엿볼 수 있게 한다.  



◆ 구조적 교육 변화 필요 

우리나라 성인들의 직무수준이 평균수준이하라면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일까?

김연구원은 일단 주입식 수업등 교육의 근본적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장기간이 소요된다. 

그러므로 우선 수도권대학 정원규제를 철폐하여 대학 간 경쟁을 높이고, 사립학교법을 개정하여 부실대학 퇴출을 유도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교사중심의 학급 교실제에서 학생중심의 교과교실제로 전환하여 학생의 흥미와 관심을 유도하고 적성을 발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입학 사정관제의 전면 확대를 제언한다. 대학이 시험성적에 따라 학생을 선발하기 보다는 학생의 잠재력 능력, 관심, 적성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발 할 수 있도록 이 제도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김연구원은  교육 정책의 연속성을 위해 대학· 교사· 산업계· 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하는 교육개선과 발전을 위한 ‘국가협의체’ 설립을 제안한다. 

그는 “정권별로 교육 정책의 빈번한 변화로 정책목표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였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권을 넘어설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