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1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문화

[영어 학습법 이야기] 영어 공부 어떻게 하지? : 효과적 어휘 학습


#나의 심장 같은 여자친구와  교회 영어 예배에 난생처음  참석했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다면 더 이상 자신을 보기 힘들 거라는 협박(?) 이었다.  

아리따운 백인 아가씨가 입구에서  “웰컴!”하며 미소 띤 얼굴로 인사한다. 갑자기 안면 근육이 당겨지는 느낌이다. 

예배가 시작되자 목사로 짐작되는 분이 단상에서, “렛스 플레이”라고 말하는 게다.  ‘놀자고?’ 그런데 이 말을 듣는  순간, 앞에 앉은 백인성도들은 모두 고개를 푹 숙인다.  ‘오 마이 갓’  “let’s play”가 아니라 “let’s pray”였다. 

# 어제의  충격으로  이제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결심한다. 그래서 영어 꽤나 한다는 선배에게 영어학습법 자문을 구했다. 

 그 선배 왈 “이거 간단해. 그냥 하루 종일 미국 뉴스 방송 틀어 놔. 처음엔 안 들려도 지나면 절로 들려. 그리고 뒷주머니에 타임지를 꽂고 다니란 말이야.” 

당장 실행에 옮긴다. NBC, ABC, CNN을 듣고, 그리고 타임지를 읽기 시작했다. 정말 타임지를 반으로 접으니 잡지가 뒷주머니에 딱 들어간다. 엉덩이가 뿌듯했다. 

처음은 CNN을 듣고, 타임지를 읽는 자신이  스스로 대견스러웠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도  단어 찾다가 오전 내내 진도는 달랑 한 페이지. 앵커와 리포터들의 말 중  그저 단어 몇 개 만 머리를 맴돈다. 또  ‘오 마이 갓’

영어를 익히는 일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된 우리 한국인은  이러한 당황스러운 상황에 부딪칠 때, 절로 한숨만 나온다. 

외국어라는 무생물이   생명력을 부여받고 우리들을 옥죄는 이 답답한 현실에서 탈옥이 불가능하다면,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단 하나다. 열심히 영어 속으로 들어가는  거다. 

그런데 여기서 ‘어떻게 공부하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스피킹, 리딩, 라이팅, 리스닝등 이를 모두 다 어떻게 공부하지? 이 모두를 아우르는 공통분모는  없을까? 

◆ 리딩

외국어영화를 보다 보면 아쉬운 점이 참 많다. 외국어 영화는 스토리를 따라 가는 게 우선이므로, 자막을 읽다 보면, 영화의  배경과 미술 세트 등의 섬세한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같은 영화를 재차 관람하기도 한다. 첫 번째 관람은  스토리 중심, 다음에는  미장센 중심 등이다. 그래서 한국영화처럼 외국어 대사를 바로 이해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욕심이 발동한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읽기를 강조한다.  읽기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비로소 뉴스 듣기나 영화대사 듣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읽어서 모르면 들리지도 않는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읽기조차 버거운데, 듣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임승차하겠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우리가 한국어 책을 읽는 속도로 영어책을 읽고  이해 할 수 있는 정도라면, 영어강의 또는  디스커션의 이해와 적극적 참여는 충분히 가능하다. 


◆ 어휘

어학전문가들은 문장은 결국 어휘의 결합이므로, 문법적 구조는 맞지 않아도 상황에 맞는 어휘를 체득하고 있다면 읽기와 듣기는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또한 의사소통과 관련해서도, 문법적 오류보다 어휘적 오류가 의사소통을 방해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도 “Can you tell me where is the train station?”이라고 말해도 상대방은 그 말의 의도를 파악 할 수 있다. station이라는 단어를 정확히 상황에 맞게 활용하면 된다. 


◆ 어휘학습전략

어휘 학습이 외국어 학습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부분으로 간주되고 있는 가운데,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유창한 읽기를 위해 상당한 양의 어휘 지식이 필요하다. 적절한 어휘를 알지 못하면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고, 또한 글의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휘는 외국어 학습자에게는 중요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휘학습전략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는 추측책략, 사전찾기책략, 기억책략, 활용책략등이 있고,   단계별로 각각 개별전략들이 적용되어야 한다.   


