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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 스미스 저서에서 '보이지 않는 손'의 언급, 세가지

◆보이지 않는 손과 감성체계  

행위자들은 의사결정시에, 보통 이성을 사용하여 미래의 편익과 손실을 예견합니다. 하지만 그 판단의 결과는 미래의 예측하지 못하는 변동성으로 인해 기대에서 곧잘 벗어납니다. 

미래에  이러한 기대와 실제 값 사이의 편차는 위험이 되어, 행위자들은 위험에 대한 대가를 별도로 고려하여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예컨대 기대값에 버퍼를 충분히 두는 것도 위험에 대한 대비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성에 의존하여 원하는 결과를 기획할 수 없다는 점은 사람들이 감성체계에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이유가 됩니다. 

아담스미스는 사람의 행위는 기본적으로 감성체계에 의해 작동되며, 인지체계의 한 부분인 이성은 감성체계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경험세계(표층세계)의 현상이 존재하게 하는 배후의 힘은 감성체계이며, 이는 자연의 섭리, 곧 ‘보이지 않는 손’에 해당됩니다.  


◆ 스미스의 저서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언급, 세 가지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 언급한 것은 세 가지 경우입니다. 

우선 <천문학의 역사>에서 ‘주피터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주피터의 신을 믿는 로마인들은 천둥· 번개등 자연의 규칙적인 흐름을 깨는 불규칙적인 사건의 원인을 주피터의 보이지 않는 손에서 찾았다는 겁니다. 

이를 확대해석하면, ‘보이지 않는 손’은 인간의 의식적인 작용이 개입되지 않은 자연의 질서, 또는 이를  관장하는 신의 섭리를 상징합니다. 

두 번째의 ‘보이지 않는 손’의 표현은 <도덕 감정론>에서 농경사회의 부의 분배법칙과 관련하여 표현됩니다. 

“그들(부자)의 자연적인 이기심(selfishness)과 탐욕에도 불구하고, 비록 그들이 자신의 편의만을 의도하더라도, 비록 그들이 고용하고 있는 수천 명의 노동에서 도모하는 유일한 목적이 그들 자신의 공허하고 만족할 수 없는 욕망의 충족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모든 개량의 생산물을 가난한 사람들과 나누게 된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인도되어 ... 생활필수품의 분배를 받게 된다. 그리하여 이를 의도하거나 인식하는 일 없이 사회의 이익을 촉진하고 종족 번식의 수단을 제공한다.”(도덕감정론) 

여기서 지주들로부터 노동자들에게 생활필수품이 분배되는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자들은 자신의 잉여생산물을 의도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분배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은 허영심에 이끌려 잉여생산물을 과시적 제조품 소비에 지출하게 되고, 이 소비가 편의품과 사치품의 생산을 촉진합니다. 이러한 생산으로 인해 그 생산에 임하는 노동자들이 생산물의 부가가치를 배분받게 된다는 겁니다. 

여기서의 보이지 않는 손도, 인간의 의도적인 배분작용이 개입되지 않은 채, 이기심이 공적이익을 증진시키는 배후의 힘 곧 감성체계를 말합니다. 

특히 이 경우의 보이지 않는 손인 신의 섭리는 사회의 어려움을 보호하면서 사회의 질서를 관장하는 ‘따뜻한 손’을 상징합니다.(임의영)  

세 번째의 보이지 않는 손은 <국부론>에서 근대 상업사회단계에서 사익을 챙기는데 몰입해온 상공업자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등장합니다. 

상공업자들은 외국산업보다 국내산업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는 국내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의도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안전과 이익을 극대화 하겠다는 목적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공업자들의 원래 목적과 달리 국내산업의 투자는 고용증대를 유발시켜 공적 이익을 증진시킵니다. 

개인의 자기애(self-love; 생활개선 본능)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그가 전혀 의도하지 않는 목적을 증진시키게 된 것”(국부론)입니다. 

이 문장에서의 ‘보이지 않는 손’을 경제학자들은 ‘가격’으로 해석합니다. 

그런데 경제학적 해석과 달리,  ‘보이지 않은 손’을 스미스의 관점에서 이기심이 공적인 부를 증진시키는 감성체계로 파악한다면, 자기애의 이기심(인간의 생활개선의 본능)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에 의해 공적인 부를 증대시켰다고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개인의 이기심(selfishness, self-love, self-interest)이 의도하지 않게 배후의 힘(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동하여 공적 이익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