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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경제 카르텔 ] 카르텔을 법으로 제한하는 실질적 이유

◆ 카르텔(경제카르텔)의 개념과 카르텔이 담합으로 규정되는 이유

경제학적 개념의 카르텔은 공동행위의 일종으로, 과점기업들이 담합(collusion)을 통해 마치 독점기업과 같이 행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카르텔의 공동행위는 법(공정거래법)에서 담합으로 규정하여 제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서 collusion은 사전적으로  ‘불법적이고 부정직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비밀 협력’을 의미합니다.  

카르텔이 불법적 공동행위인 담합으로 간주되는 것은 카르텔의 실질이 독점의 실질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독점시장의 경우,  완전경쟁시장에 놓여 있는 기업들에 비해,  생산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상승합니다. 이럴 경우, 소비자들의 후생은 감소하고 생산자들의 순후생(생산자 잉여증가와 감소의 합)이 증가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의 후생감소와 생산자들의 순후생증가분의 합인, 사회적 잉여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잉여 감소분을 ‘하버거의 삼각형’이라고 합니다.--> 관련기사 ‘카르텔의 이윤극대화 생산량과 하버거의 삼각형’)   

이와 같은 독점시장의 실질과 마찬가지로, 카르텔의 형성은  생산량 감소, 가격 상승, 소비자 후생감소, 생산자들의 후생증가, 사회적 후생감소를 초래합니다. 

이러한 까닭에,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9가지 유형의 공동행위(기업결합)를 담합으로 규정하여 제한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가격을 결정, 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 △상품의 생산, 출고, 수송 또는 판매의 제한이나 용역의 제공을 제한하는 행위 △거래지역 또는 거래 상대방을 제한하는 행위등, 이러한 공동행위를  담합으로 규정하여 제한하고 있습니다. 

위의 제한 규정들은 카르텔의 공동행위의 특징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카르텔의 공동행위는 소비자후생감소, 사회적 후생감소를 초래하므로, 법에서 담합으로 규정하여 제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생산자들의 반박

그런데 카르텔의 공동행위를 담합으로 규정하는 것은 편향적인 시각이라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이러한 반박은 어떠한 시장경제의 주체에 보호의 주안점을 둘 것인가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주체는 당연히 소비자뿐만 아니라 생산자도 포함됩니다. 그런데 카르텔 형성을 두고,  사회가 소비자 잉여 감소만을 염려하고 생산자의 잉여증가를 죄악시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가치를 창조하는 생산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부당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소비자의 주권만을 강조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라는 반박이  이어지는 겁니다. 

게다가 생산자들이 자신들의 자산의 소유권을 자유롭게 행사하여 공동행위등의 경영전략을 짜는 것이 자본주의 시장에서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지적도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자본주의 시장을 운영하는 주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소비자편향의 관점에서만 카르텔을 이해하는 것은 편향적이라는 생산자들의 주장도 그럴듯한 반박으로 들립니다. 


◆ 카르텔과 경쟁 : 카르텔을 법으로 제한하는 실질적 이유

카르텔을 담합으로 볼 것인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있는 가운데,  국가공동체가 카르텔을 법으로 제한하는 실질적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카르텔은 산출량을 감소시키고 가격을 높여 사회적 후생손실을 낳습니다. 그런데 카르텔이 독점기업의 형태를 취한다는 점에서, 카르텔의 문제점에 대한 이해는 독점기업의 폐해의 이해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독점의 가장 큰 문제는 경쟁이 배제된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경쟁(competition)이란 기업들 간의 경합과정 또는 이러한 시장구조를 말합니다. 

경쟁은 일반적으로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경쟁이 혁신(innovation)의 과정을 통해 경제성장을 추동하기 때문입니다. 

경쟁이 혁신의 동인이 되는 것은 경쟁이 경영자와 근로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덕적 해이의 주요 문제점은  단위당 생산비용를 증가시키고 혁신을 막는다는 점입니다. 

(도덕적 해이에 의한 총비용증가를  ‘X-비효율성’이라 부릅니다. X-비효율성의 대표적 예는 공공기관의 비효율, 구성원들의 나태 그리고 방만 경영등입니다.)  

그런데 경쟁적 상황은 구성원들을 도덕적 해이에서 벗어나 단위당 생산비용을 낮추고 새로운 가치를 개발하는 혁신에 몰두하게 하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예를 들어 독점기업들은 경쟁압력에 직면하지 않게 되어, 경영자나 노동자 모두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지 않는 도덕적 해이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시장이 독점의 형태에서 경쟁적 형태로 바뀐다면,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높은 시장상황에서, 도덕적 해이에 젖어왔던 기업의 구성원들은 경쟁이 없을 경우에 비해서 비용을 낮추고 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경주하게 됩니다. 

따라서 경쟁은 구성원들의 혁신 노력을 강제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경제발전에 기여하게 됩니다. 달리 표현다면,  경쟁의 부재는 혁신의 감소와 기업 구성원들의 도덕적 해이를 낳습니다. 이는 생산성감소, 가치 감소, 국민들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회후생 감소로 이어지게 됩니다.   

결국 경쟁부재가 낳는 문제점들은 독점 시장에서 발견되는 것인데, 독점적 공동행위를 하는 카르텔의 모습도 이와 다를 바 없습니다. 카르텔이 법적으로 제한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이론에 기초해 볼 때, KBS등 공공기관의 수입이 구성원의 노력과 거친 경쟁의 결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거저 주어진다면, 그 구성원들은 도덕적 해이와 혁신의지의 부재를 낳을 수 있습니다. 이는 서비스 질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KBS2등이 민영화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