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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 기업다각화와 기업가치 ] 기업다각화가 기업가치를 높이게 하는 요인은?

휴대폰 제조업체인 애플이 4월 연4.15%이자를 제공하는 저축상품계좌를 내놓았습니다. 

휴대폰제조업체인 애플이 제조업에 더해 금융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은 경영의 산업다각화 전략으로 이해됩니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업종에 진출하는 다각화전략은 한 업종에 집중하는 집중화 전략에 비해 기업 가치를 낮추는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애플이 금융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은 다각화가 기업 가치를 높이는 요인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각화가 기업 가치를 높이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다각화란?

# 세차장을 운영하는 A 기업은 비오는 날 장사를 공친다. 이 기업은 비오는 날에도 매출을 올리기 위해 우산을 생산 판매하였다. 

세차장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은 비오는 날 매출을 올릴 수 없습니다. 단일 업종에 집중하는 A기업의 경우, 날씨에 따라 매출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겁니다. 

그런데 A기업이 주력업종인 세차장서비스업에 더해 추가로 우산제조 업종을 운영한다면, 이 기업의 현금흐름의 변동성은 날씨와 무관하게 안정화 될 수 있습니다. 세차장서비스와 우산판매의 현금흐름이 낮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이처럼 기업이 주력업종에 현금흐름의 변동성을 감소시키는 다양한 업종을 추가하여 경영하는 전략을 다각화라고 합니다.  


기업의 성장전략, 영업헤징

기업이 다각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다각화가 기업에 주는 긍정적인 효과 때문입니다.  

다각화가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하나가 헤징입니다. 

헤징은 위험을 분산시켜 현금흐름의 안정을 도모하는 전략으로 재무헤징과 영업헤징으로 구분될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 자주 언급되는 헤징이 재무헤징입니다. 보통 선물, 옵션, 스왑과 같은 파생상품을 이용하여 환위험을 완화시키는 전략이 재무헤징(financial hedging)입니다. 

영업헤징(operational hedging)이란 업종을 다양화하는 산업다각화와 수출시장 다변화를 꾀하는 국제적다각화를 의미합니다. 

다양한 업종들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하거나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면,  업종들 간 현금흐름의 상관관계와 지리적 상관관계가 감소합니다. 그 결과 기업 현금흐름의 변동성이 안정화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산투자 이점으로 인한 위험 감소는 자본비용을 하락시키고 기업의 부채조달능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고수익의  투자기회를 확보할 수 있고,  매출증대와 기업가치 상승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각화로 인한 현금흐름 안정화는 사업부문간 현금흐름의 상관관계를 낮추어 내부자본시장을 형성하도록 합니다.  내부시장의 활성화는 외부 자본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 과소투자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각화의 이점을 가져오는 영업헤징은 기업의 생존전략의 하나로 꼽힐 수 있습니다. 


◆ 다각화에 열심인 기업들의 특징

다각화는 기업 가치를 높이는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의 다각화가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업의 다각화는 기업 가치를 낮추는 다각화할인을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권택호외)

그 이유의 하나가 다각화 성공의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 못한 기업들이 다각화에 뛰어들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다각화가 많이 이루어지는 기업은 연구개발비용이 낮고 영업현금흐름이 낮으며 장부가치 대비 시장가치 비율(또는 토빈의 Q)이 낮은 기업들입니다. (권택호외) 

이러한 기업들은 매출 또는 상대적 매출성장률도 저조하여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기업들입니다.  연구개발비용도 낮아 미래 잠재력을 창출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 못합니다.  그렇다보니 시장은 그 기업을 낮게 평가하게 되고, 그 기업의 기업가치(토빈의 Q)는  낮아집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매출 불안과 시장으로부터의 낮은 평가는 기업으로 하여금  다각화를 시행하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 다각화 실패 요인

특히 기업 상황이 악화되어 있을 때의 다각화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없는 주요한 이유는 다각화가 상대적 매출성장과 관련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즉 다각화의 효과는 상대적 매출성장이 높은 기업(산업조정매출성장률이 높은 기업)에게 유리한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실증분석이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권택호외)

우선 산업조정 매출성장률을 매출성장 분위별로 분석하여, 성장률을 매출성장분위가 낮은 1분위(상위20%이하)에서 가장 높은 5분위(상위80%초과)로 구분합니다. 

