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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 엔 크리스토, 그리스도 안에서 > [ 말씀 QT ] 의지의 방향을 전환시키며 (고후 5:17)

신약 성경에는  ‘εν χριστω’(엔 크리스토), 곧 ‘in Christ(그리스도 안에서)’라는 어구가 자주 발견됩니다.  특히 바울서신에 약 181회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울서신에 나오는 비중이 큰 만큼,  ‘엔 크리스토’는 바울 신학의 핵심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in Christ’를 기록하고 있는 대표적 구절이 고린도 후서 5:17입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Therefore, if anyone is in Christ, the new creation has come. The old has gone, the new is here. 

이 구절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를 새 피조물, a new creation, καινή κτίσις (카이네 크티시스)로 정의합니다.  

새 피조물이란 인간 중심에서 그리스도 중심으로 삶의 중심을 전환시킨 자를 일컫습니다. 즉 의지의 방향을 전환시킨 자가 새 창조물입니다. 

자기자랑에서 그리스도의 말씀에 순종하는 자로 전향한 새 피조물이 하나님의영광을 위해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 vs  그리스도 밖에 있는 사람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은  그리스도 밖에 있는 사람과 근본적으로 대립되는 특성을 가집니다. 

무엇보다 이 둘은 ‘의지의 방향’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그리스도 밖에 있는 자는 자기자랑을 향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는 하나님을 향한 순종을 향해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①그리스도 밖에 있는 자
우선 그리스도 밖에 있는 자에게 있어 의지의 방향은 ‘자기자랑’입니다. 

자기자랑이란 유대인이 자신의 행위로 스스로 의롭게 되었다며 자신의 공적을 내세우는 것과 관련됩니다. 이 의미를 확장하여, 자신의 의지에 의해 자신의 삶이 처분가능하다는 인간의 자주성, 그 결과 자신을 하나님의 자리에 놓는 교만함등이 자기자랑에 포함됩니다.  

인간의 자주성과 교만함은 육적인 삶으로 이해될 수 있는데, 여기서 육이란 인간 중심적으로 살아가는 실존을 말합니다.

결국 그리스도 밖에 있는 자는 자기의지에 의한 통치를 신뢰하는 자로, 의지 곧 에너지를 자기자랑을 향해 쏟고 있습니다. 

②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
반면 엔 크리스토에 있는 자에게 있어 의지의 방향은 자기자랑이 아닌 하나님에 대한 순종입니다. 

이러한 순종은 우선 자신의 의지인 자기 에너지를 내려놓습니다. 자신의 의지에 의한 자기지배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의지를 하나님의 권능으로 대체하고 하나님의 지배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에 속한 자의 의지의 방향인  순종은 하나님을 향한 신뢰에 터 잡고 있습니다. 

갈라디아서 2:20 후반절은 말합니다. 

“내가 육체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The life I now live in the body, I live by faith in the Son of God, who loved me and gave himself for me.”

이처럼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복음을 신뢰하는 것, 그리스도의 사랑에 힘입어 자신의 근심과 힘을 하나님에게 완전히 맡기는 것 등이 순종을 이끄는 힘이 됩니다. 

결국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은 자기 의지에 의해 자신의 삶이 처분가능하다는 인간의 자주성과 자기자랑을 포기하고,  자신을 하나님의 자리에 위치시키는 교만함을 내려놓는 자입니다. 이러한 의지의 방향의 전환으로, 자기의지가 아닌 하나님의 사랑의 지배에 순종하는 자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입니다.    


◆새 피조물 ( καινή κτίσις 카이네 크티시스)과 회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는 새 피조물입니다. (고후5:17)

이 구절의 새로운 피조물이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우선 ‘in Christ’ ‘εν χριστω’(엔 크리스토)에서. ‘엔’은 장소의 ‘in’을 의미하지 않고 ‘도구’ ‘대리자’라는 뜻으로, ‘~에 의하여’ ‘~의 중개로’라는 말로 번역됩니다. 

