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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잘 살기 (well being)② ] 잘살기는 자유를 향한 비상 -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

-중요한 것은 먹이보다 날기 그 자체이다
-자유, 무엇으로터의 자유인가?
- 배움과 발견의 과정에서 저항에 부딪힐 수 있어


“중요한 것은 먹이보다 날기 그 자체이다. ”


갈매기 조나단은 별난 갈매기입니다.


그가 좋아한 것은 먹는 일이 아니라 나는 일이었습니다.  보통 갈매기들은 먹고 살기 위해서 낚싯배 주위에서 물고기와 빵조각을 차지하려 달려듭니다.  조나단은 저공 비행, 한계 속도 돌파등 최고의 날기를 연습했습니다.


이처럼 조나단이 나는 이유는  엉뚱했습니다. 먹기 위함이 아니라, 공중에서 무엇을 배우기 위함이었습니다. 여느 갈매기들은 날기를 ‘고기잡이배에서 던져주는 빵 부스러기를 얻기 위한 이동 수단으로 삼는데, 조나단은  배움의 대상으로 보았습니다.


별난 조나단은 결국 갈매기부족에서 추방당합니다.  



조나단이 날기를 통해 얻고자 한 것


조나단의 특이한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가  비행술을 익히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적을 찾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조나단이 먹이보다 날기를 통해서 얻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요?


부족에서 쫓겨난 조나단은 배움의 열정을 채워 줄 스승 치앙을 만납니다. 치앙을 통해서 순간이동을 배우고 나는 일이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신념을 지니게 됩니다. “난다는 것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파닥이며 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는 “우리는 삶의 목적을 찾기에 이르렀어요. 배우는 것, 발견하는 것, 그리고 자유로워지는 것이 그것입니다!”라고 말하게 됩니다.


조나단은 배움을 통해 자유를 추구하고자 한 것입니다. 그는 “자유를 방해하는 것은 의식이든 미신이든 또 다른 형태의 제약이든 버려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 자유, 무엇으로터의 자유인가?


조나단은 무엇으로부터의 자유를 얻고자 한 것일까요? 그는 자신을 감고 있는 독단과 아집으로부터 탈출하고자 하였습니다.


그가 정말 두려워 한 것은 내일이 오늘과 같은 상태였습니다. 조나단이 ‘먹기’보다 ‘날기’를 좋아한 것도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를 향한 비상이었습니다. 그는 현재의 수준에 머물러 있고자 하는 본능의 사슬에서 벗어나고자 한 것입니다.


여기서 먹는 일과 나는 일은 우리 삶들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먹기’는 기존의 익숙했던 전통, 관습, 가치를 상징합니다. 반면 ‘날기’는 기존의 관습을 초월하는 새로운 미지의 것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익숙하고 눈 앞에 존재하는 전통과 관습에 결박당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낡은 알맹이는 포장에 의해 그럴 듯하게 장식되어 있는데도, 포장을 진실로 착각합니다.  이는 자신의 미모에 매혹되어 자신의 모습이 비추어진 연못 속으로 뛰어든 그리스 신화의 나르시스의 독단과 아집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러므로 과거의 문제를 극복하여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가치를 발견하는 일은  독단과 아집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합니다.


이처럼 조나단은  기존의 그럴듯하게 포장되어 있는 독단과 아집을 止揚(지양)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낡은 전통으로부터 이탈하여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고자 한 것입니다.



◆배움의 열정


조나단은 배우고자 하였습니다. ‘아무것도 배우지 않으면 다음 세계는 이 세계와 똑 같은 것이 된다’는 생각에, 그는 배움의 열정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는  과거에 진실이라고 믿어왔던 것들로부터 벗어나 참된 것을 찾기 위한 힘은 배움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습니다.


M. Polanyi는 배움의 열정을 발견의 열정이라 칭하였습니다. 그는 발견을 모호했던 사실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았습니다.  적절한 수준의 문제를 정리하고 파편화되어 있는 단서들(보조식)을 결합하여 實在(실재)를 찾는 과정을 발견으로 파악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발견의 열정은 공자가 <논어>에서 강조한 공부의 즐거움과 흡사합니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궁극적으로 발견의 효과는 사고 수준의 상승입니다. 발견은 이전의 사고체계를 새로이 습득된 사고체계로 대치하는 것으로, 기존의 독단과 아집에서 이탈하여 풍요로운 가치를 창조합니다.



◆ 배움과 발견의 과정에서 저항에 부딪힐 수 있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자 하는 이는 배움과 발견의 과정에 종종 좌절을 만나기도 합니다.

