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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최저임금 정책 ] 최저임금의 역설과 마이오피아

최저임금인상이 고용을 위축시키고 물가를 높이는지 여부에 대해, 수십년간 치열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cost-push inflation에 demand-pull inflation이 더해진 작금의 물가 상황에선, 일반적 정책으론 물가에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될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의 역설을 극복하여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며, 장기적 시야의 이익을 기대하는 최저임금 정책이 추진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최저임금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고용량의 변동과 물가의 변화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과 고용량간의 관계를 둘러싼 논쟁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을 줄인다는 주장과 오히려 늘린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①신고전학파 : 최저임금 인상 → 고용위축



신고전학파의 완전경쟁시장 모델에 의하면, 최저임금 고용은 비자발적 실업을 유발하고 고용을 위축시킵니다. 

최저임금이 균형임금보다 높게 책정되면, 노동공급량이 증가하고 노동수요량이 감소하여 비자발적 실업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최저임금제 실시 이후에 총노동소득 증감여부는 노동수요의 임금탄력성에 달려 있습니다. 노동수요가 비탄력적일 경우, 최저임금제 실시 이후에 총노동소득은 증가합니다. 

② 제도학파 : 최저임금 인상 → 고용증가



신고전학파의 주장과 달리, 제도학파들은 수요독점모델에서 최저임금이 고용을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수요독점이란 노동시장에서 오직 하나의 기업이 노동의 구매자인 경우를 말합니다. 예컨대, 탄광촌에 광산이 하나만 있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제도학파들은 노동시장이 수요독점상태인 불완전 노동시장이라면 전혀 다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즉 최저임금이 수요독점 임금보다 크고, 수요독점 고용량에 상응하는 임금수준보다 작은 한, 최저임금제 도입은 오히려 고용을 증가시키게 됩니다. 

[ (참고) 수요독점자는 MRPL과 MFCL이 교차하는 점에서 노동고용량을 결정하고 임금은 AFCL까지의 높이에 해당하는 점에서 결정됩니다. 
(MRPL= MFCL > w = AFCL)

그런데 수요독점 임금보다 크고 수요독점자의 이윤극대화 균형점에서의 w보다 낮은 지점에 최저임금이 결정되면, 임금은 상승하고 고용량도 증가합니다. ]

하지만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시장은 완전경쟁시장과 유사합니다. 소매업처럼 제품의 대체가능성이 높고, 지리적으로 밀집되어 있어 매우 경쟁적인 시장이며, 또한  고정된 가격으로 무한히 고용을 늘릴 수 있는 시장입니다. 

따라서 최저임금과 관련된 시장을 수요독점 모델에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의 고용량에 대한 영향 

① 노동시장 이중구조에서의 최저임금제의 효과
최저임금의 고용효과를 분석할 때,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고려한 연구는 주목할 만합니다. 최저임금이 부문 간 노동이동을 초래할 수 있어서입니다. 

즉 이동 전 부문에서의 비자발적 실업과 이동 이후 부문의 증가된 고용 효과와 임금변화를 모두 고려해야,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은 공식부문과 비공식부문으로 구분되어있습니다. 

여기서 비공식부문(informal sector)은 고용이 대부분 임시고용, 혈연, 개인적 관계에 의해 기초하고 있는 부문으로, 소규모 사업장인 종업원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정의되고 있습니다.  

한국노동패널자료(2001~2014)에 따르면, 비공식부문에 고용된 근로자가 전체의 16~18%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저학력 근로자, 학생신분의 근로자, 여성등으로 구성되고 있고,  공식부문의 55%에 불과한 임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공식부문에서 최저임금 적용자들이 증가한다면, 그들은 실직하거나 차년도에  상대적으로 노동조건이 열악한 비공식부문으로 이동하여 고용되게 됩니다. 