이에 따라 ‘그리스도 안에’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에 의하여’ ‘그리스도의 중개로’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이에 비추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새로운 피조물이란  그리스도 안에서 변화된 새롭게 창조된 사람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새롭게 됨의 전제조건은 ‘엔 크리스토’입니다. 인간이 새롭게 되는 것은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새로운’의 의미는 자기이해의 변화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자기이해가 이전의 것에서 새로운 것으로 전환되었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자기 이해가 자신이 삶의 주인이며 힘의 창조자라는 인식과 관련되어 있는 반면, 새로운 자기이해는 자신이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는 인식과 연관됩니다. 

이러한 새로운 이해는 회개를 통해 가능합니다. 즉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책임진다는 오만의 잘못을 회개할 때, 의지의 방향이 전환되는 새로운 이해에 이르게 됩니다.   이 회개를 바탕으로 인간이 영의 지배하에 놓여 질 수 있습니다. 

이 회개의 결과는 생명과 평안의 회복입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의롭다함을 얻게 됩니다.(갈2:17).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인이 됩니다.(고전7:22)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있으므로 하나님의 평강이 우리를 지키십니다.(빌4:7)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을 얻습니다.(엡1:3)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아들들입니다. (갈3:26). 그리스도 안에서 승리합니다.(고후2:14) 그리스도 안에서 기뻐합니다.(빌3:1) 그리스도 안에서 능력을 소유합니다.(빌4:13)

그리스도 안에서 튼튼히 서게 됩니다.(살전3:8)) 그리스도 안에서 담대하게 됩니다.(몬1:8)   
그리고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찬미하는 자가 됩니다.(엡1:12) 

결국 새로운 피조물은 이전까지 자신을 지배해 왔던 자기 의지의 통치를 끝내고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아들이는 실존을 말합니다.  자기자랑의 소욕에 빠져있는 이전 것을 끊어내고, 인간이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는 자기이해를 터 잡아 영의 지배하에 있는 새것으로 거듭나는 실존을 뜻합니다. 

이러한 실존의 전환은 자신이 스스로 창조자로 살았다는 잘못을 회개하고, 이러한 회개를 기초로 자신이 피조물이라는 자기이해를 통해 가능합니다.  


◆ 무엇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의 증거인가, 결단과 관련하여

엔 크리스토와 관련된 또 다른 질문은 인간이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것, 곧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다는 것은 어떤 근거로 증명될 수 있는가라는 점입니다.

이는 사람들이 결정의 척도를 무엇으로 삼는가에 의해 파악될 수 있습니다. 척도라는 말은 대안 의사결정시에 사용되는 기준을 말합니다.  

우선 자기의지에 지배되는 그리스도 밖에 있는 자들은  세상의 질서와 자기지혜를 결정의 척도로 사용합니다. 자신의 사고와 세상의 법칙으로 하나님과 인간을 판단하는 겁니다. 

자기지혜가 결정의 우선 기준인 탓에, 하나님은 인간의 사유와 언어에 갇히는 존재로 떨어지게 됩니다. 하나님은 분노의 하나님, 율법을 따지는 하나님, 나의 삶에 무관심한 하나님, 나의 신음에 응답하지 않는 하나님으로 전락되는 겁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에게 있어 판단의 척도는 그리스도입니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우리는 아무도 육신의 잣대로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전에는 우리가 육신의 잣대로 그리스도를 알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고후5:16)(새번역)

“So we have stopped evaluating others from a human point of view. At one time we thought of Christ merely from a human point of view. How differently we know him now!”(NLT)

이 구절은 신자가 세상적 기준으로 하나님을 평가하지 않고, 새로운 척도로 살겠다는 신앙의 결단을 드러냅니다. 

이 결단은 자기의 의지로부터 그리스도의 지혜로의 전향입니다. 이 결단을 거쳐 의지의 방향의 전환이 나타납니다.    

이처럼 신앙의 결단이란 자기 지혜라는 가치 표준을 허물고,  오로지 하나님이 주시는 새로운 가치평가기준인 그리스도의 말씀을 새로운 척도로 받아들이는, 전향을 위한 결단을 말합니다.  
 
