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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실버

[혁신 학교 ① ] 혁신학교의 교육과정 : 지식전달 수업이 아닌 줄탁동시수업

다수의 전문가들은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하드웨어가 아닌 문화 콘텐츠를 꼽는다. 

일례로 미국의 문화 콘텐츠는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미국 월트디즈니의 2013년 매출은 45조원이며, 21세기 폭스사는 28조, 타임워너는 30조원을 기록하였다. 우리나라의 최대 문화콘텐츠 회사인 CJ E&M의 매출은 1조7000억 원에 그쳤다. 

이 문화콘텐츠의 창출은 창의력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기존제품의  단순한 모방이나 개선으로 가능하지 않은 독창적인 영역이다. 

콘텐츠의 집적이라 불리는 미국 영화를 살펴보면 미국의 창의력을 엿볼 수 있다.  최근 올해 개봉한 영화만을 보아도 놀랍고 부러울 뿐이다. 이는 영화의 규모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영화의 시나리오의 독창성이 경이로울 뿐이다. 

도플갱어를 소재로 하여 인간 내면의 폭력성을 묘사한  <에너미>, 인공지능체제와 사랑을 하고 결국 내면의 성장을 이루어가는 <Her>등, 시나리오의  기발함과 독창성이 번뜩인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창의적인 문화콘텐츠의 창출은  불가능한 걸까? 


◆ 안타는 가능하고 홈런을 치지 못하는 나라 

창의성의 개발은 교육에 전적으로 빚지고 있다.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이 독창성을 빚어낸다. 

우리나라의 학교수업과 관련한 일반적인 현상은  교사 일방적 교육이다. 즉 암기주입식이다. 김성천교사는 우리나라 수업은 송아지가 먹기에 편하도록 잘 끊인 암죽과 같다고 말한다.  

김교사는 암죽수업을 ‘줄탁동시’란 말로 설명한다.  병아리가 껍질을 깨뜨리고 나오기 위해 껍질 안에서 껍질을 쪼는 것을 ‘줄’이라하고 어미닭이 밖에서 쪼아 깨뜨리는 것을 ‘탁’이라고 한다. 이 둘의 힘들의 합으로 병아리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어느 한쪽의 힘만으로는 알을 깰 수가 없고 안과 밖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제지간이 바로 이 경우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미 닭이 쪼는 ‘탁’만 있고 병아리가 껍질을 쪼는 ‘줄’이 사라졌다고 김교사는 말한다.

엘빈토플러는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일본 교육학자는 우리교육을 안타는 칠 줄 아나 절대로 홈런을 치지 못하는 교육이라고 평한다. 


◆ 듀이의 교육 성장론 

존 듀이는 기계적인 훈련으로 특수 기술을 습득하게 하는 수업은 창의성에 제한을 받게 된다고 지적한다. 듀이의 경험론에 의하면 기술습득중심 교육으로는 학습자의 계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는  전통적인 교육은 교육과정에 상호작용의 원리와 연속성의 원리가 결여되었다고 말한다. 바람직한 장래의 경험을 신장시키는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다. 

듀이의 선행경험의 기초로  후속경험이 계속된다는 연속성의 원리는 인간의 경험은 문제해결의 도구나 수단이 된다. 이것은 특히 지식의 개념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여기서 지식은 능동적인 탐구활동과정과 문제해결과정을 통해 얻어진 결과이다. 

또한 유기체와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학습자와 학교, 교사, 수업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져야한다. 유기체를 통제하는 획일적인 일방통행식의 환경은 단편적인 지식습득에만 머무르게 하고 고차원적인 사고능력을 기를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상호작용을 통한 탐구활동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듀이에 의하면   우선 문제 상황에서 암시들을 펼치는 단계, 이들을 지성적으로 정리하는  단계, 해결책의 가설성립단계, 갈등을 일으키는 요소들을 일관된 전체로 연결시키는 추리 단계, 그리고 관찰을 통해 가설을  실증하는 단계를 차례로 밟아야한다. 


지식전달 수업이 아닌  줄탁동시수업 : 혁신학교 

우리나라의 교육은  듀이경험론에 의한 상호작용의 부재와 연속성 단절로 특징 지워진다.  암죽식 수업만 존재하고 줄탁동시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듀이가 강조하는 경험의 재구성과 이에 따른 성장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단편적인 지식습득에만 머물게 된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도 상호작용의 교육, 줄탁동시수업이 혁신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고 있다. 유기체와 상호작용을 이루는 학교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학교는 ‘혁신학교’로 명명되고 있다. 

기존의 대다수 지식전달 수업과  혁신학교의 황영동교사의 줄탁동시수업을 비교해보자 

황영동교사의 수업동영상은 이 줄탁동시의 한 대표적 예이다. 이 수업은 초등학교 사회과 수업으로 문화재에 관한 수업이 아닌 ‘문화재를 통한 수업’이었다. 기존 수업은 문화재에 관한 지식을 교사가 일방적으로 주입시키는 수업이나, 황교사의 수업은 문화재를 통해 학생들의  상상능력을 기르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기존수업은 수업의 달인교사가 수업을 잘 조직한다. 수업은 정돈되게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이른바 밀도 높은 수업이다. 수업조직과 기술에 대해서는 감탄하나 감동은 없는 수업이다.  

반면 황교사는 학생들이 얽힌 비밀을 캘 수 있도록 교사는 수많은 질문만을 던지고 해답은 주지 않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학생들이 답을 찾도록 교사는 유도 할 뿐이다. 

