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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브렉시트] 정념이 이성을 지배해서야...

- 신자유주의 좌파라 비난해도...

“지배 종속의 관계는 생산에서 생겨나지만, 그 관계가 생산에 영향을 끼친다.”마르크스의 이와 같은 지적은 브렉시트의 양상을 적절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정치의 상부구조에서의 갈등이 브렉시트의 원인이며, 영국의 유럽연합으로부터의 대탈출은 토대인 생산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캘리니코스)



◆브렉시트 : 자유와 주권의 회복



상부구조의 지배종속관계란 탈퇴진영의 구호인 ‘주권(통제권)의 회복’(Take Back Control)으로 해석됩니다. 유럽연합을 실질적으로 막후에서 조정하는 독일과  회원국의 주권을 이양 받아 유럽연합을 통제하는 브뤼셀 관료들의 통제에 대한 영국의 견제가  브렉시트로 나타났다는 분석입니다. 


영국정부가  브렉시트에 대한 입장을 명시한 ‘브렉시트 백서’는 영국의 주권회복을 탈퇴의 주요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영국이 단일시장에 머무는 한 계속 EU규제를 따라야 하고, 이민문제에 있어 계속 EU의 통제 하에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EU와의 관세동맹을 유지한다면 제3국과의 통상협정에서 자율권이 상실된다고 영국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실제로 브뤼셀 관료들의 통제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회원국으로 15~25%내에서의 표준 부가가치세율, 단일 농업정책, 단일 환경정책 및 산업정책,  (단일 통화)등 유럽연합의 통제정책이 영국에 강제되고 있으며,  심지어 주전자나 토스터의 전력 소비량까지 브뤼셀의 관료들의 검열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EU 통제정책의 정점은 단일 통화정책입니다.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그 예입니다.


유로화 채택이후 그리스도 독일등과 유사하게 안전한 투자처로 인정되어, 국채수익률이 하락하였습니다. 이는 유럽연합 회원국의 국채에 대해 0%의 위험프리미엄이 그리스 국채에 적용된 결과였습니다. 이 같은 낮은 자금조달비용은 그리스 정부지출의 실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지출의 과도한 증가는 감세와 맞물려 재정적자를 가져오고, 결국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를 초래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경상수지 적자 해소 방안은 환율의 평가절하입니다. 하지만 유로존에 편입되어 있어 독자적인 환율정책을 펼칠 권한이 없는 그리스는 결국 환율조정이 되지 않아 2010년 3월 EU와 IMF로부터 구제금융 지원을 받게 됩니다.


그리스의 재정위기는 유럽연합(유로존) 통제의 그림자에 대한  단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물론 영국은 유로존에 가입되어 있지 않아  환율통제로부터 자유로운 편입니다.


하지만 유럽연합의 획일적 통제와 규제로 인한 주권의 상실이 과거 대영제국의 자존감을 훼손시켰고, 유럽연합으로부의 대탈출을 초래하였다는 지적입니다.



◆ 자유는 대가를 요구 : 브렉시트, 영국 경제의 펀더멘탈에 부정적인 변화를 초래


자유는 대가를 요구합니다. 영국의 유럽연합에서의 탈퇴도 예외가 아닙니다.  영국은 브렉시트를 통해 자유와 통제력을 누릴 수 있지만, 동시에 경제력의 훼손이라는 대가를 치룰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회원국 간에  단일 시장의 네 가지 자유, 즉 상품・ 서비스・ 노동・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영국무역의 절반 이상이 유럽 연합국 간의 무역입니다. 2016년 기준으로 영국의 대 EU수출은 전체 수출 중 43%를,  대 EU수입은 전체 수입 중 5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EU단일 시장의 무관세 및 최저의 비관세 장벽에 기초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영국이 EU를 탈퇴하게 되면, 이 같은 혜택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영국 정부는 ‘복사 및 붙여 넣기 방식’을 통해 기존체제를 복재하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영국 정부의 의도대로 순탄히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우선 영국은 EU의 양허표에서 자신의 양허표를 작성하여 다른 모든 WTO회원의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다른 회원국이 영국의 양허표를 순순히 수락하지는 않을 전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주윤)


또한  EU에서 탈퇴하는 영국은 원산지 요건에서도 불리한 처지에 놓일 수 있습니다. (전혜원)


예를 들어 한영 FTA가 한・EU FTA의 특혜 관세를 그대로 가져온다면,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관한 관세는 0%가 적용됩니다.


