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의는 성경전체에 흐르는 중요한 개념의 하나입니다. 하나님의 의로우심이 우리를 두려움과 죄에서 벗어나게 하는 능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 하나님의 의의 개념의 다양성
학자들은 하나님의 의 개념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의’에 대한 해석의 차이는 하나님의 소유격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의’에 있어 하나님의 소유격에는 목적격 소유격, 주격 소유격, 그리고 단순한 소유격등이 있습니다.
목적격적 소유격의 경우, ‘하나님의 의’는 사람이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는 자격으로서의 의를 말합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의는 하나님께서 가지신 의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허락하신 의를 말하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이 의는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선물이 됩니다.
주격적 소유격의 경우, 하나님의 의는 구속자로서의 하나님이 하신 행동을 가리킵니다. 이런 점에서 하나님의 의는 하나님의 본성에 대한 진술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 또는 이를 행하심을 의미합니다.
단순한 소유격이 적용되는 하나님의 의는 하나님 자신이 지닌 본성적 의, 하나님의 속성으로서의 의를 말하고 있습니다.
로마서 3장26절은 하나님의 속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곧 이때에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사 자기도 의로우시며 또한 예수 믿는 자를 의롭다 하려 하심이라”(롬 3:26)
“he did it to demonstrate his righteousness at the present time, so as to be just and the one who justifies those who have faith in Jesus.”
이 구절에서 하나님의 의는 ‘하나님의 의로우심’(his righteousness), 곧 하나님 자신이 지닌 속성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의는 하나님의 의의 소유격의 성격에 따라, 각각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선물,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을 행하심), 하나님의 속성등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 하나님의 의는 관계를 의미
하나님의 의는 관계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능력으로서의 하나님의 의는 자기 백성과 언약을 맺으시고 신실하게 돌보시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의를 드러내십니다.
또한 선물로서의 하나님의 의는 죄를 범한 인간에게 값없이 화목제물로 예수그리스도를 보내심으로 구원의 선물을 안겨주셨는데, 이러한 인간에게 허락하신 용서의 선물이 하나님의 의로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의는 윤리적인 것이라기보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언약의 관계 속에서, 하나님이 신실하게 행하실 때 하나님의 의는 드러나게 됩니다.
이러한 관계의 하나님의 의는 구약과 신약 모두에서 증거되고 있습니다.
◆ 구약에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 하나님의 신실하심
구약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자기 백성으로 택한 이후 그들과 함께 맺은 언약을 기억하시어, 그 백성을 신실함으로 돌보십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은 자신의 의로우심을 드러내십니다.
에레미야 31:33은 언약을 지키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과 맺을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 ‘This is the covenant I will make with the people of Israel after that time,’ declares the Lord. ‘I will put my law in their minds and write it on their hearts. I will be their God, and they will be my people.”
이 구절에서 하나님은 자신이 인간들과 맺은 언약을 기억하시고 이들이 자신의 백성이 될 것임을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의 백성이 곤경에 처할 경우 하나님이 신실하게 적을 막아주시고 곤경에서 건져주실 것이라고 말씀하신 겁니다.
이사야 41장10절도 자신의 백성의 고난에 관여하시는 하나님의 의를 지적합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So do not fear, for I am with you; do not be dismayed, for I am your God. I will strengthen you and help you; I will uphold you with my righteous right hand.”
이 구절에서, 하나님은 ‘I will strengthen you and help you; I will uphold you with my righteous right hand.’라고 말씀하심으로 언약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즉 자신의 백성의 고난과 아픔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두려움으로 떨리는 이들의 손을 붙잡아주심으로 자신의 언약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의로우심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처럼 구약에서 하나님의 의는 언약을 신실하게 지키시고 행하시는 의를 말합니다.
◆ 신약에서 하나님과 인간간의 관계, 하나님의 신실하심 (박영진)
신약에서의 하나님의 의도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서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로마서 3장4절에서 시편51:4를 인용하고 있는데, 이 인용문에서 ‘주는 의롭다’의 의미는 신실하심을 뜻합니다.
“그럴 수 없느니라 사람은 다 거짓되되 오직 하나님은 참되시다 할지어다 기록된바 주께서 주의 말씀에 의롭다 함을 얻으시고 판단 받으실 때에 이기려 하심이라 함과 같으니라”(롬3:4)
“Not at all! Let God be true, and every human being a liar. As it is written: ‘So that you may be proved right when you speak and prevail when you judge.’”
이 구절에서 ‘you may be proved right when you speak’는 시편 51:4를 인용한 것으로, 여기서의 의롭다함은 말씀하신 언약에 대한 신실하심을 나타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앞에 나오는 ‘사람은 다 거짓되되 하나님은 참되시다’라는 대조 문장에 대한 근거로, ‘주께서 주의 말씀에 의롭다 함을 얻으시고’라는 문장이 쓰였기 때문입니다.