결국 신자가 자기의 지혜와 세상의 질서에 따라 살아가지 않고 그리스도를 척도로 살아간다면, 이것이 새로운 피조물의 증거가 됩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자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이며 새로운 피조물이 되는 겁니다. 


◆ 어떻게 그리스도 안에 있을 수 있는가? 

엔 크리스토와 관련되어 피할 수 없는 질문은 신자가 어떻게 그리스도 안에 있을 수 있는가라는 점입니다. 어떻게 나의 육적인 지혜를 끊고 그리스도의 지혜에 순종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이전 것이 죽고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로마서 8:9는 말합니다.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롬8:9) 
“You, however, are not in the realm of the flesh but are in the realm of the Spirit, if indeed the Spirit of God lives in you. And if anyone does not have the Sprit of Christ, they do not belong to Christ.”

이 구절은 신자가 그리스도의 영을 가지면, 그리스도 안에 속한다고 말합니다. 성령이 우리 안에 거하시면, 우리는 육에 속하지 않고 영의 세계에 속한다고 말합니다. 

성령은 구원으로 이끄는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롬8:2)
And because you belong to him, the power of the life-giving Spirit has freed you from the power of sin that leads to death.(NLT)

이 구절은 새로운 생명을 주시는 존재는 성령이며, 우리가 성령 안에 있을 때 새로운 생명의 삶을 살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결국 새롭게 됨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에 의하여 성취됩니다. 

디도서 3:5도 성령이 거듭나게 하시는 영이심을 강조합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되 우리가 행한 바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지 아니하고 오직 그의 긍휼하심을 따라 중생의 씻음과 성령의 새롭게 하심으로 하였으니”
“he saved us, not because of righteous things we had done, but because of his mercy. He saved us through the washing of rebirth and renewal by the Holy Spirit”(NIV)

이 구절은 성령 안에서 질적으로 전혀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즉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는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따라 성령으로 새롭게 해주심을 통해 새롭게 창조됩니다.
 
결국 말씀 묵상과 이에 기초한 기도를 통해 성령을 사모하는 마음을 가질 때, 신자는 그리스도 안에 있게 되어 이전 것을 몰아내고 새것을 얻게 됩니다.    


◆ 의지의 방향을 전환시키며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는 의지의 방향을 전환시킨 자입니다. 자기 자랑을 의지의 방향으로 삼고 있던 자가 이를 내려놓고, 그리스도의 지혜에 순종하여 그리스도를  향해 나아가는 자입니다. 

다시말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 곧 새로운 피조물은 세상의 질서를 따른 잘못을 회개한 자입니다. 자기자랑의 잘못을 회개한 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회개에 기초하여,  자기의지로부터  그리스도의 말씀의 순종으로  전향한 자입니다. 

이러한 전향은  성령의 은혜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성령으로 말미암는 그리스도의 내주하심이 의지의 방향의 전환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처럼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 곧 새 피조물(카이네 크티시스)은 성령의 충만한 은혜 속에서 성령의 지배를 받고 살아가는 영적인 성품을 가진 자입니다. 

새 사람은 자기자랑의 지배하에 놓여 있던 옛사람이 질적으로 변화되어, 말씀의 지배 곧 성령의 지배를 받고 살아가는 사람을 말합니다. 

결국 이러한 인간 중심에서 그리스도 중심으로의 전환은 의지의 방향이 전향되는 것을 말합니다. 의지의 방향이 자기자랑에서 그리스의 말씀으로의 순종으로 전환된 것입니다. 

그 결과 새 피조물은 자기자랑이 아닌 그리스도의 말씀에 순종하는 자로,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자로 거듭나게 됩니다.

“You, however, are not in the realm of the flesh but are in the realm of the Spirit, if indeed the Spirit of God lives in you.”(롬8:9a) 


<참고문헌>
윤창우, 「그리스도인 됨의 의미」, 협성대 신학대학원 석사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