하지만, 한국으로 수출되는 영국산 자동차가 영국 원산지로서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영국산 자동차는 8%의 관세를 적용받게 됩니다. 영국산 자동차는 현재 41%의 영국산 부품 구성율을 보이고 있는데, 한・ EU FTA의 55% 역내산 기준이 한영 FTA에 그대로 적용된다면, 영국산 자동차는 원산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영국산 자동차가 독일과 프랑스산 자동차에 비해 수출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벤츠와 아우디는  한・EU FTA에서 여전히 원산지 여건을 충족시켜 0%관세를 적용받는 반면, 벤틀리와 랜드로버는 한영 FTA에서  원산지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8%의 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브렉시트가 영국경제에 부작용을 초래하는 부분이 자본의 이동 문제입니다.


영국은 자본의 이동에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런던에 위치한 금융회사들은 유럽 각지에 금융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패스포팅 권리 (passporting right)s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략 5,500개의 영국 기업이 유럽에서 금융사업에 대한 패스포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또한 8,000개 이상의 유럽 기업들이 영국에서 같은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만약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할 경우, 영국은 유럽연합의 금융시장에 자유로운 진입을 할 수 없게 되어, 런던의 금융기업들은 패스포팅 권리를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런던에 위치한 해외 금융기업과 영국의 금융기업이 유럽의 다른 곳으로의 이동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프랑스의 파리, 또는 미국의 월가등이  새로운 금융센터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박상현)


결국 장기적으로 영국의 유럽연합으로부터의 탈퇴는 유럽대륙과 영국 사이의 상품・ 노동・ 자본의 이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침으로써 영국 경제의 펀더멘탈에 부정적인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념이 이성을 지배한 이유 : 극우진영들의 공포마케팅


브렉시트는 영국의 당당한 자존감의 회복으로 해석되지만, 적지 않은 상흔을 안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때문에 브렉시트는 情念이 현실의 理性을 지배한 사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탈퇴진영에서 정념이 위력을 발휘하게 된 배경에는 실상보다 공포를 주입하는  마케팅의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선 탈퇴 진영의 전위는 이른바 ‘세계화의 낙오자’들입니다. ‘이민자가 일자리를 빼앗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영국경제가 석탄 조선등에서 금융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일자리를 잃은 탄광 조선등의 산업 지역들의 노동자입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에 의한 실업문제는  기본 소득등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민 난민 유입급증이 영국민들의 경제활동을 악화시켰다는 주장에 반해, 중동부유럽 출신 이민자들이 영국의 공공재정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였고, 숙련 노동자 유치로 노동생산성 향상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브렉시트의 여론이 강화된 것은 시리아 난민의 대규모 유입 이후 테러에 대한 공포가 전 유럽으로 확산되어 영국민들이 테러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게다가 극우정당들이 이민 난민문제를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시키는데 이용한 결과, 영국민들이 이민 난민문제에 대해 공포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좌파라 비난해도...


영국은 통제로부터의 자유와 자유무역으로부터의 혜택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향으로 뛰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영국의 욕심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입니다.


영국의 주권이 유럽연합의 엘리트들에게 이양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는 영국은 국가 주권의 회복으로 브렉시트를 내걸고 있습니다. 영국이 추구하는 이념에 따라 이민정책을 비롯하여 노동 환경 농업 수산업등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겁니다. (민경국


하지만 영국이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을 떠나게 되면, 영국은 통상등 국제협정의 현상유지를 위해 168개의 국가와 최소 759개 협정의 재협상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데 영국은 EU보다 한층 약화된 협상력으로 이들 국가들과 재협상을 해야합니다. 때문에 역외 국가들은 영국과의 일대일 FTA를 오히려 반기는 상황입니다. 영국이 택일의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문맥에서, 지배종속의 상부구조 문제의 해소가 경제적 토대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국민들의 안녕의 시선에서 지향할 방향성인가라는 질문에는 물음부호가 붙습니다


민주주의도 좋고 자율적인 의사결정도 중요하지만, 국가 정책 선택의 기준은 그것이 국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가라는 점입니다. 


국가가 모양새로 일등은 되지 못해도 국민이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다면, 그것이 국가의 역할이라는 지적입니다.


한편에서 신자유주의라고 비난해도, 또 한편에서  사회주의라고 오명을 씌워도, 신자유주의 좌파라는 비난에도 굽힘없이, 국가가 국민의 행복을 등대 삼고 나아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참고문헌>


박상현(2017), “브렉시트와 유럽통합의 미래”
민경국(2018), “브렉시트가 자유주의에 주는 의미”
알렉스 캘리니코스(2016), “브렉시트: 세계사적 전환”
전혜원 (2017), “브렉시트 결정 후 영국 통상정책의 논의 동향과 전망”
이주윤(2018), “Brexit가 통상문제에 미치는 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