3:3b의 “그들이 신실하지 못했다고 해서,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없어지겠습니까”(새번역)라는 대조 문장도 ‘주께서 주의 말씀에 의롭다 함을 얻으시고’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께서 주의 말씀에 의롭다 함을 얻으시고’에서 하나님의 의로우심은 신실하심을 뜻하게 됩니다.
로마서 3:5a에서의 하나님의 의도 신실하신 하나님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불의가 하나님의 의를 드러나게 하면 무슨 말 하리요”
“But if our unrighteousness brings out God’s righteousness more clearly, what shall we say?”
이 구절에서의 하나님의 의가 신실하심을 의미하는 이유는 이 구절이 7절과 평행구절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의 거짓말로 하나님의 참되심이 더 풍성하여 그의 영광이 되었다면 어찌 내가 죄인처럼 심판을 받으리요” (3:7)
“Someone might argue, ‘If my falsehood enhances God’s truthfulness and so increases his glory, why am I still condemned as a sinner?’”
이 구절에서 ‘if my falsehood enhances God’s truthfulness’는 5a절에서 ‘if our unrighteousness brings out God’s righteousness’와 평행구절입니다.
따라서 God’s righteousness는 God’s truthfulness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인간의 불의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신실하심을 보이시는 하나님의 의가 증거되고 있습니다.
◆기도와 하나님의 의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대로 되리라”(막11:24)
“Therefore I tell you, whatever you ask for in prayer, believe that you have received it, and it will be yours.”
성경 전체에 흐르는 핵심 개념의 하나가 기도, 곧 하나님과의 대화입니다.
마가복음 11:24은 우리가 하나님께 무엇이든지 기도하면, 우리는 이미 받은 것이고, 또한 그것은 우리의 것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함에도 이 말씀에 순종하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곤경에 직면하게 되면, 신자는 하나님과의 대화보다 인간적 해결책을 우선 찾게 되는 경향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공급받지 못하는 것은 말씀에 순종하지 못하고 신실하신 하나님을 믿지 못하여, 그 결과 하나님과의 대화가 단절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경을 관통하는 기본 개념의 하나가 하나님의 의는 신실하심이라는 점입니다.
신실하시는 하나님의 의란 하나님의 덕성을 의미하기보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행하시는 하나님의 의로우심을 말합니다.
다시말해 하나님의 의로우심이란 인간에게 약속하신 언약을 기억하시며, 고난과 아픔을 씻어주시는 행위를 통해 드러내시는 하나님의 의를 말합니다. 인간과 관계를 맺으시고 그 관계에 충실하시게 행동하시는 하나님의 의로우심을 의미합니다.
또한 하나님의 의는 인간이 비록 죄를 범하여 참되지 못할지라도 변함없이 그 언약에 신실하게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의로우심을 말합니다.
로마서 3:3~4절은 이점을 말합니다. 바울은 인간이 불의를 범했을 지라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사라지는가라고 묻습니다.
“어떤 자들이 믿지 아니하였으면 어찌하리요 그 믿지 아니함이 하나님의 미쁘심을 폐하겠느냐”
“What if some were unfaithful? will their unfaithfulness nullify God’s faithfulness?”(롬3:3)
이 질문에 바울은 ‘그럴 수 없다’라고 강하게 부정합니다.
“그럴 수 없느니라 사람은 다 거짓되되 오직 하나님은 참되시다 할지어다 기록된바 주께서 주의 말씀에 의롭다 함을 얻으시고 판단 받으실 때에 이기려 하심이라 함과 같으니라”(롬3:4)
“Not at all! Let God be true, and every human being a liar. As it is written: ‘So that you may be proved right when you speak and prevail when you judge.’”
이 구절에서 바울은 사람이 거짓되어도 하나님은 여전히 신실하심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신실하지 못한 인간에 대해 변함없이 신실하시고, 인간의 거짓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참되심을 드러내시는 의로우신 하나님이십니다.
이런 맥락에서, 하나님과의 대화가 단절되는 것은 하나님의 의, 즉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불신으로부터 비롯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는 말씀에 순종하여 기도할 수 있는 힘은 우리를 자신의 백성으로 삼아주시고 우리를 고통에서 건져주시며, 참되지 못한 우리에게 구원을 허락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을 때 얻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의로우심은 신실하심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에게 약속을 이행하시어 자신의 의를 드러내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이십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의로우심이 우리를 두려움과 죄에서 해방시키시는 행동이며 힘이 되십니다.
“will their unfaithfulness nullify God’s faithfulness? Not at all! Let God be true ”
<참고문헌>
박영진, “로마서 3장에 나타난 하나님의 의로우심”
김상태, 「롬3:21~26을 중심으로 본 하나님의 의」, 안양대학교 신학대학원 석사학위논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