[ 최저임금과 고용량간의 관계는 대체로 최저임금적용자(당해년도의 최저임금보다는 시간당 임금이 높지만 차년도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기준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최저임금 적용자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공식부문에서 실업한 노동자들이 비공식부문으로 진입함에 따라, 비공식부문의 노동공급은 증가합니다. 또한 비공식부문에서 축출된 노동자들의 ‘파급효과’로 인하여 비공식부문에서의 임금은 하락하게 됩니다. 그 결과 두 부문에서의 임금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됩니다.  

결국 최저임금 인상으로 공식부문에서의 노동자들은 실직하거나, 비공식부문에서 더 낮은 임금으로 고용됩니다. 

②실증분석 
양지연은 한국노동패널조사(2001~2014)을 이용하여,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시장이중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였습니다. 

실험군은 최저임금적용자로 이루어졌습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공식부문에 종사하는 취약 임금근로자들의 직장유지율에 비자발적 실업이라는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공식부문의 실험군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 1년 후 여전히 공식부문에 고용되어 있는 비율은 85.2%이며, 실업 혹은 비공식무문으로 이동하여 고용되는 비율은 14.8%였습니다. 

이는 최저임금인상이 비자발적 실업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신고전학파의 주장과 일치하고 있습니다. 


◆최저 임금의 가격에 대한 영향 

최저임금과 물가 간의 관계에 대한 해외 연구들은 일치된 결과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과 물가 간에 명확한 관계를 보이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물가의 최저임금탄력성의 크기는 차이를 보이지만 최저임금의 상승이 물가를 상승시킨다는 결과들도 다수 보고되고 있습니다.(신우리)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로 신우리의 분석이 있습니다. 

신우리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이용하여 생산자 물가지수의 최저임금 탄력성과 ‘지방물가정보’등을 이용하여 외식비의 최저임금 탄력성을 확인하였습니다. 

신우리는 최저임금 관련 집단을 아래 세 집단으로 구분하여 분석합니다. 

△저임금 미만집단(시간당 임금이 당해연도 최저 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 최저임금영향자(차년도의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최저임금적용자(당해년도의 최저임금보다는 시간당 임금이 높지만 차년도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분석에서, 최저임금 관련 노동자 비율이 1%p증가할 때, 생산자물가지수는 0.77~1.68%상승한다는 결론이 도출되었습니다.   

이 추정치를 이용하여 생산자물가지수의 최저임금에 대한 탄력성이 0.0005~0.0017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탄력성은 매년 생산자 물가지수 상승분 중 대략 0.82~3.0%정도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것임을 의미합니다. 

또한 최저임금과 외식비와의 관계에서, 최저임금 관련 집단 비율이 1%p증가하면 주요 외식비 가격이 0.11~1.23%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외식비의 최저임금 탄력성은 대략 0.0034~0.0985로 추정되었습니다. 

이러한 외식비 탄력성 추정치는 연평균 외식비 증가분 중, 대략 3.07~39.59%가 최저임금 변화로 설명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 공동체 전체의 행복, 그리고 마이오피아 

앞의 분석들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은 비자발적 실업을 증가시키고,  물가를 상승시키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책결정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있어 딜레마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우선 고물가로 인한 저임금 근로자들의 어려움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최저임금 적용자에는 중소기업에 속하는 저임금근로자, 자영업자에 고용된 근로자, 대기업 소속의 1~2년차 사원등이 해당됩니다.    

물가상승으로 구매력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인상되지 않게 되면, 저임금 근로자들의 생활고는 더욱 어려워 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저임금 정책은 공동체 전체의 안녕을 위한 관점에서, 또한 단기적 시야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최저임금정책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될 수 있습니다. 그 근거는 이렇습니다. 

첫째, 이는 최저임금의 역설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일부 학자는 최저임금인상으로 공식부문에서 노동자들의 고용량은 감소하지만, 이들이 비공식부문으로 이동하므로 비공식부문의 고용량은 증가한다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최저임금과 총고용량 관계는 간단히 결정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억지스럽습니다. 최저임금의 역설이  무시되고 있어서입니다. 

최저임금정책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소득향상을 추진하여, 저임금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입니다. 

