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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탄력근로제] 해결보다 합의를

제도 도입은 이해관계자들 간의 이익 충돌을 가져 올 수 있습니다.


제도 도입으로 한 집단의 이익이 높아지면, 또 다른 집단 의 이익이 감소하는 음(-)의  상관관계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겁니다. 때문에 제도 개혁의 성패는 이해관계들 간의 이익 조정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근로시간 단축 제도는 이에 대한 실례의 하나입니다. 


과로사 위험이 가중되고 있는 노동현장에서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것은 포기할 수 없는 원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근로시간단축이 법제화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근로시간 단축은 기업경쟁력 약화를 가져 올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 제고도 저성장 저물가라는 작금의 글로벌 경제 상황에서 경제 분야의 핵심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 확대에 대한 논의 배경


근로시간단축이 가져오는 이해 관계자들 간의 이해 상충관계에 대한 해법으로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의 확대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즉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의 논의는 2018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주52시간 근로상한제한의 법제화로부터 비롯됩니다. 
 
주당 최다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의 근로시간 단축은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증가한 노동이외의 시간을  여가활동, 자기계발, 가족 간의 유대, 공동체 활동 등에 배분할 수 있어, 일과 생활의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의 생산량 단축과 트레이드 오프 (trade off)관계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기업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생산차질을 막기 위해 신규인력을 채용하거나 새로운 생산설비를 투입해야 하는데, 이는 비용 상승으로 연결되어 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 탄력근로제와 생산성


근로시간 단축으로 노동시간이 감소할 경우,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생산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탄력근로제는 이러한 생산성 제고에 기여하는 근로시간제도의 하나로 제안되고 있습니다.

탄력근로제는 기존의 근로시간제도에 대해 예외를 인정하는 근로시간법제입니다.


현행의 근로시간제도는 주로 임금형태의 관리방식의 하나인 시간급제(time payment)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시간급제는 수행한 작업의 양이나 질과 관계없이, 단순히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을 산정하는 방법입니다. 때문에 특정 시간에 업무처리가 없어도 임금이 보장됩니다.


이 같은 임금형태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일정액의 임금이 확정적으로 보장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노동자의 생산성을 자극 할 수 없어 작업능률이 오르지 않게 된다는 단점을 안고 있습니다. 


결국 기존의 시간급제는 근로자의 이해와 사용자의 이해가 충돌 될 소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충 문제의 해소를 위해, 시장의 노동수요에 조응하는 근로시간제인 탄력근로제가 도입됩니다.


탄력근로제는 업무량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기간에는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시간을, 업무량이 느슨한 기간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노동시간을 배분하여, 탄력적으로 근로시간을 배치합니다.


이 제도는 수요의 계절성과 직무특성에 따른 일시적 집중, 장시간 근로를 필요로 하는 특성을 지닌 업무에 적합합니다. (박소민)


[구체적으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업종으로는, 근로시간을 연속하여 근로하는 것이 효율적이거나 고객의 편리를 도모할 수 있는 업종(운수, 통신, 의료서비스업), 계절적 업종(빙과료, 냉난방장비 제조업) 또는 업무량이 주기적으로 많은 업종(음식서비스, 접객업)이 있습니다.]


이러한 탄력적 근로에 따른 집중근로는 노동자의 집중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8년 유연근로실태조사에 의하면,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효과가 가장 높은 항목이 ‘근로자 몰입/만족향상’에 있었습니다. (류성민)


특히 주당 최다 68시간 근로에서  52시간 상한근로로 근로시간이 단축되는 중소기업들은 시간단축의 문제를  단위기간 확대에 의한 탄력근로도입으로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우선 근로시간이 단위기간내의 총 근로시간을 그 단위기간으로 평균하여 법정기준근로시간(1일 8시간, 1주 40시간)이내인 한, 특정일 또는 특정주의 근로시간이 초과하여도,  사용자는 연장근로에 대해 가산임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고 형사처벌도 받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한정애안에 의하면 단위기간인 6개월간  평균하여 법정근로시간인 1일 8시간, 1주 40시간 이내에 일을 한 근로자는 3개월간 1주 52시간(주당근로시간 40 + 연장근로12시간)의 집중근로와 나머지 3개월간의 28시간 근로가 가능합니다. 사용자는 이에 대한 형사처벌도 받지 않고 초과근로시간에 대한 연장근로수당도 지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법정 연장근로를 최대 활용할 경우, 3개월 64시간(= 최대 52시간 + 연장근로 12시간)의 집중근로와 3개월간의 40시간(=28시간 + 연장근로12시간) 근로도 산술적으로 가능합니다.


