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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세월호 희생자 5주기 ② ] 위로와 힘은 어디로부터 오나?

해마다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는 4월이 되면, 체한 듯이 가슴의 답답함을 느끼곤 합니다.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어떤 부부의 얼굴이 떠올라서입니다.


그 부부와의 조우는 2014년 4월 중순, 세월호 침몰 취재를 위해 며칠 머물렀던 진도실내체육관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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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진도실내체육관에서 한 줄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아들 딸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기자들은 2층 관중석 중 한 자리를 차지하고 쪽잠을 자며 취재를 하였는데, 기자도 2층 관중석 한 구석에서 기사를 쓰면서 가끔 몸을 눕히곤 하였습니다. 


한 부부도 기자가 머물렀던 곳 근처에서 시시각각 전해지는 구조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며칠 생활하다보니, 그 부부와 무언의 소통이 흐르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실종자 구조가 장기로 접어드는 기미가 흐르자, 현장을 철수하고 서울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주섬주섬 짐을 챙기자, 부부는 불안이 그득한 눈으로 기자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 시선은 무언으로 말하고 있었습니다.  ‘가지 마요. 내 아이의 생사를 확인할 때까지 함께 있어 줘요.’라고요.


하지만 서울에서 제대로의 기사를 쓰겠다는 나름의 핑계로, 그들의 무언의 호소를 애써 외면하며 체육관 2층을 황급히 빠져나갔습니다.  


며칠 더 머물며 구조 소식을 좀 더 지켜보았어도 좋을 상황이었지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그곳에서 당장 도망가고 싶다는 마음이 그곳을 떠나도록 부추긴 것입니다. 


그 이후 진달래가 피는 시절이 돌아오면, 절망에 찬 눈으로 저를 바라보던 부부의 모습이 불현듯 떠오릅니다. 


배반하는 듯이 그들에게 등을 보인 행동으로 인해 죄책감이 엄습합니다.


그리고 비록 이야기를 한 번도 나눈 적도 없고 어떤 도움도 주지 못했지만, 고통의 자리에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와 힘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그 시선을 통해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세월호가 맹골수도에 침몰한지 5년이 되는 올해, 그저 그 부부가 자식을 잃은 고통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났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그 기도가 저의 죄책감을 덜어내는 유일한 방법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