물론 이 단원의 시험을 친다면 기존수업의 학생들이 점수가 높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외우는 스킬을 습득했을 뿐이다. 그러나 혁신수업은 단기적인  효율과 효과는 떨어질지라도, 장기의 관점에서 이러한 수업을 받은 학생들은 다양한 상황 하에 놓여 졌을 때 유연성 있는 대응이 가능하고 창의력이 있는 아이디어가 만들어진다. 


◆ 혁신학교의 교육과정 

혁신학교란 일반학교와 교육과정과 성격을 달리한다. 교육과정은 교육철학적 배경이 다르다. 일반학교가 기술습득의 미래를 위한  준비로서의 교육이 아니라, 지속적인 경험을 축적시켜 성장하는 교육을 말한다. 

즉 아이들을 끌고 가는 전통적인 수업이 아니라 유기체와 환경이 상호작용을 하는 교육이며 이를 통해 계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지는 교육, 잠재력을 끄집어내는 교육이다. 

이러한 철학이 구체화된 것이 학교수업의 설계도인 교육과정이다.

초등 일반학교는 9시쯤 1교시를 시작하여 40분 수업에 10분 휴식으로 오전수업이 이루어지고, 오후 수업이 진행된다. 

반면 혁신학교는 블록수업이다. 교과를 통합한 80분 수업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20분의 중간휴식이 나온다. 이 시간은 장난치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들은 과학상자를 하기도 하고, 도형 쌓기, 스티커놀이, 장난감 갖고 놀기. 그룹으로 모여 놀기등을 한다. 


▲ 보평초등학교 

보평초등학교의 교육과정은 다빈치 프로젝트 학습이 진행된다. 이는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통해 통합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 주목적을 둔다. 여기에는 아뜰리에 학습, 주제통합학습, 자유탐구학습등이 있다. 

아뜰리에 학습은 음악, 미술, 체육에서 학생들이 1인 1예기를 갖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제통합수업은 한 가지 주제를 여러 과목들을 통해 통합적으로 학습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생태체험이 주제라면 국어과목을 통해서 생태체험의 느낌을 동시로 쓰고, 사회과목을 통해 환경파괴의 실태를 배운다. 

자유탐구학습은 학생들이 각자 연구하고 싶은 주제를 정해서 자유롭게 탐구한다. 세계 각국의 초코파이 가격을 조사한 아이도 있고, 백화점 마트 재래시장의 물건가격을 비교한 아이도 있다. 

보평초등학교는 1년 4학기제를 도입하여 교육과정에 대한 점검과 피드백을 할 수 있도록 한다. 1년은 봄(3.2~5.4), 여름(5.11~7.22), 가을 (8.29~10.29), 겨울 (11.4~ 2.15)로 나뉜다. 학기와 학기사이에는 방학이 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부족한 부분의 학습을 한 학기씩 미뤄두지 않고 보충 할 수 있다. 


▲서정초등학교 

서정초등학교는 핵심역량기반, 주제중심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역량중심교육과정이 이루어진다. 

서정초등학교는 핵심역량을 배양하기 위해  몇 가지 주제로 교육과정을 완전히 통합한다.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세부 핵심역량을 구성한다. 

예를 들어 우선 주제를 3월2일 부터 4월2일 까지 ‘나 너 그리고 우리’로 정한다. 그리고 핵심역량으로 ‘자기관리능력, 시민의식, 의사소통능력’이 있다. 이 핵심역량 하에 국어, 도덕, 사회, 수학, 과학등의 개별과목수업이 이루어진다.

4월 4일부터 30일 까지는 ‘소중한 분들’이라는 주제 하에 핵심역량은 문화 예술 감수성, 범지구적 소양, 생태 감수성이다.  

구체적으로 ‘나 너 그리고 우리’의 주제에서, 자기관리능력·사회의식등의 핵심역량강화를 위해 국어시간에는 논설문 연설문과 같은 주장을 담은 글을 통해 학년의 시작을 다짐한다. 사회과목에서는 지역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단원을 통해 학생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토의한다. 도덕과목에는  법과 규칙을 준수하는 일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실천하는 태도를 기른다. 

통합활동도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차이와 차별 구분하기’라는 목표활동을 둔다. 활동 목표 하에 과학수업으로 산과 염기의 차이, 국어시간에 왕따 이야기 토의, 주장하는 글쓰기로 동시에 인권교육을 한다. 고분벽화그리기 활동에는 국어시간에 고유문화에 대한 토의와 홍익인간 정신에 대해 이야기 하고, 미술시간에 벽화를 그린다. 


◆ 홈런도 칠 수 있게 하는 교육 

혁신학교는 국가가 정해준 교육과정을 단순히 이수하는 대신, 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창조적인 교육과정을 만든다. 

국가수준의 교육과정을 일종의 기성복이라고 본다면, 이제 기성복 교육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교육은 이러한 수동적 교육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연속성과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교육이 가능해지면 지속적인 경험과 성장이 가능해진다. 그 결과 교사는 교과서의 전달자가 아니라 교육과정의 설계자이다. 학생들은 수동적인  지식 암기자가 아니라 주체적인 능동적인 수업의 참여자가 된다. 

혁신학교의 창의적 역량배양중심의 교육, 상호작용의 수업이 이루어진다면 연속적인 경험의 축적과 성장이 이루어진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도 안타아닌 홈런도 능히  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충무로 영화가 미국시장을 석권하는 일은 환상과 꿈으로만 끝나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