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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소득주도 성장: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 논리의 오류에 기대지 않고 정책을 제시해야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보수진영의 공세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공격의 타깃은 최저임금인상의 해고효과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정책대안 대신, ‘허수아비 때리기’오류에 기대어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보수진영의 전술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란?



상대의 주장을 반박하고 그 본래의 의미를 지우기 위한 논리적 방법의 하나가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straw man fallacy)입니다.


가을 들녘에 사람대신 사람 옷과 모자를 걸친 허수아비가 세워졌습니다. 허수아비는 툭 치면  논바닥으로 당장 쓰러질 듯이 허술해 보입니다.


이 같은 허수아비는  실체인 사람을 대체한 것으로, 참새들의 만만한 공격대상입니다.


이처럼 허수아비 오류는 실제를, 유사하지만 허약한 허수아비로 바꾸어 놓고, 허수아비를 공격의 타깃으로 삼습니다. 이후 논증의 관람자들을 호도하여 실제의 진실을 숨기는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의 논증 절차(참고)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의 논증의 절차는 간단히 이렇습니다.


이 수법을 이용하는 자는 상대의 원래의 논리(X)를 허술한 주장(Y)으로 바꾼 다음, 그 약점 많은 주장(Y)만을 집중 공격합니다. 그리고 그 논리(Y)가 지니고 있는 문제점을 원래 주장(X)이 낳은 문제점으로 치환시킵니다. 결국 상대의 본래의 논리(X)는 허수아비(Y)때리기로 인해 쉽게 무너집니다.


구체적으로  허수아비 때리기는 다음과 같은 논증 절차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위키백과)


1.사람 갑이 입장 X를 취하고 있다.

2.사람 을이 X의 특정 요점을 무시하고, 대신 X와 피상적으로 유사한 입장 (Y허수아비)를 제출한다. Y는 X의 왜곡된 버전이다. 을은 갑의 발언의 맥락을 거세하고 인용한다. 

3. 을은 Y를 공격하고, X가 오류라고 결론 내린다.


하지만 이 논증은 심각한 결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을이 만들어낸 표면적인 논증은 "X를 지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X는 터무니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입니다.


하지만 을의 논증의 실제 꼴은 "X를 지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Y는 터무니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입니다.


이에 비추어 을의 주장은 한마디로 말이 안 됩니다.  X를 Y로 치환하여, Y 때리기의 결과를 X때리기의 효과로 주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을이 만든 ‘허수아비 때리기’ 논증은 궤변에 지나지 않습니다.



◆‘허수아비 때리기’의 실례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초콜릿 생산을 금지해야한다고 주장 합니다.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초콜릿 생산은 금지되어야 합니다. 달디 단 초콜릿은 우리의 체중을 늘릴 뿐 아니라,  당뇨병등 각종 질병을 유발합니다. 초콜릿은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일급 주범입니다.”


이 주장은 그럴듯합니다.  초콜릿을 과다복용하면, 높은 칼로리로  살이 찔 수 있고, 초콜릿에 함유된 카페인으로 불면증이 나타 날 수 있습니다.  특히 위식도 역류환자에겐 초콜릿 섭취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초콜릿은 생산을 금지해야 할 만큼 건강을 해치는 주범일까요?


물론 아닙니다. 이 주장은 초콜릿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우선 모든 초콜릿이 달기만 하고 건강을 해치는 것은 아닙니다.  카카오 성분이 높은 다크 초콜릿은 씁쓸한 맛을 내는데, 폴리페놀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세포를 파괴하는 활성산소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 줍니다. 또한 인지능력을 활성화시켜 치매예방에도 도움을 줍니다.


초콜릿 섭취의 문제는 카카오버터 대신 대량의 팜유로 만든 이미테이션 초콜릿등의 과다 복용에 있습니다. 이 같은 가짜 초콜릿은 사실상 설탕 덩어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초콜릿은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생산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오류는 모든 초콜릿을 이미테이션 초콜릿으로 치환한 것에 있습니다.


이들은 이미테이션 초콜릿이 건강에 미치는 나쁜 면만을 집중 공격합니다. 이후  가짜 초콜릿의 나쁜 점을 모든 초콜릿의 효과인 것으로 과장합니다. 그 결과 모든 초콜릿은 가짜초콜릿으로 낙인찍힙니다. 



◆소득주도 성장의 공격은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의 일종


정부의 경제정책의 하나인 소득주도 성장을 공격하는 보수진영의 전술이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소득주도 성장의 과제는 사회 정책적으로 취약 노동자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 소득불평등을 완화하고, 경제 정책적으로 노동소득분배율 조정으로 총수요를 확대시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실천 수단으로 정부는 최저임금인상, 주거비등의 생계비 완화, 사회안정망 확충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수진영은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에 기대어 소득주도성장을 공격합니다. 


우선 다양한 정책 과제가 담긴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이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인 최저임금 인상으로 단순히 바꾸어 놓고, 그 허수아비를 집중적으로 공격합니다.      


이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저소득층 해고효과를 소득주도성장의 문제점으로 일치시킵니다. 급기야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소득주도 성장을 폐기시키는 논거로 이용합니다.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의 목표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수법을 사용하는 이들의 목표는  이 논쟁을 지켜보는 관람자들이  상대가 주장하는 원래의 진실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상대가 주장하는 진실이 허수아비 주장에 가리워지기를 기대하며, X=Y의 전략으로 관람자들을 호도하는  것입니다.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는 이들의 목표도  진실을 은폐하는데 있습니다.


예컨대 소득주도성장정책에는 소득불평등을 완화하는데 기여하는 사회안전망 확충정책이 강조되고 있는데,  허수아비 때리기는 관람자들로 하여금 사회안전망 확충이라는 소득주도성장의 긍정적 효과에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도록 합니다. 


결국 시대의 흐름을 분석할 만한  실력도, 정책 대안도  없다 보니, 말장난이라도 해서 관람자들의 시선을 진실로부터 이탈시키겠다는 것이 허수아비 오류수법에 기대는 보수진영의 궁극적 목표로 해석됩니다.



◆ 말의 오류 대신 정책대안으로 경쟁해야


이제는 말의 오류 대신 정책대안으로 당당하게 상대의 논리를 패퇴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는 국민이 허수아비 논리 오류공세에 더 이상 말려들지 않는 깨어있는 관람자이며 정책을 주도하는 주체라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에 비추어 볼 때, 최저임금제 논쟁의 핵심은 맹목적인 제도의 존폐여부가 아니라 최저임금제의 효과성을 담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의제를 발굴하는데 있다는 지적입니다. 그리고 그 의제를 실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최저임금제의 당면한 과업이라는 겁니다.


또한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명목에 구애되지 않고, 사회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대안이 무엇인지, 경제성장을 위한 총수요 확대정책으로 무엇을 고려해야하는지등, 진보와 보수진영이 상대의 약점을 잡아 논리적 오류를 전개시키는 대신 정책경쟁이라는 진검 승부를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진실을 은폐하는 반칙으론 단기간의 승리가 가능할 지라도, 궁극적인 승리는 담보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논리의 오류로 국민들의 의식을 흐릿하게 하여 상대의 논리를 좌절시키겠다는 전술은 이제 상대보다 더 나은 정책의 제시로  상대를 압도하겠다는 전략으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지적은 강력한 설득력을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