조나단은  자유를 갈망하는 갈매기입니다. 그런데 비행을 연습할 때쯤, 그의 내면에 헛헛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다른 길은 없어 나는 갈매기야. 나는 한계를 많이 가지고 태어났어. 내가 비행에 대해 많이 알 운명이라면 이해력이 좋았겠지. .... 아버지 말씀이 옳았어. 이 엉뚱한 짓은 집어치워야 해. 집으로 갈매기 무리에서 날아가서 이대로 만족하면서 살아야 해. 한계가 처량한 갈매기로” 이렇게  좌절의 목소리가 자유를 향한 비상을 꺾고자 합니다. 


배움과 발견은 기존의 문제를 비판하고 극복하는 과정입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현은 늘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부터 반발을 초래합니다.  그러므로 배우고자 하는 이는 비판받는 기존의 대상으로부터의 저항에 부딪히기 쉽습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현은 이처럼 과거 세력과 새로운 세력 간의 싸움에서 새로운 힘이 승리한 결과입니다. 만약 과거 세력의 저항이 완강하면, 겉포장만 바뀌고 알맹이는 그대로인  불완전한 세계가 귀환됩니다.  이는 기존의 세력들은 새로운 세력과 타협과 협박을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기존 주류 세력은 포장만 바꿔야 변화에 동의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거나, 변화는 결국 시스템의 본질을 흔드는 것이라 협박합니다. 하지만 변화는 실상 기존 주류세력들의 힘의 약화를 의미하는 것일 뿐,  시스템 전체의 약화로 연결되기보다 시스템의 건강과 풍요를 가져오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기존 세력들의 저항을 물리치는 길은 변화에 대한 강렬한 욕구입니다. 이러한 정신이 조나단의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 만족해야 한다.”며 패배감을 불어넣는 기존 세력들에 굴복하면, 발견과 배움을 추구하는 변화의 주체는 “나는 틀렸어. 몇 번을 해 본들 될 리가 없다.”는 열패감에 사로잡힙니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포장지만 새로 바꾸어 놓습니다.  적당히 타협하여  편안한 기분을 느낍니다. 


이 때 배움과 발견을 향한 강렬한 욕구, 변화에의 열망만이 이러한 저항에 맞설 수 있는 힘이 됩니다.


또한 발견을 이루고자 하는 이들을 좌절에서 벗어나게 하는 힘은 주위의 격려와 지도입니다. 조나단은 스승 치앙의 조언과 도움을 통해 좌절에서 벗어납니다. 이처럼 배우고 발견하고자 하는 이들을 지지하는 주위의 응원은 변화의 열정을 유지시켜주는 동력이 됩니다.



◆ 잘살기는 자유를 향한 비상


조나단은 먹는 일, 전통적 삶의 세계를 포기하고 새로운 사고체계를 위한 날기를 연습합니다. 그리고 가장 높이 날아, 자유를 얻습니다.


조나단이  연약한 생각의 족쇄를 끊을 수 있었던 힘은 배움의 열정과 스승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


이후 그는 자신이 배운 것을 일상의 세계를 포기하는 또 다른 갈매기들에게 전수합니다. 배움을 추구하는 상향의 열망이 가르침으로의 열정으로 하향한 것입니다.


조나단의 제자인 커크 메이나드는 신체적 결함으로 날 수 없다는 생각을  자신 스스로에게 주입해 왔습니다. 하지만 그는 조나단의 도움을 받아, 150미터의 상공을 날자 “날 수 있다! 나는 하늘을 날 수 있다.”고 환호합니다.


배움은 이렇게 확산되고 다시 새로운 배움으로 진보하며, 현 수준은 부단히 새로운 수준으로 향상되어 갑니다.


‘중요한 것은 먹는 일보다 나는 일’이라는 조나단의 배움의 열정은 독단과 아집을 물리치고 자유를 얻도록 합니다.


갈매기 조나단은 ‘잘살기’는 어떠한 삶인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잘살기는 과거의 사고체계를 향상시켜 새로운 사고체계로 대치(代置)하는 것입니다. 전통에 안주하는 삶은 저항이 없어 겉으로 안락을 보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배움의 열정도 발견의 열정도 없어, 일상적 삶의 세계 속에서 기존의 질서를 재생산 할 뿐입니다. 먹는 일에 열중하는 일상의 소시민으로의 전락을 의미 할  뿐입니다.


오늘과 내일이 같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는 한, 삶의 변화 그리고 세상의 변화는 결코 나타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배움의 열정과 발견의 열정, 그리고 자신의 배움을 이끌어 주는 배움의 짝, 영혼의 짝을 만날 때, 삶은 마침내 잘 살기에 이르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개인의 삶은 다시 세상의 변화로 이어집니다.


잘 살기의 꿈은 결국 자유를 향한 비상의 꿈입니다.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