(산업조정매출성장률이란 동종 산업 내에서 상대적 매출성장여부를 측정하는 것으로, 기업 매출액 성장률에서 해당기업 주력업종의 산업성장률을 차감하여 계산됩니다. 여기서 주력업종성장률 또는 산업매출성장률은 해당 산업에 속한 기업들(주력업종기준)의 매출액 성장률 중앙값으로 계산됩니다.) 

이러한 매출성장 분위별 구분에서 다각화가 기업 가치에 미치는 관계를 파악해보면, 매출성장 1분위에서 4분위(상위60%초과~80%이하)까지는 다각화 할인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매출성장 분위가 가장 높은 5분위는 다각화에 의해 기업가치가 증가하는 다각화 할증을 보였습니다. 

결국 산업조정매출성장률이 가장 높은 분위의 기업이 다각화를 추진할 경우, 기업 가치는 증가하게 되지만, 그 분위의 기업들은 기업가치가 감소되는 결과를 얻게 됩니다.  

그 이유는  다각화 효과가 기업의 상대적 매출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실증분석은 매출성장이 높은 재벌소속 기업의 다각화는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재벌 소속 기업이 사업의 다각화를 많이 할 경우, 매출액 증가율이 높아지고, 이러한 매출액 증가율은 기업 가치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실증분석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전승국외)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제약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기업의 성장은 자원의 충분한 확보를 전제로 하는데,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양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재벌소속 기업들은 상대적 매출 성장률이 높은 만큼 원활하게 유보금액을 축적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각화를 추진할 경우, 재벌소속 기업은 연구개발비용의 투자로 인한 단기간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미래 현금흐름의 잠재력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재벌기업의 경우도, 이러한 새로운 업종이 미래 잠재력을 창출 할 가능성이 없는 경우, 즉 다양한 투자가치 평가법에 의거할 때 투자안이 기각되는 경우, 다각화를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기업은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또는 상대적 성장률이 낮은 상황에서 추진하는 다각화는 오히려 기업가치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 매출 감소하는 상황에서 다각화 전략 

매출감소가 다각화를 막는 요인이라면, 기업은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어떠한 다각화전략을 추구해야할까요?

이와 관련하여 실증분석은  다각화유형을 구분합니다.(권택호외)
 
매출성장과 다각화의 관계와 관련하여, 다각화 유형은 △적극적 다각화(active diversification) △집중화(focusing) △업종전환(trasformation) △재집중화(refocusing)등으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우선 (산업조정)매출성장의 상황에서 다각화의 증가와 감소는 각각 적극적 다각화와  집중화로 지칭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산업조정)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다각화의 증가와 감소는 각각 업종전환추진과  재집중화로 부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형별 다각화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대체로 다각화는 다각화 할인을 초래하였습니다. 

주력업종의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다각화를 증가시키는 업종전환의 다각화의 경우, 다각화 할인이 가장 크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매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의 적극적 다각화도  다각화 할인을 나타냈습니다. 매출이 증가하면서 다각화를 감소시킨 집중화의 경우도, 다각화할인이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다각화를 감소시키는 기업, 즉 재집중화를 추진하는 기업의 경우, 다각화는 기업 가치를 증가시켰습니다. 

결국 기업은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또는 상대적 성장률이 낮을 경우 다각화를 추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다각화는 오히려 기업 가치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실증분석은 확인하고 있습니다. 

특히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다각화를 정리하여 주력시장에 재집중화는 경우, 다각화는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이처럼 매출감소의 상황에서의 기업의 다각화 전략은 매출이 감소하는 업종들을 정리하고 주력업종으로 기업을 슬림화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재집중화가 미래 잠재력을 높여 기업 가치를 향상시키는 전략이 됩니다. 


◆ 주식회사 대한민국이 추구할 다각화 전략

기업의 궁극적 목표는 계속기업으로 생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업의 지속성의 요건은 기업이 성과(매출,이익)를 토대로 지속적으로 투자하여 미래 잠재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미래잠재력은 기업 가치로 변용될 수 있습니다. 기업가치는 미래잠재력(영업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금액을 차감한 금액)에서 기업이 부담하는 가중평균자본비용을 고려한 후의 금액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이러한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 두 가지 전략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즉 한 업종만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거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업종을 다양화하는 것입니다.  

전자가 주력기업 하나에 집중하여 기존 생산 시설을 확장하고 성장하는 집중화이며, 후자가 주력업종에 더하여 매출성장의 전망이 높은 분야로 추가 진출하는 (산업)다각화입니다.  