이러한 탄력적 근로시간배분을 통해, 집중근로가 노동자의 몰입을  높여 생산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 탄력근로제 비판


그런데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 확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탄력근로시간에 의해 근로자의 생활 리듬이 깨질 수 있고 이로 인해 산업재해에 노출될 위험성 또한 높아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서입니다.


게다가 탄력근로제의 집중근로는 높은 노동강도를 요구하고 있어, 노동자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또한 탄력근로제가 실질 임금의 하락을 가져 올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6개월 탄력근로제 법안은 임금보전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위기간 확대 법안인 한정애안은, 6개월 단위 탄력근로제를 도입할 경우의 근로자의 임금이 기회비용 (도입이전에 근로자들이 받았던 임금수준)보다 적어도 같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임금보전 방안의 신고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즉 ‘사용자는 기존의 임금수준이 낮아지지 않도록 임금보전방안을 마련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도록 하고,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하도록 한다.’라는 규정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3개월 단위 탄력근로제의 근기법규정은 임금보전규정이 있었으나, 위반시 제제 규정(형벌 및 행정 과태료)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때문에 한정애안은 노동자보호면에서 진일보한 제도로 이해되어 집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박으로 탄력근로도입이후의 실질임금이 하락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임금은 일반적으로 평균적인 강도(느슨한 강도와 팽팽한 상태의 강도를 평균)에 대해 지급됩니다.


그런데 탄력근로 도입이전보다 이후가 평균 강도가 더 높아질 수 있어(팽팽한 상태의 노동강도의 근로시간 비중이 커짐에 따라), 실질임금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단위시간확대의 탄력근로제에서 3개월 64시간 근로가 가능하다면, 이는 반쪽자리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습니다.
 
결국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노동자의 입장에서도 시간과 생활을 효율적으로 설계 하도록 도움을 주고, 취업규칙·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 등에 의해 도입되고 사전에 근로시간의 배치를 가능하게 하는 등의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이러한 비판들이 노동계의 반발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 해결보다 합의


일부 새로운 제도는 다른 가치와 이익을 가진 집단들이 충돌 할 수 밖에 없는 속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립은 현상적으로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제도 도입이  이해 관계자들 간의 대립인 사회갈등과 분열의 원인이라기보다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제도가 대립을 야기하는 촉매역할을 하여 새로운 통일로 이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도의 취지가 궁극적으로 ‘共同의 善’의 실현에 있다면,  대립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최대한 결론에 도달 하는 것이 公衆의 이익에 부합할 것입니다.


결국 과제는 통일에 이르기 위한 갈등과 대립의 슬기로운 조정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갈등이론에 의하면 대립은 본질적으로 하나의 정답이 존재하여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합의’되는 것으로,  대립하는 이해관계자들이  부단한 상호작용을 통해 ‘의미공유의 영역’(zones of meaning)을 발견하고 조금씩 양보 할 때 합의에 이르게 된다고 지적합니다. (정이나)


이를 통해 대립이 아닌 협동의 영역을 찾을 때, 사회는 한 단계 진보해 갈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그렇지 않고 공동선을 고려하지 않고 집단의 이익추구에만 매몰되어, 물리적으로 그 제도 도입을 저지하거나 舊態依然한 소송에 이르는 관행을 답습한다면, 公衆은  그 집단의 無能을 질타할 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등을 돌릴 것임은 명백할 것입니다.


노동계와 정치권의 해결보다 합의에 이르는 성숙한 조정능력을 기대해 봅니다.




[참고문헌]
류성민, “유연근로제도 실태조사 결과 및 정책적 시사점”
박소민, “최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탄력적 근로시간제 합의안에 대한 논의”
정이나, 「갈등적 이슈에 대한 논쟁 커뮤니케이션 분석」, 이화여대 석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