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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이해

[나루세 미키오 감독] 우울한 세상의 우키요(優世)에서 홀로서서 부유하는 세상의 우키요 (浮世)로

-일상적 리얼리즘으로 소시민들의 사랑, 욕망, 본능을 스케치
-나루세의 멜로드라마의 인물들, 불운의 타격에도 다시 일어나
-가부장 아래의 정착대신 부유하는 여성들



나루세 미키오 감독은 무성영화의 후기에서 시작해 유성 영화에 이르는 세대의 감독이다. 1930년대부터 1969년에 이르기까지 89편에 이르는 작품을 만든 나루세는 서민들의 삶에 초점을 맞춘 리얼리즘의 거장이다.


그는 스타일에서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을 출발시킨 로셀리니에 비견된다. 


네오리얼리즘이 전쟁 이후 이탈리아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시적인 현실의 문제를 다루었다면, 나루세의 일상적 리얼리즘은 소시민들의 사랑, 욕망, 본능을 스케치하며 치유할 수 없는 상처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그의 작품의 옷은 멜로드라마로 규정되곤 한다. 


그가 그리는 멜로 드라마의 캐릭터들은  끔찍한 숙명의 중압감에 지배되지만, 다시 그것에 맞서는  기품을 보인다.


나루세의 인물들에게 있어 미래는 없어 보인다. 인물은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불길한 운명에 감금되어 있다


하지만 나루세의 멜로드라마의 인물들은 불운의 타격에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그들은 숙명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곤경의 축적은 체념 혹은 광기로 몰고 가기 십상이지만, 이들은 저항의 힘으로 절망적인 운명에 압도당하지 않는다


이러한 에너지는 여성들을 강하고 긍정적인 존재로 이끈다. 여성들은 겉보기에  남성들의 이기심과 착취로 행복을 빼앗긴 희생물로 묘사되지만, 이내 거부된 행복을 쟁취하기 위해 다시 싸운다


 여성들은 가부장적인 가정과 사회분위기 속에서 살면서도 남성과 가정을 위한 희생적인 삶을 거부한다. 외려 이들은 시대의 분위기를 거스르며 안정적인 삶에서 벗어나 길 위의 삶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물을 잘 드러낸 작품이 다카미네 히데코가 출연한 부운(浮雲)과 스기무라 하루코가 주연한 만국 (晩菊)이다.

 

부운에서 주인공 유키코는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길 위에서 부유하는 삶을 산다. "여자는 버려지면 버려진 대로 어떻게든 살아가게 돼요."라며 자신에게 미소짓지 않는 세상에 무릎꿇지 않고  살아나간다.  

 

만국 (晩菊)은  고단한 삶을  지탱해나가는  게이샤 출신 세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과거 화려했던 삶과  열정적인 사랑을 기억 속에 묻어두고, 냉정하게 혹은 담담하게 거친 세상의 파고를  홀로 타고 넘는다.

 

이렇게 인물들은 정착의 대가로 인한 우울한 세상의 우키요(優世)에서 홀로서서 부유하는 세상의 우키요 (浮世)로 과감히 이동한다.