그 결과 집중화는 성장과정에서 매출구성이 유지되며, 다각화는 매출구성에 변화를 주게 됩니다. 

집중화전략이든 다각화전략이든 이러한 전략들의 목표는 기업의 미래잠재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러한 전략을 선택하는 기준은 기업의 상대적 매출상황과 깊은 관련성을 보입니다. 상대적 매출성장률이 높다면 다각화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성장률이 높지 않다면 다각화를 줄이고 주력업종에 집중하는 것이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됩니다. 

이런 맥락에서 성장률이 낮은 기업들은 불필요한 회사들을 정리하여 슬림화하는 것이 계속기업의 관점에서 유리합니다. 반면 성장률이 높은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다각화하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입니다. 

생각건대, 한국경제의 저성장은 기업들이 이러한 상식과 반대되는 경로를 밟은 결과로 이해됩니다.    

매출이 떨어지는 기업들이 기존의 주력산업에 더하여 성장률이 높아 보이는 업종에 무턱대고 진출한 결과, 미래 잠재력을 훼손시키고 기업 가치를 음수(-)로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한계기업들이 발생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성장률이 높은 기업들은 몸을 지나치게 사린 나머지 과감한 투자를 하지 못하고 현상유지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수출 항목의 구성에서 반도체 비중이 높아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이고 있는데, 이 현상도 기실 기업의 지나친 위험회피 행태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수출 제품의 포트폴리오에서 반도체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은 1997년 외환위기 때도 나온 경고음이었습니다. 

하지만 2023년 현재 시점에도 앵무새처럼 이 현상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똑같은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도대체 누구 책임일까요? 

(생각건대 이 문제가 발생한 것은 정부의 책임도 크다고 봅니다. 

생산이 부가가치 즉 소득을 창출한다는 합당한 이론을 지지하고 있는 우파정부는 안이한 시각으로 기업이 미래성장의 청사진을 그리는데 일조하지 못하였습니다. AI가 바둑천재를 이기는 현상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고 그렇다보니 미래 잠재력 설계를  꿈조차 꾸지 못한 겁니다.   

국가의 지출로 유효수요를 늘려 소득을 늘리면 소득증가가 단기적으로  또한 장기적으로 생산을 추동한다고 주장하는 좌파정부는 낭만적이고 천진난만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단기에나 적용될 수 있을지 몰라도, 중장기에는 타당하지도 않은 궤변에 지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좌파진영은 AI가 바둑천재를 이기는 모습을 목도했음에도 생산함수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할 생각 대신, 자신들의 신념인 소득주도성장을 실현하기에 바빴습니다. 

이러한 그릇된 신념의 결과는 심각하였습니다. 노동소득분배율을 높이면 부가가치를 늘릴 수 있다는 포스트케인지안들의 소득주도성장정책의 시행은  국민들이 고용감소의 고통을 겪는 결과를 낳을 뿐이었습니다. 

이러한 비주류 경제학의 가설은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은 한국에선 타당하지 않음에도, 이 가설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험한 좌파진영은 그 과오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가설이 타당한지 여부는 적어도 소규모 표본들을 대상으로 실제로 검증해야 합니다. 이후 그 결과에 따라 신중히 가설을 이론으로 적용하는 것이 사회과학을 다루는 기본자세임에도, 민족 자주 좌파진영들은 무슨 한풀이 하듯이 그 과정도 건너뛰고 국민 전체를 실험대상으로 하여 가설을 실증 분석하였습니다.   좌파진영의 일부 학자들이 소득주도 성장을 시행한 것은 소득주도 성장 논문이라도 쓰기 위해 경험적 증거를 찾으려 한 걸까요? 국민이 무슨 실험쥐입니까? )

저성장 경제에서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은 성장잠재력이 감소하는 기업들은 매출감소의 업종들을 정리하여 주력기업의 성장에 힘쓰며, 성장기업들은 지금이라도 미래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업종으로 과감히 투자하는 것입니다. 현상유지에만 몰두한 결과는 기업의 쇄락으로 몰릴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국가를 하나의 기업으로 간주한다면, 정부는 성장률이 낮아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솎아내는 작업이 요구됩니다. 이것이 대한민국이라는 기업의 미래잠재력을 높이고 기업가치를 증가시키는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권택호, 배성철, 박순홍, “매출성장과 다각화효과 – 국제적 증거”
권택호, “기업의 관련다각화와 기업가치”
전승국, 류수전 “기업의 사업다각화가 매출성장에 미치는 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