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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국 GM 자본잠식① ]한국 지엠의 자본잠식, 불공정한 이전가격 탓


한국 지엠의 누적 당기손실의 주요 원인이 높은 이전가격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은 “우선 최근 3년간 (2014~2016년) 지엠 본사는 26조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한 반면, 한국지엠은 2조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여 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며 “이런 결과는 지엠 본사의 잘못되고 불합리한 이전가격 결정 때문에 비롯됐다.”고 밝혔다. 


지엠본사와 한국지엠의 이전가격은 지엠본사의 입장에서는 매출이 되고, 한국지엠의 입장에서는 매출원가가 된다. 그러므로 이전가격을 높이 책정할수록, 지엠본사는 이익을 얻고, 한국지엠은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지엠의 손실이 본사지엠의 이익으로 연동되고 있어서다.


때문에 공정성과 자율성에서 벗어난 이전가격의 설정은 한국지엠과 본사지엠의  이익과 손실을 초래하는 직접적인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전가격이란?


본사와 해외 자회사간에 재화와 용역의 이전이 이루어지는 경우, 이를 내부거래 혹은 대체 거래라고 한다. 그리고 이때 이전되는 재화나 용역의 가격은 대체가격(transfer price,이전가격)이라 불린다.


예를 들어 본사가 해외자회사에 부품을 공급하고, 해외자회사는 이를 현지에서 가공 조립하여 본사나 세계 각국에 완제품을 판매할 때, 이러한 내부거래에서 결정되는 가격이 대체가격이 된다.


대체가격은 각 회사의 이익의 핵심이 된다.


전체 기업 간의 재화 용역의 흐름에서,  재화나 용역을 제공하는 쪽은 공급회사, 이를 구입하는 쪽은 수요회사가 되는데, 공급회사의 대체가격은 수익이, 수요회사의 그것은  비용(매출원가)이 된다.


이러한 이익구조에서, 대체가격의 결정이 각 회사의 이익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수요회사측의 관점에서, 대체가격이 ‘최대대체가격’보다 높다면, 수요회사는 대체를 포기하는 것이 상식이다.  대체가격이 외부에서 구입할 수 있는 부품가격에 비해  높게 되면, 수요회사는 이전거래에서 기회손실을 입기 때문이다.  또  매출원가가 되는 대체가격이 매출을 웃돌게 되면, 수요회사는 당기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당기손실의 누적은 자본잠식을 초래한다.


반면 공급회사측에서, 대체가격이 ‘최소대체가격’보다 높게 결정되면, 공급회사는 대체를 선택한다.  수익이 되는 이전가격이 외부판매시장가격보다 높을 경우, 공급회사는 기회이익을 얻기 때문이다.  또 매출이 되는 이전가격이 높다면, 공급회사는 높은 당기순이익을 얻게 된다.


그렇다고 수요 측에 불리한 이전가격 결정이 기업전체의 손실로 이어지진 않는다.  대체가격수준은 기업전체의 이익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한쪽 기업의 수익은 거래 상대 기업의 비용이 되기 때문이다.



◆ 이전가격 결정 기준


그렇다면 이전가격 결정은 어떠한 기준으로 이루어질까?  이전가격이 기업 이익 결정의 결정적인 요소인 만큼, 이전가격결정기준은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국적 기업 본사와 해외 자회사간의  이전가격은 일반적으로 세 가지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 


먼저 목표일치성 기준(goal congruence)이다. 개별 회사들의 이익뿐만 아니라 기업 전체의 이익도 극대화 될 수 있도록 이전가격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기준의 문제는  내부 거래하는 한쪽 기업의 이익을 줄이고 동시에 상대기업의 이익을 늘려도 충족되는 기준이라는 점이다. 


또 하나의 대체가격 결정기준이 성과평가(performance evaluation)의 공정성 기준이다. 대체가격은 공급회사에게 수익이 되고, 수요회사에게 비용이 되므로, 대체가격이 얼마로 결정되는가에 따라 각 회사의 성과가 크게 달라진다. 그러므로 대체가격이 합리적으로 결정되지 않으면, 각 회사의 성과평가는 공정성을 상실하게 된다.


자율성 기준도 대체가격 결정기준의 하나이다. 각 회사의 경영자가 자기 회사의 이익을 높일 수 있도록,  의사결정의 자율성이 부여 되어야 한다. 이는 내부대체거래와 외부거래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경영자에게 주어져야한다는 것이다.


한국지엠의 당기손실도 이와 같은 이전가격설정의 기준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한국지엠의 당기손실)는 부채비율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도 원가절감을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업체로부터 조달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 조달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지엠이 외부시장에서 부품을 조달하여 원가를 낮출 수 있음에도, 내부거래를 통한 대체로 매출원가를 높여 한국지엠에 당기손실을 입힌 것은 이전가격 설정의  공정성과 자율성을 침해하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