추측전략

첫 번째는 추측전략이다. 이는 새로운 언어에서의 불충분한 지식을 보충해주는 책략이다. 추측책략은 때때로 추론이라고 불린다.  학습자는 알지 못하는 어휘에 직면했을 때, 두려워하며 모든 새로운 어휘들을 사전에서 찾는 대신 ‘교육받은 추측’ (educated guesses)을 하여 새 어휘를 넓힌다. 

이처럼 읽기를 하는 동안 어휘는 자연히 배워진다는 것이다. 

추측책략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것이 문맥을 통한 추론이다. 이 책략은 새로운 어휘의 의미를 직접 풀이하지 않고 전후 문맥을 통하여 그 의미를 추론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맥을 통한 어휘학습은 방대한 양의 어휘를 다루는데 있어 효과적인 전략으로 꼽히고 있다. 

◆ 사전찾기 전략 

두 번째 단계는  사전을 이용하여 발음, 의미, 문법적 쓰임을 점검한다. 우선은 문맥적 단서를 이용해서 단어의 의미를 추론해 낸 후, 자신의 추론을 사전을 사용하여 점검하게 된다. 

이는 추측책략만을 사용할 때 갖게 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추측된 어휘의 의미를 확인하는 효과적인 책략 중 하나인 것이다. 일종의 피드백전략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문장에서 부딪히게 되는 낯선 어휘들 중에서 문장이해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핵심단어를 먼저 찾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인 어휘학습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 기억책략 

세 번째 단계는  위의 단계가 끝난 후, 배운 단어를 잘 기억하는 단계이다. 

기억책략은  언어학습자가 유창한 언어 구사에 도달하기 위해, 많은 양의 어휘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이때 기억책략의 사용은 학습자가 정보를 저장한 후, 필요시 이를 쉽게 상기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된다. 

무엇보다 의미를  추측·파악하는 것 과 어휘의 ‘습득’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문맥에서 낯선 어휘가 추론을 통해  파악되고, 사전을 통해 그 뜻을 확인하여도, 이것이 반드시 습득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번 혹은 몇 번, 새 단어를 마주 칠 때, 그것을 기억할 확률은 매우 낮다고 주장하다. 그러므로 반드시 사후 학습절차가 뒤 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기억 책략이 어휘학습에 반드시 필요한 절차라는 것이다. 이는 단어의 개념을 이해 한 후 반복학습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절차가 없다면 단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 


◆ 활용책략 

마지막 단계가 습득한 어휘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 단계는 어휘의 단순이해 능력만을 생각한다면 불필요한 책략일 수가 있다. 

어휘지식은 ‘수용적 지식’과 ‘생성적 지식’이 있다. 단순히 의미를 이해하는 수용적지식과 어휘를 회화, 작문으로 발전시키는 생성적 지식으로 구분된다. 

그러므로 단어의 의미를 단순히 기억하고 있다 해도,  단어가 생성적 지식으로 확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생성적 지식으로 이어지기 위해서, 새롭게 배운 어휘를 이용해 문장을 만들어 보는 책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학습자들이 안다는 어휘는 단순이해능력에 지나지 않고, 아웃풋을 위해서는 직접 이를 활용할 필요가 강조된다. 습득한 어휘로 작문을 해보는 일은 활용의 적절한 예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영어를 이용해서  의사소통을 하고 목적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 어휘 지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어휘의 방대함과 다의성으로 학습에 어려움을 야기한다. 

그러므로 이해능력에서 활용능력으로 이르기 위해서는 위의 단계를 서두름 없이 차분히 밟아야 한다, 번역의 단순단계에서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단계로 발전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결국 다름 아닌 스피킹과 라이팅의 학습법인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손에서 영어 서적을 놓지 말 것을 조언한다. 외국어 공부의 높은 휘발성 때문이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하루에 영어문장 몇 개라도 읽을 것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영어 학습에 있어서 가장 마음에 새겨야 할 단어는 ‘persistent’이다. 어학공부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도 이러한 ‘꾸준함과 한결같음’이 가장 소중한 가치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