그런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보호받아야 할 저임금 노동자들이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공식부문에서의 실업과 비공식부문에서의 임금저하를 감수하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은 다수의 안정을 위해 일부 동료를 희생시키는 전형적인 공리주의적 사고라 할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정책이 저임금 근로자들의 보호를 위한 최선의 정책으로 평가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둘째, 현재의 비용인상 인플레이션(cost- push inflation)의 경제상황에선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비용을 추가로 인상시켜 총공급· 총수요 균형의 그래프에서 총공급을 좌측이동시키게 됩니다. 

물론 임금인상이 소비를 증가시켜 총수요를 우측 이동시키는 효과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소득증가는  저축과 세금으로 누출되어 소비증가에 제한적으로 작동합니다. 

따라서 물가 상승으로 하락한 구매력 보전을 위해  최저 임금을 급격히 인상시키는 시도는 물가를 상승시키고 산출량을 감소시키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경제주체들은 물가의 상승을 추가 기대하게 되고, 차년도 임금에 기대물가 상승분을 반영하여 임금을 다시 높이게 됩니다. 이로 인해 우리 경제는 서서히 인플레이션 소용돌이(inflation spiral)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이러한 오류는  myopia에 빠져 있는 사고라  할 수 있습니다.  단기의 행복을 위해 중장기의 고통을 망각한 결과가 나타나게 되는 겁니다. 

결국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최저임금 정책은 최저임금의 역설에 반하지 않는 결과를 불러오면서, 단기의 안정보다 중장기의 성장을 이끄는 정책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최저임금의 정착을 위해,  근본적인 개혁이 요구됩니다.   

앞에서 언급된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타파와 연공 중심의 임금체계 극복등이 이러한 개혁에 해당됩니다.  

윤석열 정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타파를 위한 적극적인 도전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개혁이 저임금 근로자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공격적인 정책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임금체계 극복의 필요성은 직원들의 동기부여와 관련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수직적 임금 격차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즉 최저임금 인상률이 적용되는 1~2년차 직원과 상대적으로 낮은 인상률이 적용되는 상급연차에 속하는 직원들 간에 임금격차가 축소됩니다.  이는 상급 연차들의  동기부여를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임금체계를 연공급에서 성과급으로 변경해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물가가 높아진다면,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에 수요견인 인플레이션이 더해진 작금의 물가상황에서, 경제주체들이 조금씩 양보하는 자세가 향후 파국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될 것입니다. 

기업들도 법인세 인하로 증가하는 유보를 연구개발등 생산적인 부문에 사용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참고) 물가의 최저임금 탄력성, 계산 과정

신우리의 연구에 의하면, 최저임금 변화에 따른 물가 변화(C)는 두 모수(A),(B)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즉 (C)는 (A)최저임금의 변화로 인해 최저임금 관련 집단 비율이 반응하는 수준과 (B)최저임금관련 집단의 변화에 따라 물가가 반응하는 수준을 반영하여 결정됩니다.   

따라서 생산자 물가지수의 최저임금 탄력성의 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C(dlnP/dlnMW)=B(dlnP/dlnMWR)×A(dMWR/dlnMW) 
여기서, 최저임금= MW, 최저임금 관련 집단의 비율= MWR, 물가= P 

그의 연구에선, 최저임금이 1%상승하였을 때 최저임금 미만자 비율이 약 0.0575%p(A)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dMWR/dlnMW) 

또한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 집단 비율이 1%p 높아질 때, 생산자 물가지수는 대략적으로 0.796%(B)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dlnP/dlnMWR)

그리고 최저임금 변화에 따른 물가의 탄력성(dlnP/dlnMW)은 (A)값인 0.0575에 (B)값인 0.00796을 곱하여 (C)값 0.000457로 결정됩니다. 이는 최저임금이 1%상승할 때 생산자 물가지수가 0.0005%상승하는 경향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참고문헌>
양지연, “이중구조화된 노동시장에서 최저임금의 고용효과”
신우리, 송헌재, 전병힐, “최저임금이 물가상승에 미치는 영향”
조우현, 황수경, <새로운 노동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